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연구팀 "기존 저항성 클로피도그렐의 용량추가 대신 프라수그렐로 변경했을 때 혈소판 응집 억제↑"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 "환자별 나이·체중에 프라수그렐 용량 맞춰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뇌동맥류 환자가 항혈소판제 클로피도그렐(제품명 플라빅스)에 저항성을 나타내면 클로피도그렐의 용량을 높이는 것보다 저용량 프라수그렐(에피언트)로 변경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공개됐다. 

허혈성 뇌졸중 등 뇌동맥류 환자가 항혈소판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저항성'을 흔히 나타내 이런 환자군에 항혈소판제를 선택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연구에서 프라수그렐은 클로피도그렐 저항성이 있는 뇌동맥류 환자에 안전·효과적이며 빠르게 작용하고 강력한 대안인 것을 입증했다. 

그러나  프라수그렐은 잠재적인 출혈 위험 때문에 현재 허혈성 뇌졸중에 금기(contraindicated)돼 있다. 특히 75세 이상인 고령 인구와 60kg 이하인 환자에 금기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영상의학과).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영상의학과).

이에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팀(영상의학과)은 코일색전술 전후로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한 뇌동맥류 환자 170여 명을 대상으로 약효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항성이 확인되었을 때 기존 클로피도그렐의 용량을 늘린 환자에게서는 항혈소판제의 효과가 7%만 높아졌다. 반면 클로피도그렐에서 저용량 프라수그렐로 바꾼 환자는 약물 효과가 39% 상승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로 클로피도그렐 성분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기존 약제의 양을 늘려 처방하는 대신 프라수그렐 성분을 처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75세 초과이거나 60kg 미만일 경우 출혈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환자의 나이와 체중에 따라 프라수그렐 용량을 조절해 맞춤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단일기관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13일 '유럽신경방사선학회지(Neuroradiology)'에 발표됐다. 

뇌동맥류 환자, 클로피도그렐 저항성 시 약물 변경로 '맞춤 치료' 필요

코일색전술은 뇌혈관이 약해져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코일을 채워넣는 치료법인데, 코일에 혈액이 달라붙으면 흔히 피떡이라고 불리는 혈전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보통 시술 전후로 환자들은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데, 항혈소판제의 효과는 혈액 속 혈소판의 응집능력이 감소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로 측정한다.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이 낮을수록 항혈소판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서 교수팀(영상의학과)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코일색전술 전후로 클로피도그렐 성분의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뇌동맥류 환자 178명을 대상으로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저해율 값이 26% 미만이면 저항성 집단, 74% 초과이면 과반응 집단, 그 사이 값이면 일반 집단으로 정의했다.

이어 연구팀은 저항성 집단으로 분류된 73명을 대상으로 그 중 56명에게는 새로운 약제인 프라수그렐을 처방했고, 나머지 17명에게는 기존 복용하던 클로피도그렐의 양을 늘려 추가 처방한 뒤 약효를 재측정했다.

그 결과 프라수그렐 처방 집단의 혈소판 활성도 저해율이 평균 5%에서 44%까지 대폭 증가한 반면, 클로피도그렐의 복용량을 늘린 집단은 평균 7%에서 14%까지밖에 증가하지 않아 여전히 저항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수그렐을 복용한 환자 56명 중 출혈 부작용은 한 명도 없었으며 혈액량이 감소하는 허혈 부작용은 1명(0.02%)에게 보고되었지만, 일시적이거나 한 달 이내 완전하게 회복했다.

이에 서 교수팀은 "그동안 뇌동맥류를 코일색전술로 치료하면 환자들에게 대부분 클로피도그렐을 처방했다"며 "이번 연구로 클로피도그렐 저항성이 생긴 환자에게는 다른 성분의 항혈소판제를 처방해 혈전증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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