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 + ARB 병용요법으로 ‘시너지’...죽상동맥경화증 초기에 효과 더 두드러져
ARB 제제, 죽상동맥경화 억제하는 M2 대식세포 활성화
대규모 연구서 효과 입증된 ARB 약제는 올메사르탄 유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 환자가 초기에 스타틴+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를 같이 복용하면 죽상동맥경화증 발병 혹은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이끈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팀(연세의대 심장내과)은 작년 3월 PLOS ONE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초기 죽상동맥경화증 환자가 스타틴인 로수바스타틴과 ARB인 올메사르탄을 같이 복용하면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연세의대 심장내과)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연세의대 심장내과)는 지난달 16일 세브란스병원에서 본지와 인터뷰에서 죽상동맥경화증 초기부터 스타틴+ARB 병용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스타틴과 ARB가 죽상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것은 이미 입증됐지만 두 약물을 같이 사용했을 때 특히 죽상동맥경화증 초기에 질병을 얼마나 예방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스타틴과 ARB의 병용요법이 죽상동맥경화증 예방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검토했으며 효과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동맥내풍선인플레이션(intra-arterial balloon inflation)과 고콜레스테롤 식이요법(high cholesterol diet, HCD)으로 인해 죽상경화성플라크(atherosclerotic plaques)가 생긴 토끼 23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연구에는 △HCD(HCD군, n=5) △일반식이요법(대조군, n=3) △HCD+로수바스타틴 10mg(로수바스타틴군, n=5) △HCD+올메사르탄 20mg(올메사르탄군, n=5) △HCD+로수바스타틴+올메사르탄(병용군, n=5) 치료전략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로수바스타틴군보다 병용군에서 죽상경화성플라크의 형성이 더 지연됐다(p=0.001). 

RAM11 스테이닝에 의해 확인된 대식세포 침윤은 병용군과 다른 단독요법군 간 큰 차이는 없었다(병용군 31.76±4.84% vs 로수바스타틴군 38.11±6.53%(p=0.35) vs 올메사르탄군 35.14±2.87%(p=0.62). 

그러나 염증전성(pro-inflammatory) M1 대식세포의 상대적 비율은 올메사르탄군보다 병용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3.20±0.47% vs 5.20±0.78%, p=0.02). 

또 M2 대식세포 분극(polarization)은 스타틴군보다 병용군에서 더 높았다(17.70±3.04% vs 7.86±0.68%, p=0.001).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 교수를 만나 만성질환 중 죽상동맥경화 환자 치료, 이번 연구의 의미와 임상적 적용점, 올메사르탄의 임상적 이점에 대해 들어봤다. 

-PLOS ONE에 발표된 이번 연구와 이전 연구의 차이점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 스타틴과 ARB는 죽상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 약물들이 출시된 지 오래돼, 사실 이런 연구 결과는 많이 있었고 임상에서는 흔히 두 약물을 함께 처방한다. 

그러나 두 약물을 같이 복용하는 환자가 많지만 병용요법이 죽상동맥경화를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스타틴+ARB 병용 효과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특히 약물을 같이 복용했을 때 어떻게 효과적인지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다. 

이 중 로수바스타틴(스타틴)+올메사르탄(ARB)이 죽상동맥경화증 위험을 낮춘다고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연세의대 심장내과)ⓒ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세브란스병원 김중선 교수(연세의대 심장내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번 연구의 핵심 내용은?
연구는 두 약물을 같이 복용했을 때 죽상동맥경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지 검토한 것이다. 

약물 두 가지를 복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은 많았지만, 이번 연구는 죽상동맥경화가 생긴 후 단기간에 죽상동맥경화 초기 형성을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한 데 의의가 있다. 

연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스타틴과 ARB 복용은 대식세포 절대량이 초기였을 때 큰 차이는 없었지만, 대식세포의 특징은 변화했다. 이것이 연구의 중요한 이점이다. 

대식세포는 M1과 M2 종류가 있는데, 이들을 칼로 가르듯 하나는 좋고 하나는 나쁘다고 나눠 얘기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M1은 죽상동맥경화를 유발하고 M2는 죽상동맥경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스타틴 자체가 '나쁜' 대식세포인 M1을 줄이는 효과가 더 강했고, ARB는 '좋은' 대식세포인 M2를 더 활성화시켰다. 따라서 두 약물을 합쳐주면 더 좋은 예후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죽상동맥경화 초기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것이 연구 결과의 핵심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임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고혈압 혹은 고지혈증 환자가 약물을 초기에 빠르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의료진 혹은 환자들은 질병이 발병할 때까지 기다렸다 치료할 것인지 고민한다. 또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약물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것처럼 빠르게 질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이었지만 효과가 관찰된 만큼, 사람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경계선에 있는 환자, 고지혈증 환자 혹은 콜레스테롤이 약간 높은 사람들에게 이 두 가지 약물을 초기에 적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능한 한 빠르게 약물을 복용해 추후에 생길 수 있는 죽상동맥경화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환자의 질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약물을 복용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초기에 죽상동맥경화 형성을 억제하는 게 핵심이다. 

-ARB 제제 중 올메사르탄만 특별히 혈관 내 죽종 감소 효과가 있나?
ARB 제제 중에서는 올메사르탄이 유일하게 대규모 연구인 OLIVUS 연구를 발표했다. 올메사르탄은 괴사중심(necrotic core)이라는 고지질플라크(lipid-rich plaque)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ARB 제제 중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약물들도 있어 비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ARB 약물들은 기전적으로 보면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본적으로 ARB 약물들은 메커니즘이 비슷하고 죽상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효과는 확실히 있다.

이 상황에서 올메사르탄만 일본에서 대규모 연구를 했기 때문에 효과가 조금 더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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