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비인기과로 개원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흉부외과, 병리과, 핵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은 전공의들의 외면속에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개척하지 못한 영역이 많은만큼, 틈새는 있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스스로의 전문 진료과목에 자신감과 애착을 갖고, 자신만의 특화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면 성공 개원이 그리 멀지만은 않다. 본지는 자신의 전문과목을 자신있게 표방하고 개원한 100곳이 안되는 진료과를 대상으로 어려운 현실과 성공가능성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경험·자신감이면 개원가 "뉴하트" 도전할 만

"심장뿐 아니라 혈관·폐·정맥 등도 다뤄" 인식 심어야

메디컬드라마 인기 덕 흉부외과 낯설지 않아
"하지정맥류 전문" 등 특화영역 병·의원 늘어
레이저·내시경 발달로 개원가 교두보 확보


 최근 흉부외과 의사들의 활약상을 그린 메디컬드라마 "뉴하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흉부외과를 모르는 국민들이 없게 됐다. 그러나 일반 개원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진료과목은 아니다.

 흉부외과는 2000년대 초반 하나둘 생겨난 이후 네트워크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흉부외과를 표방하며 개원에 나선 의원은 2002년 22곳에서 2006년 41곳으로 두배 가량 늘었으며, 지난해에도 6개가 늘어 총 47곳이 운영되고 있다.

 2000년 10월 개원한 김창수·수 흉부외과는 신촌을 시작으로 인천, 분당, 수원, 대전, 대구, 마산, 포항 등 9개로 늘어나 흉부외과 중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2002년 3월에 서울 강남에 개원한 길 흉부외과는 창원, 울산, 부산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2002년 4월 개원한 서울 강남 포이즌 흉부외과도 최근 서울 돈암점과 부산점을 개설했다.

 또 2002년 9월 대전에 삼성흉부외과 개원을 시작으로 청주 우리흉부외과, 평촌 삼성흉부외과, 천안 삼성흉부외과가 "하지정맥류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함께 문을 열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정맥류를 전문적이면서도 간단한 시술로 치료한다는 것. 흉부외과는 보통 심장판막질환, 관상동맥질환, 대동맥질환 등 심장질환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팔·다리의 동맥 또는 정맥, 하지정맥류 등의 혈관질환, 폐암, 폐결핵, 기흉 등의 폐질환과 식도질환까지 폭넓게 다루는 진료과목이기 때문이다.

 이중 인구 100명 중 2명꼴, 50대 이상 10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흔한 질환인 정맥류 환자를 집중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도다.

 강남연세흉부외과 김재영 원장은 "정맥류 환자의 경우 어느 과를 찾아가야 할지 모르거나, 흉부외과에서 정맥류를 치료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곤 한다"며 "그러나 흉부외과는 "흉부심장혈관외과"를 줄인 말로, 흉부외과 전문의는 정맥류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창수·수 흉부외과 김창수 원장도 "수년간의 하지정맥류 치료경험으로 인해 정맥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의료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흉부외과에 또하나의 자랑은 오랜기간의 경험을 토대로 최신 영상기계를 이용한 수술에 대한 자신감이다. 흉강경을 이용한 침습 수술법은 다한증, 액취증 등의 외과적 수술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정맥 레이저 시술도 비약적으로 발전을 거두면서, 강남 길흉부외과는 독일 Dornier MedTech社로부터 아시아권의 "정맥 내 레이저 치료기술 지정 연수 병원"으로 선정되어 독일, 일본 등에서 연수를 받으러 올 정도라고.

 박병순흉부외과 박병순 원장은 "흉강경 수술은 기존 재래 개형수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수술부위 최소화로 빠른 사회복귀가 가능하다"며 "수술경험부족으로 일반화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수술경험을 가진 흉부외과를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남연세흉부외과 김재영 원장은 "이전에는 협진이 많아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했던 흉부외과적인 시술이 레이저, 내시경 기술의 발달로 간단히 시술할 수 있어 흉부외과 개원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만큼의 장비를 갖추어야 하는 탓에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흉부외과 개원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흉부외과는 아직 대학병원에서나 진료하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어 생소하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이에 흉부외과 원장들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어느 정도의 환자풀과 명성을 쌓은 뒤에 개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흉부외과 개원 성공여부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은 많은 것이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흉부외과 전문의가 개원한 300개 가량의 의원중 흉부외과 진료과목을 내건 곳이 늘어나고 있다해도 전체의 15%인 47개에 불과하다. S의원 K원장은 최근 정맥류 전문병원을 개원하면서 "혈관 성형"을 표방하며 진료과목으로 성형외과를 내걸었다. 흉부외과로 개원하면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의원이나 외과, 혈관외과 등의 간판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흉부외과의 개원 성공을 위해서는 흉부외과에 대한 애착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흉부외과 간판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흉부외과의 고유한 영역으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탑흉부외과 류삼렬 원장은 "주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만 시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흉부외과의 영역을 간편 진료, 간편 진단이라는 환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 개원의 목적임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흉부외과 자체를 홍보하고, 시장을 키워야만 다같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하트"의 인기로 흉부외과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좋은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언제나 생명의 끝자락에 서서 수련을 하는 탓에 일은 고되지만, 그만큼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흉부외과만의 사명감이 드라마를 통해 전달되면서 흉부외과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흉부외과 전문의 특유의 사명감을 살려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선다면, 개원에도 성공하고 흉부외과 전체의 발전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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