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치료 쉽다, 환자가 이해만 하면"


 "천식의 치료는 쉽다.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 어려울 따름이다. 천식은 올바르고 꾸준한 관리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는 만성질환이다."

 혹자는 천식을 "무덤에 가서야 치료되는 고질병"이라고 한다. 그 만큼 치료가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는 것이 천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치료가 쉽다니?

 천식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관리는 가능하다. 치료법의 발달로 천식증상의 조절과 유지는 물론 증상악화 시 발작을 예방할 수도 있게 됐다.

천식환자 역시 일반인과 큰 차이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꾸준하고 올바른 치료라는 단서가 붙는다.

 천식은 완치가 아니라 관리의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 올바르게 진단하고 제대로 치료하면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다.

 천식의 치료가 어렵다는 견해는 환자 수에 비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매우 적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좋은 치료방법이 있지만, 제대로 관리되는 환자는 드물다. 200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천식환자는 전 인구대비 250만명이었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 환자는 86만명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다.

 호흡기질환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매튜 피터스 박사(Matthew Peters, 호주 시드니의대)는 바로 이점을 지적하고 있다.

"올바른 진단과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법 및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여타 일들을 알리고 교육하는 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치료법이 실제 임상에서 그리고 환자들의 삶 속에서 올바르게 지속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터스 교수를 직접 만나 중등도에서 중증의 천식환자 치료가 얼마나 쉬워졌는지,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들어 봤다. 피터스 교수는 최근 제주에서 열린 "심비코트 스마트 발매 1주년 기념 심포지엄" 강연 차 방한했다.



완치 불가능해도 관리 잘하면 정상생활
약물 효능 설명해줘 지속사용 유도해야

 - 천식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천식환자의 경우 두가지 문제를 고려해 치료가 이뤄진다. 첫째는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자갈이나 돌들이 깔려 있어 통행이 불편한 길에 비유할 수 있겠다. 편안한 통행을 위해서는 도로공사가 필요한데, 이 작업이 바로 흡입형스테로이드(ICS)를 통한 항염증 치료다.

천식을 조절하는 것으로, 치료의 한 축이 된다.

 그런데 도로 포장을 하더라도 차 고장이나 사고로 길이 갑자기 막히는 사례가 있다.

천식으로 따지면 증상악화와 기관지수축으로 기도가 갑자기 막히는 것인데, 발작을 유발해 사망까지 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긴급한 경우에는 속효성베타항진제(SABA, rapid-acting β2 agonist)를 통해 근육을 이완하는 증상완화 요법이 치료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결국, 천식환자의 치료는 염증과 기관지수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 이를 위한 약물치료는 어떻게 발전해 왔나?

 천식조절 요법은 ICS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로 인식돼 왔으나, 저용량으로도 조절이 안될 경우 증량보다는 여타 조절제와의 병용이 선호됐다.

천식조절 개선에 있어 ICS 단독과 비교해 복합제 요법이 보다 성공적이었다는 보고도 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바로 심비코트(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 같은 천식조절 복합제다.

ICS와 지속성베타항진제(LABA, long-acting β쐝 agonist)를 하나의 흡입기에 혼합한 것으로 환자의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었다.

 - 심비코트가 있는데 심비코트 스마트 요법이 개발된 이유는?

 천식조절에 사용되는 복합제 요법(ICS+LABA)은 기관지수축 시 긴급히 요구되는 증상완화 요법(SABA)과는 별개였다. 복합제를 통해 천식을 조절하더라도, 증상악화가 갑자기 오면 완화제를 따로 사용해야 했다.

하나의 질병에 별개의 두가지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면, 또 다시 편리성과 순응도 면에서 도전의 여지가 생긴다.

 포르모테롤은 지속성이면서도 신속한 작용발현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심비코트를 증상완화 요법에도 사용하는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심비코트 스마트 요법은 하나의 흡입약물을 통해 천식조절과 증상완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개발됐다(GINA 가이드라인은 포르모테롤이 보다 빠른 작용발현 기전을 가지고 있어, 천식의 증상예방(천식조절)은 물론 증상완화에도 적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 기존 요법과 비교해 순응도와 비용효과의 개선 가능성은?

 심비코트와 심비코트 스마트 요법 환자를 비교해 보자. 기존의 심비코트 요법은 천식조절을 위해 하루 아침·저녁 각각 2번씩 흡입하고, 증상악화 시마다 SABA를 별도로 1번 사용한다.

반면, 스마트 요법은 아침·저녁 1회에, 증상완화를 위해 필요 시마다 같은 심비코트를 1회 흡입한다.

결국 두개의 약물로 2+2+1=5와 하나로 1+1+1=3이라는 용법의 차이가 발생한다. 누가 더 적은 비용으로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겠나? 실제로, "SMILE", "COMPASS", "COSMOS" 연구 등에서 기존과 비교해 스마트 요법의 우수한 천식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등도에서 중증 천식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선택을 제공한 것이다.

 - 천식환자의 완화제 과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는데….

 완화제 사용의 이유는 천식이어야 한다. 뚱뚱한 사람이 계단을 오르다 힘들어도 완화제를 흡입한다. 이것은 비만이 원인이다.

예민한 사람들이 긴장으로 인해 갑자기 호흡이 어려워도 완화제를 사용한다. 의사들은 완화제를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환자를 교육시켜야 할 것이다.

 완화제에 의존하다 보면 유지요법 용량을 낮추기도 하는데, 이는 더 심한 증상을 더 많이 겪게되는 원인이 된다. 유지요법의 용량은 적절하게 사용해 천식을 조절하고, 완화제는 증상악화를 막기 위해 사용돼야 한다.

단순한 증상악화 때문에 완화제를 많이 사용하고 유지요법을 소홀히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때로 완화제 만을 쓰고 유지요법은 안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당히 위험하다.

 - 이같은 순응도의 문제가 천식의 관리를 어렵게 한다는 것인가?

 관리는 약물을 처방하는 것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단·치료선택·처방·교육의 모든 단계를 포함한다. 좋은 효능에 쉽고 간편한 치료제들이 있고, 이를 처방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처방한 약물의 효능을 알려 올바르게 지속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상당수 의사들이 환자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단정 짓고 새로운 치료법을 선뜻 적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천식치료 실행방안을 알려주면 실제로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결과도 좋다.

경구용치료제도 마찬가지다. 환자들이 선호하지만, 흡입형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

 천식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어느 순간 증상이 개선되면 다 나은 것으로 여겨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중단하고 방심하다가 다시 악화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좋아지더라도 정기적·지속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함을 교육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편 천식을 정확히 진단하고, 환자의 중증도를 파악해 치료전략을 올바르게 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천식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어야 한다. 현대의학은 천식환자의 증상들을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 천식의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인식. 이것이 천식치료의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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