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심부전 환자에 심장이식은 최적의 치료지만 불가능할 때 좌심실보조장치(LVAD) 사용
LVAD는 우리나라 2년 전 도입됐지만 미국과 유사한 성적 돋보여
애보트 하트메이트3 신규도입에 심장외과는 기대..."수술 실력 향상과 함께 향후 LVAD 결과 개선될 것"
삼성서울병원 조양현 교수, 대한심장학회 학술대회(KSC 2020)에서 국내 LVAD 현황 발표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말기 심부전 환자에 심장이식이 가능하지 않으면 심실보조장치(ventricular assist device, VAD)를 삽입한다. VAD가 2년 전 국내에 도입된 이후 국내 의료진은 미국 등 해외와 유사한 생존율 성적을 끌어냈으며 신규 장치인 '하트메이트3'이 허가되면서 한 심장외과 전문가는 우리나라 LVAD 시장의 변화를 전망했다. 

삼성서울병원 조양현 교수(심장외과)는 17일 온라인 대한심장학회 학술대회(KSC 2020)에서 국내 좌심실보조장치(LVAD)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조양현 교수(심장외과)는 17일 온라인 대한심장학회 학술대회(KSC 2020)에서 국내 좌심실보조장치(LVAD)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 LVAD는 메드트로닉의 'HVAD', 오른쪽은 최근 허가된 애보트의 '하트메이트3'이다. 사진 출처: KSC 2020 갈무리. 

중증 또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는 심장이식이 최적의 치료법이다. 하지만 현재 말기 심부전 환자의 절반만 기증된 심장을 이식받고 대부분은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심장이식 대기자의 6개월 사망률은 21%, 1년 사망률은 약 50%에 달해 이식을 받는 데 대안이 필요했다. 또한 몇몇 환자는 고령 또는 동반질환과 같은 이유로 심장이식 대상자가 아닐 수 있다. 이에 심실보조장치가 개발되고 사용되기 시작했다. 

좌심실보조장치(LVAD)란

심실보조장치와 같은 기계적 순환보조 장치(mechanical circulatory support, MCS)를 사용해 혈액순환, 생존율, 삶의 질을 개선할 방안이 해외에서 시작됐다. 기계적 순환보조 장치는 심실보조장치와 인공심장(artificial heart)을 포함한다. 좌심실에 삽입하는 심실보조장치는 좌심실보조장치(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LVAD)로 불린다.

인공심장은 좌·우심실과 4개의 심장판막을 모두 대체하는 이식형 장치며 말기 심부전 환자에 사용된다. 현재 외국에서 허가된 유일한 인공심장은 신카디아(SynCardia)사의 임시적 'Total Artificial Heart(완전인공심장)'밖에 없다.

인공심장과 달리 기계적 VAD는 환자가 심장 기증을 기다리면서 생존율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심장이식 대기수술(bridge to transplant, BTT)'을 받을 때 사용된다. 

하지만 환자가 나이가 너무 많거나 동반질환 등이 있어 심장이식이 적합하지 않으면 기계적 순환보조 장치가 대기수술이 아닌 '심장이식 대체수술(destination therapy)'이 될 수 있다. 한편 VAD를 삽입한 이후 심장기능이 회복되는 환자들도 종종 있는데, 이들은 '회복수술(bridge to recovery, BTR)'을 받는다.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의료진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의료진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VAD을 삽입하기 위해 심장절개수술이 주로 요구된다. VAD 삽입은 출혈, 피 뭉침(혈전), 감염, 기기 오작동, 우심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중증 위험요소들이 있다. 

하지만 VAD는 중증 심부전 환자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수 있으며 대부분의 LVAD 환자는 수술에 회복한 이후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에서 정상적인 활동과 취미생활을 이어간다. 

LVAD 사용은 언제? 

LVAD는 환자의 심장에 직접 부착되는 이식형 기계식 펌프다. 이는 좌심실의 펌핑 기능을 돕고 중증의 경우 LVAD는 심장의 펌핑 기능을 완전히 인계한다. 

LVAD는 횡격막 바로 아래의 복부에 이식되고심장의 주요 펌핑 역할을 하는 '좌심실(left ventricle)'에서 산소화된 혈액을 신체로 운반하는 '대동맥(aorta)'으로 혈액을 순환시킨다.

LVAD가 사용되는 이유는 ▲심장이식을 대기하거나 ▲나이·동반질환에 의해 심장이식에 적합하지 않거나 ▲일시적 심부전으로 심장이 건강할 때까지 VAD를 삽입하는 회복교차수술의 경우다. LVAD가 적합하지 않으면 완전인공심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LVAD 성적과 비용은? 

