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노령 인구 사회적 관심 가져야


노인정신질환 왜 주목받나


젊은층보다 각종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 많아


연령 높아질수록 유병률 증가…고령화사회 진행따라 진화


 정신질환은 일부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선진국, 개발도상국에 상관없이 25%의 사람들은 정신이나 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다(Health Report 2001, WHO).
 정신·행동장애가 신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정신질환의 유병률이 이처럼 높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유독 노인정신질환이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정신질환 유병률에서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40~49세 19.3%, 50~59세 17.8%, 60~64세는 20.6%로 나이가 들면서 유병률은 점점 높아진다(2001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복지부).

 게다가 노화로 인해 신체적인 능력이 저하되고 환경적으로 위축·고립되는 상황으로 인해 다른 연령대보다 직접적으로 신체장애로 이어지는 경향도 높아진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이미 고령화에 접어든 국내 인구현황을 들 수 있다.

UN이 정한 "65세 인구비율 7%"를 2000년도에 달성하여(7.2%, 65세 이상 339만4896명)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노인층의 유병률은 사회 전체 유병률과 연관지어질 수밖에 없다(장래인구추계, 2006, 통계청).

 하지만 노인들이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서 이를 모두 노인정신질환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심리적인 문제들을 질병으로 취급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심리적인 문제들은 노화를 수용하는 양상을 통해서 형성이 된다. 노화수용에 대한 노인들의 자세는 크게 5가지로 나뉜다.

▲성숙형 - 모든 잘못·성공·실패를 수용하고 통합하는 자세 ▲은둔형 -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모습 ▲무장형 - 갑옷을 입은 듯이 자신을 강화하여 활동으로 표출하는 형태 ▲분노형 - 자기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형태 ▲자책형 - 모든 잘못을 내 탓으로 돌리는 모습 등이다.

 이와 같은 노화수용의 자세에 따라 노인들의 성격이 형성되고 형태에 따라서는 정신질환으로 발전하기 전에 사회적 일탈현상으로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최근의 노인관련 사건들을 모두 노인정신질환이 원인이라고 하기에는 힘들다는 것. 노인에게 이런 심리적인 문제들은 성공적인 노화에 관련된 문제로 노인정신질환의 방향보다는 사회적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노인정신질환은 무엇인가. 보통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건으로 인해서 이상반응들이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식사장애·수면장애·신체증상·정신병적 자기죄책감 등이 3~6개월 이상 나타날 경우 이를 노인정신질환으로 본다.

 문제는 노인이 스스로 정신질환을 진단·치료받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노인이라는 상황과 연결하여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의 정신건강상태에 대한 관심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는 노인계층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계층에서 나타나는 경향이다. 전체 정신질환자 중 8.9%만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을 했다는 통계는 이를 잘 보여준다(2001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 복지부).

노인 우울증 방치 쉬워

 잘 인식되지 않고 검진하지 않는 노인정신질환에서 우울증은 대표적인 예다.

 이를 알지 못하고 방치하는 상황으로 만드는 것에는 "노인"이라는 사회적 위치가 한 몫을 한다. 노인이란 상실의 지위다.

건강을 비롯하여 경제적 지위, 가정에서의 역할을 상실하고 나아가서 배우자, 친구 등 주변 인물들까지 상실해 간다. 이런 경향은 노인우울증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본인은 물론 주변사람들까지 우울증 증세를 상황에 어울리는 노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즉 가장 발병하기 쉽지만 방치되기도 쉬운 질환이라는 점이다.

 슬픔, 활동에서의 흥미상실 및 기력저하 등은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Health Report 2001, WHO).

 하지만 노인우울증의 경우 보통의 우울증 증상과는 달리 신체적인 통증을 호소한다. 관절통, 두통, 복통 등의 신체화증상이 나타나고 증세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된다. 또한 신체화증상과 함께 집중력·기억력의 저하 등을 비롯한 인지기능 저하와 함께 질병망상, 피해망상, 빈곤망상 등의 정신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노인우울증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선 자살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정신분열증과 함께 자살 원인의 60%를 차지하고 있다(Health Report 2001, WHO).

 게다가 국내 70~80대 연령층의 자살률이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고 있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은 이에 대한 강조가 기우가 아니라는 점을 반증한다(장래인구추계, 2006, 통계청).

 또한 노인우울증은 불면증의 주된 원인이다. 불면증이 수면장애를 야기시키고 나아가서 초조행동, 수면주기의 변화, 착란상태 등을 일으킨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인우울증 치료에 비중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노인우울증을 비중있게 언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치료 불가능한 질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인우울증 역시 일반 우울증처럼 항우울제를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다만 노화로 인한 신체약화를 고려하여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재발의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장기간 치료계획을 잡고 부작용을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노인우울증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는 의료시스템의 미진함도 한몫하고 있다. 외국논문들에는 노인환자들이 자살하기 1~2주 전 1차 의료기관을 방문하지만 자살을 방지하지는 못했다는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게다가 전반적인 노인기능평가를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모든 병원에 구비된 것도 아니다.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노인우울척도(Geriatric Depression Skill, GDS)"는 노인우울증의 검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GDS는 본인의 최근 일주일 동안의 기분이나 상태에 관해 묻는 것으로 정서적 불편함(Emotional discomfort), 비관적 사고 및 불행감(Negative thinking and Unhappiness feeling), 신체적약화 및 기력쇠퇴(Physical weakening and decreased vitality), 인지기능저하(Cognitive dysfunction), 사회적 관심 및 활동저하(Decreased social interest and activity) 등 총 5개의 구성요인으로 되어 있다.

총 30문항이며 각 문항에 설정된 답을 했을 경우를 1점으로 계산하여 14~18점 사이는 우울의심 및 경도의 우울증, 19~21점 사이는 중도 우울증, 22점 이상은 심한 우울증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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