지난달 개통 "재택케어" 미래 의료모델 구현

앞선 U헬스 시스템 유럽 병원계가 주목

"아·오네트워크" 통해 국제 협진체계 추진

 가천의과학대학교 길병원이 개원 50주년을 맞았다. 길병원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개원 50주년 기념식을 열고, "동북아 최고의 병원"을 향한 CI 선포식을 갖는 등 새로운 50년의 역사를 시작했다.

 병원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1958년 인천 중구 용동에서 시작한 조그만 산부인과가 지금의 대학병원으로 성장한 것은 인천시민과 경기도민의 사랑의 힘"이라고 밝히고, 올해는 길병원 세계화의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이 병원은 1958년 "박애·봉사·애국"을 표방하고 산부인과를 개원한 이래 1978년 의료법인으로 탈바꿈했고, 1980년대에는 양평, 철원, 백령 등 의료취약지 병원을 잇따라 설립하는 등 의료소외 지역의 의료 혜택과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1987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1000병상의 병원을 개원, 인천지역 대표병원으로 우뚝 섰으며, 현재 여성전문센터, 심장센터, 안이비인후센터, 응급센터, 치과센터 등 전문센터화를 통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개원한 뇌과학연구소는 세계적 석학 조장희 박사팀에 의해 이 분야 연구를 리드하고 있다.

 또 5월 개원하는 암·당뇨연구소와 올해 착공하는 암센터 등을 통해 각종 질환 정복을 위한 연구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병원은 새로운 50년을 향한 CI를 선보였다. CI는 바람개비 모양을 형상화하여 끊임없이 새로움을 창조하는 도전정신의 가치를 담고 있으며, 청록색과 오렌지색의 색 배열로 전문성과 인간을 향한 배려와 사랑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했다. 이는 가천재단이 인간애를 담은 의학, 과학 분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올해 50주년 기념 각종 행사는 과거에 대한 회상보다 미래를 향한 도약을 중점으로 구성됐다.

 지난달부터 개통에 들어간 재택케어서비스(Gil Telecare Service : GTS)는 길병원의 미래를 예상하게 한다.

 기념식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길병원은 GTS는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가 퇴원 후 집에 설치된 여러가지 생체정보 측정기기를 통해 주기적으로, 혹은 이상이 있을 시 생체정보를 측정하면 병원에 자동으로 전송되어지고, 이를 담당의가 확인하고 모니터링 하는 것을 보여줬다.

 환자는 이상이 느껴질 때 담당의와 웹캠을 통해 화상으로 상담할 수도 있으며, 모바일(핸드폰)을 통해 투약, 예약 정보 등 각종 정보를 입력하고 제공받을 수 있다. 수술 후 추적관찰이 필요하고, 의료진의 꾸준한 보살핌이 필요한 심장수술 환자들의 응급상황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럽연합 유비쿼터스 센터인 유비쿼터스 IT 유럽포럼이 독일 본에서 지난달 10~12일 개최한 제1회 국제 유비쿼터스 컨퍼런스에 국내 병원 중 길병원이 추천받아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국내 U-Health의 전반적인 사항과 앞서가는 길병원의 U-Health 시스템을 유럽 병원계에 소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


 또 아시아-오세아니아주의 9개국 18개 첨단 대형병원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건강 네트워크 구축을 선언한 것도 화제가 됐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건강 네트워크"는 미래의학과 국경이 사라지고 있는 국제의료환경 변화에 맞춰 이 지역의 의료 환경을 글로벌화하고 미래화하기 위한 것. 2006년부터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에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왔던 것을 계기로, 난치병 퇴치 등 국제 차원의 협진과 진료 의뢰체계를 갖추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국가간 의료봉사 활동은 물론 아시아 오세아니아주 지역의 첨단 대형병원간 건강 정보망이 형성되어 양질의 건강의학정보 교류 및 의료서비스의 교환 및 공동연구를 통한 의료 기술의 획기적 향상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네트워크는 향후 3년 안에 △ 난치병 퇴치를 위한 온·오프라인 국제 협진 및 치료 의뢰 체제 가동 △ 의과학분야 대학생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각국의 유망 의·과학자 양성 △ 의학·생명 관련 첨단 과학기술 분야 국제 공동연구 및 신약과 첨단 의료기기 개발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가 주관한 "미래의학의 최신 연구동향과 향후 전망: 단백체학을 중심으로"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는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각국에서 유전체, 단백체, 줄기세포, 뇌과학, 암·당뇨 등 미래의학의 최첨단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적 저명학자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인천시민 건강지킴이 릴레이 의료봉사" 활동과 고객감동 사례 발표대회도 열었다.

 가천문화재단은 4월 12일부터 24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미추홀 전시실에서 산하 가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4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비롯해 동의보감, 무원록 등 중요 의학자료 30여 점 등 모두 50여점의 자료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가천박물관 소장 국보보물전"도 계획하고 있다.

 새로운 50년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은 길병원의 신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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