우리나라에서 LVAD는 2018년 10월 도입됐다. 도입된 이후 데이터를 살펴보면 긴급이식(high-urgency transplantation) 빈도가 떨어졌다. 

특히 2018년에는 긴급이식률이 70%에 달했지만 LVAD가 보험급여되고 긴급이식률은 2019년 40%로 감소하고 올해는 20%까지 떨어졌다. 

KSC 2020 갈무리.
LVAD 도입후 긴급이식률 변화 추이. 사진 출처: KSC 2020 갈무리.

현재 보건당국은 LVAD를 급여화했기 때문에 환자는 치료비의 5%만 지불한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정부가 1억 5500만원을 부담, 환자는 830만원을 부담한다. 총 LVAD 비용은 1억 6400만원에 달한다.

메드트로닉 HVAD, LVAD 시장독점→애보트 하트메이트3 시대가 온다?

삼성서울병원 조양현 교수(심장외과)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은 LVAD는 메드트로닉 '하트웨어 HVAD', 애보트 자회사 소라텍(Thoratec)사의 '하트메이트2(HeartMate II)'와 '하트메이트3(HeartMate III)'가 있다.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장치는 메드트로닉의 HVAD다. 조 교수에 따르면 81%의 환자는 HVAD로 수술받았으며 그 뒤로 애보트의 하트메이트2(19%)와 지난 7월 신규로 허가된 하트메이트3(1%)다. 

지난 17일 대한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KSC 2020)에서 발표한 조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HVAD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하트메이트3이 우수한 결과를 보여 국내 시장의 변화를 예상했다. 

조 교수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LVAD는 메드트로닉 HVAD이고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하트메이트3을 사용한 LVAD는 현재 1건밖에 안 된다"면서 "하지만 하트메이트3의 도입은 우리나라 LVAD 산업을 바꿀 것이며 앞으로 많은 환자가 하트메이트3 LVAD를 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 교수는 HVAD과 하트메이트3을 비교한 연구들인 ENDURANCE와 MOMENTUM 연구결과를 분석했을 때 하트메이트3의 '무사건 생존율(EFS)'은 HVAD보다 우수했으며(70% vs 50%) 전체생존율(OS)도 하트메이트3가 성적이 더 좋았다(80% vs 60%)고 밝혔다. 

HVAD과 하트메이트3을 비교한 연구결과. 사진 출처: KSC 2020 갈무리.
HVAD vs 하트메이트3을 비교한 연구결과. 사진 출처: KSC 2020 갈무리.

"국내 LVAD 성적은 미국과 유사...향후 개선될 것"
2019년 미국흉부학회(Society of Thoracic Surgeons, STS)가 발표한 인터마크스(Intermacs) 연례보고서에서도 하트메이트3의 예후가 앞서갔다. 

조 교수는 "HVAD, 하트메이트2, 하트메이트3를 비교한 이번 결과에 따르면 하트메이트2와 HVAD는 유사한 생존율을 보였지만 하트메이트3의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며 "위장 출혈과 뇌졸중 측면에서도 하트메이트3이 하트메이트2와 HVAD보다 좋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의 LVAD 1년-생존율은 88.5%, 2년-생존율은 79.9%였다고 조 교수가 설명했다. 이를 미국흉부외과의 1년-생존율 82%와 2년-생존율 72%와 비교했을 때 우수해 국내 LVAD 수술 기술이 유사하다.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의료진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의료진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조 교수는 "LVAD 경험의 축적되면서 흉부외과 의사들은 적합한 환자 선정뿐만 아니라 수술법에도 익숙해지면서 LVAD 환자 관리가 점점 더 개선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LVAD 예후는 미국 예후와 이미 유사하기 때문에 국내 LVAD의 성적은 유지되거나 향후 개선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하트메이트3은 특히 심장이식 대체수술을 받는 국내 LVAD 환자에 상당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ECMO 기반 심장이식 빈도를 줄여 고위험군의 심장이식 성적을 개선할 수 있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2012년 8월에 LVAD 수술을 처음 시행했으며 현재 72명이 LVAD를 삽입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63세였으며 가장 고령환자는 81세였다. 좌심실보조장치는 HVAD 67%, 하트메이트2 32%, 하트메이트3 1% 순위로 사용됐으며 하트메이트3를 사용한 수술은 최근 이번 달 중순에 시행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