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CIE에 학술지 등재한 대한간학회 간행이사 김승업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간질환 관련 유명한 학술지는 미국과 유럽으로 양분돼 있다. 따라서 아시아 등 제 3지대 연구자의 연구를 이들 학술지 편집자들은 만족스럽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이들 나라가 제출한 논문이나, 유명하지 않은 저자가 제출한 논문은 자동 탈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한간학회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CMH)는 이런 편견을 버리고 오직 학문적 잣대로 논문을 평가하고, 학문 발전의 흐름을 주도하고 많은 논쟁과 토론이 오가는 학술지를 만들 것이다"

대한간학회지 간행이사 김승업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근 SCIE에 등재된 대한간학회지의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김승업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근 SCIE에 등재된 간학회지 편집장을 맡은 세브란스병원 김승업 교수(소화기내과)의 말이다.    

김 편집장은 CMH가 SCIE에 등재된 배경에는 회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고 공을 돌린다. 그동안 회원들이 학회에 좋은 논문을 투고하고, 이 연구들이 많은 저널에 인용되면서 SCIE에 등재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는 것이다.

그를 만나 SCIE에 등재되기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꾀할지 등을 물어봤다. 

- 간학회 회원들이 제출하는 논문 퀄리티는 어느 정도인가? 

비슷한 IF(영향력 지수)를 보이는 해외 SCIE 저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논문이 많다. 특히 국내 실정 및 국내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들은 진료 현장에서도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이드라인에 변화를 주는 논문도 CMH에 발표해 우리나라 간 진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간학회에서 생각하는 좋은 논문의 기준은?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논문이 좋은 논문이라 본다. 또 다양한 시각과 내용을 소개하고 소통하는 것도 저널이 해야 할 역할이다. 또 많은 연구자와 임상의사가 궁금해 하고 관심 있어 하는 미지의 분야에 대한 연구 또한 좋은 연구가 아닐까 한다. 열린 마음으로 편견 없이 투고되는 논문들을 평가하고 있다. 

- CMH에 게재되는 논문의 퀄리티를 위해 분야별 편집자를 위촉하겠다고 밝혔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CMH는 B형· C형간염, 간세포암, 간경화, 지방간 등 많은 분야로 세분화돼 있다. 따라서 보다 효율적이고 심도 깊은 리뷰를 위해서는 분야별 편집자가 필요하다. 또 분야별 편집자가 있어야 꼭 필요한 연구 및 흐름을 잡아낼 수 있다.

SCIE 등재됐기 때문에 더 많은 논문이 접수될 것이다. 이로 인한 편집자의 피로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분야별 편집자가 배치돼 있다면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 논문의 질을 높이는데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 학술지 제작에 있어 전속 언어편집자와 삽화 편집자가 필요한 이유는? 

학술지 제작에는 '흥미'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제대로 논문 영어 구사는 중요하다. 내용이 훌륭해도 제대로 된 영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저널의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삽화는 저널을 보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들고,  CMH를 삽화를 통해 친숙하게 접할 수 있고, 읽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잘 만들어진 삽화는 학회나 연구회 등 발표 자료에 사용될 수 있고, 이는 저널의 홍보 효과 뿐 아니라, 추후 인용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김승업 교수ⓒ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국내 연구자들은 JAMA, NEJM 등 외국의 유명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 싶어한다. 이는 교수평가나 병원 평가 등의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우수한 학술지에 자신의 논문을 게재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교수들이 JAMA, NEJM 등 유명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 싶어 하는 것은 본인의 장기간 연구결과의 발표, 혹은 힘들었던 노력의 결실을 보고자 하는 것이지 교수 평가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CMH의 역사가 유명 저널에 비해 짧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전 세계 연구자들이 발표하고 싶어하는 좋은 학술지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 학술지를 제작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학술지를 만들 때 언어편집, 삽화 편집, 간행위원회의 회의, 워크숍 등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한정된 예산으로 학술지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은 어려움이다. 그럼에도 간학회 운영진은 학회지 제작에 많은 지원을 해 왔다. 이 부분은 감사한 부분이다.

CMH는 이제 막 SCIE에 등재돼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고, 해외에서 우수한 논문이 많이 접수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해야 한다. 6월경 정식으로 IF가 발표되면 자연스럽게 해외 연구자의 관심을 끌 것이고, 하반기에는 해외에서 좋은 연구가 많이 접수될 것으로 본다. 

- CMH 포함해 국내 학술지가 더 좋은 학술지가 되기 이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예산 확보와 학술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예산이 많으면 보다 많은 것을 구현할 수 있어, 더 좋은 학술지로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렇지 못하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학회 회원들의 헌신과 노력 밖에 없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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