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인공장기, 기계식 한계 극복 대안


 미국 미네소타대 심혈관치료센터 도리스 타일러 박사팀은 최근 죽은 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데 성공했다.

죽은 쥐의 심장 중 단백질로 이루어진 골격만 제외하고 모든 세포를 제거한 뒤 신생쥐의 심장세포를 주입한 후 4일째에 심장이 다시 수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체 인공장기의 미래이다.

 생체 인공장기란 특정 장기로부터 분리된 세포·조직을 하이브리드화하여 손상된 장기나 조직의 완전한 구조·기능적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의미하며, 줄기세포와 함께 재생의학의 큰 축을 이룬다.

생체 인공장기의 기본 개념에는 줄기세포, 지지체(scaffolds), 성장인자, 생체활성형 펩타이드가 포함된다.

 지지체는 세포가 정착할 모양을 유지해 주는 틀과 같은 개념이고, 성장인자와 펩타이드는 세포가 목적하는 조직으로 분화하도록 돕는다.

 생체공학의 발전은 생체 인공장기의 기능과 생체적합성을 보증하고 있다.

앞으로 생체 인공장기는 인체의 생화학적 기능까지 대체하지는 못하는 기계식 인공장기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생체 인공장기는 임상분야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임상적용 활발…경제적 이점 갖춰

피부

인공피부는 다른 인공장기에 비해 경제적 이점까지 동반하기에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있는 분야이다. 화상, 궤양, 만성 상처로 인한 피부 결손 후 피부세포가 잘 자라지 않는 경우 체외에서 배양한 세포를 사용할 수 있다.

 인공피부는 크게 세포 미부착 인공피부(only dermal compound)와 배양피부(cultured skin substitutes)로 나눈다.

세포 미부착 인공피부에는 습윤상태를 유지하면서 생체성분을 통해 상처 치유를 돕는 콜라겐, 히알루론산으로 구성된 드레싱 제제 또는 세포가 제거된 동종피부가 있다.

 이 단계의 인공피부는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반면 배양피부는 세포치료제로 분류되어 생물의약품에 속한다. 되고, 이를 세포 부착이 가능한 지지체에 심으면 물리적 강도 및 두께가 있는 인공피부가 만들어진다<아래 그림>.

 국내에서는 "Holoderm·Kaloderm(테고사이언스)", "Keraheal(엠씨티티)", "Hyalograft 3D(핸슨바이오텍)" 등 표피 또는 진피 배양피부가 식약청으로 허가를 받은 후 판매 혹은 임상시험 중에 있다.

 지난 가을 식약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Hyalograft 3D"의 경우 병원에서 보낸 해당 환자의 피부세포를 분리하여 생체물질인 히알루론산으로 이루어진 지지체에 배양·증식 후 제조하는 환자맞춤형 자가유래세포치료제이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 인한 피부조직손실에 사용이 허가되어 있고 화상 창상 등에 의한 손상 피부 복구에도 의사의 판단에 의해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임상시험 결과 wagner stage III 이상(궤양으로 인해 뼈가 드러나는 단계)의 환자를 족부절단 없이 병변 수복뿐 아니라 기능적으로 회복시켰다.

 한편 미국에서는 표피세포와 진피세포가 지지체에 복합 구성된 진짜 피부 조직과 유사한 제품까지 허가되어 있는 상태다.

또한, 현재 개발 중인 첨단 인공피부는 여기에 성장인자, 싸이토카인 등을 추가하여 노인과 같이 세포성장이 더딘 환자에게 적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활동 가장 활발한 분야



인공뼈와 연골 역시 생체 인공장기 영역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윤을식 교수는 미국 U.C Irvine의대 그레고리 에반스 교수팀과 공동으로 사람의 복부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실험용 쥐의 골 결손부위 재생에 성공하는 성과를 얻었다.

 윤 교수팀은 실험용 쥐의 두개골에 임계 결손을 만든 후 지지대에 골성배양액에 키운 인간지방줄기세포를 이식, 골 견손부위의 35~72% 면적이 재생됐다고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관련기사 본지 2월 18일자 1면>.

 현 기술수준은 이처럼 부분손상을 커버하는 것은 가능하나, 큰 사이즈의 뼈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계이다. 골수 등 뼈의 모든 기능을 갖춘 인공뼈는 아직까지는 꿈의 단계에 놓여 있다.

 인공장기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혈액·조직세포 적합성이 우수한 신소재 합성기술, 세포 배양법, 고분자 지지체의 개발 및 3차원 가공, 대량 생산기술, 이식기술 등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생체반응기를 이용해 세포부터 시작해 장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짧게는 20년, 복잡한 장기의 경우 1세기 후부터는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의
발(Wagner"s degree III/IV)에
배양피부 이식을 한 후
2개월이 경과한 모습(아래).

 

















▶도움말;
박용두 고려의대 의공학과 교수, 한규범 핸슨바이오텍 사장



이종장기, 형질전환 돼지 연구 활발
"췌도세포 이식" 임상적 현실화 가장 앞서

 이종장기의 효시는 심낭막과 판막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죽은 돼지나 소로부터 이들 장기를 추출한 후 특수처리를 통해 면역학적 문제를 최소화하여 사용해 오고 있다.

이후 살아있는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면역거부반응을 최소화하고 수여자와 유사한 조직 특성을 가진 공여동물을 생산하고자 거부반응 유전자를 제거하는 형질전환 기술이 도입되게 된다.

 이종장기의 제공원으로는 장기의 크기, 번식효율, 사육기술, 인체감염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돼지가 가장 적절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가 인체와 가장 유사한 장기를 생산해 낼 수 있겠지만 고가, 공급의 문제와 함께 같은 영장류이기에 가지는 윤리적 문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이종장기 연구의 역사는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 농촌진흥청은 2004년 혈전증 치료 유전자(tPA)를 돼지의 수정란에 주입해 젖과 오줌에서 혈전증 치료 물질을 배출하는 돼지 4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해 체계적, 집단적 연구를 위해 복지부 지원 하에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내 바이오 이종장기 사업단이 조직됐다.

 현재 가장 임상적 현실화에 가까이 다가서 있는 분야는 돼지를 이용한 췌도세포 이식이다. 미국에서 2009년부터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바이오 이종장기 사업단 역시 빠르면 2011년에 췌도세포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밖에 돼지 각막, 판막도관에 대한 임상시험도 중비중이다.

 이종장기는 몇가지 한계를 동반한다. 먼저 사람의 유전자를 삽입한 돼지를 죽여 장기를 획득한다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한편 노화 클론을 이식하여 복제인간을 만들 경우 그 수명이 짧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형질전환 돼지로부터 획득한 이종장기의 기능 및 수명도 정상 장기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면역학적 위험과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면역학적 문제는 약제 개발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됐으나 동종도 아닌 이종장기를 사용하면서 면역억제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노출되어야 하는가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특히 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러스의 감염위험은 새로운 항원에 대한 방어력이 없기에 대유행 가능성도 동반한다.

 이종장기 연구가 시작된 이래 10여년 간 바이러스 감염 문제는 없었으나 100%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안전한 연구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공여 돼지 관리 및 실험 과정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감시기관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세계적 동의만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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