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기간 대비 전반적 감소세…어르신 폐렴구균 접종률,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
접종률 지속적으로 낮을 경우 연말 코로나19 대응과 다른 감염병 유행 이중고 우려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감염병의 일종인 코로나19(COVID-19)의 역설일까. 올해 1분기 각종 감염병 예방접종률이 감소해 비상이다.
현재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감염병 발생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치원·학교 등의 개학 지연, 해외교류 감소 등으로 인한 것인데 자칫 예방접종이 소홀해져 연말에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분기 예방접종률 분석 결과 △B형간염 3차 △DTap 3~5차 △IPV 3, 4차 △Hib 3, 4차 △PCV 4차 △MMR 1, 2차 △수두 △HepA 1차 △JE 사백신 1~4차 △PPSV(어르신) 등 대다수의 국가예방접종률이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어르신 폐렴구균 접종률은 2019년 동기간 대비 3분의 1수준으로까지 감소했다(18.2%→6.2%).
이어 어린이 필수예방접종 10종(BCG, HepB, DTaP, IPV, Hib, PCV, MMR, HepA, 수두, 일본뇌염) 중 12개월 이후 첫 접종이 이뤄지는 백신 접종률이 2019년과 비교해 약 1%p 감소했고(MMR 1차 95.9%→95.0%, 수두 1회 95.8%→ 94.9%, 일본뇌염 1차 96.9%→ 96.6%), 만 4~6세 이후 추가접종률(DTaP 4차 89.8%→86.8%, IPV 4차 94.6%→92.1%, 일본뇌염 4차 88.2%→85.7%)의 경우 약 2~3%p 하락했다.
단, 12개월 이전에 접종이 시작되는 백신(BCG, HepB, DTaP, IPV 등)의 1·2차 기초 접종률은 97~98%로 2019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Vaccine Preventable Disease, VPD)의 발생신고는 대부분 감소추세였으나, 폐렴구균 감염증은 16%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접종을 지연하거나 중단할 경우, 2020년 연말에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홍역 등의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 유행까지 대처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질본 관계자는 "초·중·고교가 개학을 하면 학교를 중심으로 수두, 유행성이하선염의 집단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며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등으로 해외 교류가 증가하면 홍역, 풍진, 폴리오 등 해외 유입 감염병 유행도 대비해야 해 예방접종은 중단 없이 실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르신들에게 치명적인 폐렴구균 감염증 합병증으로 인한 중증환자 발생은 중환자실 이용률을 높여 의료시스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유행 동안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속적인 예방접종 실시 원칙을 제시하는 임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침은 예방접종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감염병에 감염될 수 있는 사람이 증가해 홍역과 같은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이 가능한 모든 국가에서는 서비스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질본, '안전한 예방접종 실시 방안' 마련해 운영
이에 질본에서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필수예방접종을 제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한 예방접종 실시 방안' 등을 마련하고 의료계와 협조해 예방접종을 독려할 계획이다.
첫 번째로 예방접종 실시를 위해 의료기관이 준수해야 할 사항, 접종대상자와 보호자가 병원 방문 시 지켜야 할 안전한 수칙을 안내서 형태로 마련해 배포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예방접종 대상자가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예약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할 방침이다.
'사전 예약시스템'에 따라 5월 말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접종 가능한 백신과 접종 가능 시간 등을 확인하고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과 유선으로 사전예약을 받는다.
아울러 6월 말부터는 모바일로도 예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세 번째로는 2019년 대비 예방접종률이 크게 감소된 어르신 폐렴구균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안전한 예방접종 안내서'를 지자체에 안내해 접종을 시행하도록 하고 대한노인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접종 홍보 등의 관리를 강화한다.
질본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중이라도 예방접종은 중단 없이 실시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외에 수두, 유행성이하선염, 홍역 등의 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예방접종 안내서를 준수하고 사전 예약 등으로 반드시 표준일정에 따라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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