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백신접종사업 병·의원이 더 효과적이죠"


"아이들 잘 자라고 있나" 검진 사업 올해는 정착되도록 뛸 것

 대한소아과학회 김창휘 이사장(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이 취임한 후 소아과학회에는 참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진료과 개명. 지난 해 의료법 개정을 통해 소아과의 진료과목 명칭이 소아청소년과로 변경됐다.

 그 포석을 다지고자 그는 2006년 10월 취임하면서 2개의 이사직을 신설했다. 청소년이사(고대안암병원 박상희 교수)와 사회협력이사(제일병원 신손문 교수). 청소년이사를 통해 청소년 진료의 표준화를 이루고자 함이었다. 올해는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청소년진료지침서가 발간될 예정이다.

 자라나는 새싹, 국가의 희망인 어린이와 함께 해서인지 김 이사장은 유난히 공익에 기여하는 사업에 관심이 많다.

그는 사회협력이사를 통해 대국민 계몽, 외국인 근로자 건강검진, 저소득층 시설개선, 북한 독감백신 지원(대한소아청소년개원의의사회와 공동) 등을 진행해 왔다. 이번 춘계학술대회(5월 2일) 역시 "북한 의료의 현실과 남북 어린이 건강"이라는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대한소아과학회"는 학회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대한내과학회, 의학회, 의사협회와 개명에 대한 협의시 진료과목 변경만 허용하는 조건하에 개명을 수용했기에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 말한다.

인터뷰 진행 내내 모든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대답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는 수십년간 어린이 진료에 전력을 다하면서 배어든 천진함이 담겨 있었다.



의료수가·출산율 낮아
전공 기피 현상 아쉬워


 - 2007년 어떤 활동을 했나?

 기존에는 보건소에만 지원했던 소아 백신접종 수수료를 병·의원에도 국가가 지원하는 "국가필수예방백신 보장범위확대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민간병원과 보건소를 통해 1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백신접종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보건소보다 병·의원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다.

올해에도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 11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만 6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총 5회에 걸쳐 무료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질병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성인의 검진과 달리 영유아 검진은 "아이가 월령에 맞게 잘 자라고 있는가"에 대한 성장·발달의 검사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검진은 성장과 발달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4개월, 9개월, 18개월, 30개월, 5세에 실시한다. 18개월과 5세에는 구강 검진도 실시한다. 올해는 이 사업이 정착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세부전문의제도를 도입했다. 소아영양, 신장, 심장, 내분비 등 총 8개 분과로 나뉘며 5년마다 갱신하게 된다.

현재 대한의학회로부터 세부전문의 인증을 받은 학회는 소아청소년학회, 내과학회, 수부외과학회 뿐이다.

그밖에 학회 홍보를 위해 공익광고, 교통방송, 조선일보사 건강박람회 등에 참석했으며, 매년 모유수유 사진 공모전 실시 및 희망병원 순회전시를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 전자논문 접수를 시작했고, 현재 e-저널 출판도 준비중이다. 소아과잡지가 지난해 창간 50주년을 맞았기에 이같은 변화의 시도가 더욱 빛을 발했다.

 - 2008년 활동 계획은?

 개정작업중에 있는 예방접종 지침서를 추계학술대회에서 배포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소아과학회는 공동으로 매 10년마다 신체계측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 개정판이 올해 출판된다. 이는 교복, 책상 제조업체 등 다양한 산업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소아과학회는 모든 소아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추구한다. 소아들 중에서도 소외대상이 되고 있는 미숙아 또는 선천적 장애아의 경우 집중치료가 필요하나 신생아실을 늘릴수록 병원은 적자가 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공유하기 위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다.

 - 소아과 전문의가 당면한 문제는?

 1945년에 창립된 대한소아과학회는 회원수가 6000명으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지난해 전공의 모집에서 이차지원까지 합해 84%만이 지원한 기피학과이기도 하다.

과거 우수한 성적 보유자만이 갈 수 있었던 전망 좋던 과가 이렇게 지원율이 낮아지게 된 것은 의료수가가 낮고 출산율이 낮아 장래 기대수입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수가개발과 소아과 전문의만의 영역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학회 차원에서는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임상실습 학생을 학술대회에 참석시킴으로써 홍보하고 있다.

 현재 소아 환자의 경우 50~60%만 소아과에 내원하고 있다. 소아과 의사의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진료특화를 위한 다각도 진료가 필요하다.

 다각도 진료란 영양지도, 성장 및 발달 체크, 예방접종 여부 확인 등을 포함한 포괄적 진료를 의미한다. 그러나 다각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답답한 현실이다. 먼저 실천해 보고 수가 개발을 위한 이차적 노력을 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 국내 의학회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학술단체의 세분화는 깊이있고 전문적인 연구를 가능케 하는 장점을 가진다. 이를 통한 "연구결과의 국민에 대한 환원"을 위해서는 학회끼리의 유기적인 관계 유지가 필요한데, 제각각 독립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세분화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초 및 유사분야 임상학회와 연구결과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주관한 의과대학 인정평가가 SCI 논문을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기에 우수한 논문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이같은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학회 저널도 SCI에 등재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밖에 각 학회들이 이익을 떠나 국가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듦으로써 좋은 정책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학회 행사일정
▲ 제58차 대한소아과학회 춘계학술대회(5월 2일, 코엑스)
▲ 제60회 소아과 연수강좌(5월 1일, 서울아산병원 6층 대강당)
▲ 제58차 대한소아과학회 추계학술대회(10월 24~25일, 쉐라톤 워커힐 호텔)
▲ 제61회 소아과 연수강좌 (10월 23일, 건국대학교병원 대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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