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USSIG 결과, HoFH·중증 HeFH 환자 치료 중단율 4% 미만…LDL-C 약 20~50% 낮춰
브라질 연구팀 "FH 환자에게서 에볼로쿠맙 내약성 우수…CVD 발생률 예상보다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PCSK9 억제제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이 표준 지질저하제만으로 치료가 충분하지 않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로 입지를 다졌다. 

TAUSSIG 연구 결과, 에볼로쿠맙은 동형접합 FH 환자(HoFH) 또는 중증 이형접합 FH 환자(HeFH)의 LDL-콜레스테롤을 약 4년간 20~50%가량 낮출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4% 미만으로 내약성이 좋았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TAUSSIG 연구는 FH 환자를 대상으로 PCSK9 억제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 중 최장기간 추적관찰이 진행됐고 극희귀질환인 HoFH 환자가 가장 많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종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지난달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HoFH·중증 HeFH 환자에게 에볼로쿠맙 4.1년 투약

TAUSSIG 연구는 FH 환자를 대상으로 에볼로쿠맙의 장기간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자 진행된 오픈라벨 단일 환자군 연구다. 

지난 2017년 에볼로쿠맙이 Ho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는 TAUSSIG 중간분석 결과가 발표된 바 있지만 당시 추적관찰 기간은 1.7년에 불과했다(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7;5(4):280-290). 

이번 연구는 평균 4.1년간 추적관찰이 이뤄졌고 중증 HeFH 환자도 포함돼, FH 환자를 대상으로 에볼로쿠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최종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연구에서는 12세 이상으로 4주 이상 지질저하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 130mg/dL 이상 △관상동맥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위험이 있다면 LDL-콜레스테롤 100mg/dL 이상 △지질분리 반출법을 2주 1회 진행 등 기준 중 한 가지에 해당하는 환자군을 모집했다.

FH 환자 총 300명이 연구에는 포함됐다. HoFH 환자는 106명, 중증 HeFH 환자는 194명이었다. HoFH 환자 중 14명은 18세 미만이었다. 

등록 당시 지질분리 반출법을 받는 환자군(61명)에게는 에볼로쿠맙 420mg을 2주 1회 피하주사했다. 지질분리 반출법을 받지 않는 환자군(239명)에게는 에볼로쿠맙 420mg을 12주 동안 월 1회 투약했고, 치료 12주 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치료용량을 420mg 2주 1회 투약으로 상향적정했다.

1차 종료점은 치료 관련 이상반응(TEAE) 발생, 2차 종료점은 LDL-콜레스테롤과 다른 지질 수치의 변화로 정의했다. 에볼로쿠맙 치료 기간(중앙값)은 4.1년이었고, 최장 5년간 투약했다. 

이상반응 'FOURIER' 결과와 유사…TEAE로 치료 중단 환자 '3.7%'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

분석 결과, 전체 환자군의 TEAE 발생률은 89.3%였다. 환자군에 따라서는 HoFH군 88.7%, 중증 HeFH군 89.7%로 두 군이 비슷했다. 심각한 이상반응도 HoFH군 27.4%, 중증 HeFH군 29.4%로 유사하게 보고됐다. 

10% 이상 보고된 TEAE는 △비인두염(17.7%) △인플루엔자(12.7%) △상기도감염(11.7%) △두통(11.3%) △근육통(10%) △설사(10%) 등이었다. 

이 같은 에볼로쿠맙의 안전성 결과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FOURIER 연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FOURIER 연구에서 추적관찰 2.2년 동안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에볼로쿠맙군 77.4%, 위약군 77.4%,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24.8%와 24.7%로, 에볼로쿠맙군과 위약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N Engl J Med 2017;376(18):1713~1722). 

FH 환자 중 TEAE 때문에 에볼로쿠맙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단 11명(3.7%)에 불과해 내약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됐다. 주사부위반응은 HoFH군 13.2%, 중증 HeFH군 11.3%에게서 나타났으나 이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아울러 전체 환자군의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은 연간 2.7%였다. FH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는 점과 기존 연구 결과들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LDL-C 강하 효과, 치료 '216주'에도 나타나

이와 함께 에볼로쿠맙은 LDL-콜레스테롤을 크게 낮추며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후 12주째뿐 아니라 216주째에도 등록 당시보다 LDL-콜레스테롤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 이는 지질분리 반출법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등록 당시 대비 12주째 LDL-콜레스테롤은 HoFH군이 21.2%(59.8mg/dL), 중증 HeFH군이 54.9%(104.4mg/dL) 감소했다. 이러한 효과는 장기간 치료가 진행돼도 유지돼, 등록 당시와 비교해 216주째 LDL-콜레스테롤은 HoFH군은 24%, 중증 HeFH군 47.2% 감소했다. 

에볼로쿠맙 치료 용량을 상향적정한 HoFH 환자 48명의 LDL-콜레스테롤은 등록 당시보다 12주째에 19.6% 감소한 데 이어, 적정 후 12주째에 29.7% 낮아져 상향적정을 통해 LDL-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더 얻을 수 있었다. 

또 지질분리 반출법을 받는 환자군 61명 중 16명(HoFH 환자 34명 중 3명, 중증 HeFH환자 27명 중 13명)은 에볼로쿠맙 치료 후 지질분리 반출법을 중단했다. 

연구를 진행한 브라질 알버트 아인슈타인병원 Raul Santos 박사는 "연구 결과, FH 환자에게서 에볼로쿠맙의 내약성이 우수했다"며 "추적관찰 동안 에볼로쿠맙 중화항체가 생기지 않았고,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역시 임상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질저하제로 치료 불충분한 FH 환자에게 에볼로쿠맙 투약"

단 이번 연구는 모든 FH 환자에게 PCSK9 억제제를 투약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FH 환자의 특징에 따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Santos 박사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FH 환자는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에 따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만으로 치료가 충분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심혈관질환을 동반했거나 지질저하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이 상당히 높은 FH 환자 또는 관상동맥질환 가족력이 있는 FH 환자는 PCSK9 억제제를 투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P. Barton Duell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결과에서 에볼로쿠맙은 HeFH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낮췄다"며 "HoFH 환자에게서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강하 효과를 보였지만, 이 같은 효과와 안전성이 최대 5년간 지속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Duell 교수는 HoFH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비나쿠맙(evinacumab)'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에비나쿠맙은 안지오포이에틴 유사단백질3(ANGPTL3)을 억제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다. 치료옵션이 적은 HoFH 환자를 에비나쿠맙으로 치료할 수 있는지 평가한 무작위 연구가 진행 중이며 올해 말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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