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해부학적 특성과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벤트(월경, 임신, 출산, 폐경 등)는
여러 질환, 특히 호르몬 불균형과 관련한 질환을 이끌게 됩니다.
앞으로 월 1회 게재될 "Women"s Health"에서는 이같은 여성건강과 관련한 이슈들을 특화시켜
여성질환 및 여성의학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여성과 관련한 소재에 대한
제보를 환영하며,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지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싱글녀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2006년 전국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46.8%가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답한 반면, 여성은 "해도 좋고 안해도 좋다"는 응답이 41.8%에 이르렀다.
 한때 전국민을 열광시킨 "삼순이"에 이어 싱글녀를 타깃으로 한 용어도 등장했다. "골드미스"라는 마케팅 용어는 30대 미혼 여성중 학력이 높고 사회·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고객층을 의미한다. 진료 수요층에 있어서도 골드미스의 증가 경향은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싱글녀가 증가하는 것이 여성의 사회적 독립성이 반영된 긍정적 변화인지, 아니면 개인 이기주의가 반영된 디스토피아의 전조인지를 따지는 것은 독자들의 몫으로 돌려두고, 건강한 삶 유지의 방법과 위해요인을 살펴본다.


생활습관 건강하게 생각은 긍정적으로



30세 이상 미혼자 사망률 기혼자 6배
유방암 체크 주기적으로 해야
경제력 낮을수록 우울증 많아


 먼저 사망률을 보자. 2004년 발행된 30세 이상 남녀 5000여명을 추적 조사한 "건강수준의 사회계층간 차이와 정책방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자에 비해 미혼자의 사망률이 6.31배 높았다. 조사에 참여한 미혼자의 샘플 수가 적어 통계적 유의성은 낮았지만 간과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재호 교수는 "미혼자의 경우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가 어렵고, 가족 및 가족구조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누락되기 때문에 이같은 경향이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한다. 한편 미혼 여성의 경우 출산, 수유 등 생애 큰 이벤트를 건너뜀으로써 여성호르몬 노출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유방암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교수는 "싱글녀의 경우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와 함께 주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적인 항목"이라고 말한다. 한편 건강한 삶 유지를 위해 "주치의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를 해 나가도록 조언하라"고 덧붙였다.

 평생건강관리가 국가적으로 제도화되지 않고 있기에 주치의의 도움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방암 많고 자궁암 적어

 대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암 중 하나인 유방암 역시 결혼을 늦게 한 여성, 아이를 늦게 낳은 여성, 올드미스, 독신 여성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들의 사회적 환경을 반영하듯 부유층이나 지식층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자궁암의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 자궁암의 경우 결혼을 일찍 하거나 난잡한 성경험이 있는 여성, 출산을 많이 한 여성과 빈곤층 및 학력이 낮은 여성에게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 유방암은 접촉이 적을 때, 자궁암은 접촉이 빈번할 때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종양내과 홍영선 교수는 "미혼 여성의 유방암 발생이 높은 이유는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싱글녀의 건강유지를 위해 "자궁경부암의 경우 미혼 여성일지라도 성생활을 하고 있다면 발병이 가능하기에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주기적인 건강검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페기 보이드 박사는 "침묵의 상처-성욕과 유방암에 관한 보고서"에서 재미있는 주장을 했다. 성욕에 대한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그대로 두면 그것이 "침묵의 상처"로 남아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 가져야

 723명의 시골 거주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우울증 유병률을 분석한 연구를 보면 미혼녀, 이혼녀, 미망인이 기혼녀에 비해 우울증 유병률이 61% 높았다(J Eval Clin Pract 2007 Dec.).

 반면 교육 정도는 정신건강과 독립적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사회적 독립을 위한 구직 및 경제적 문제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우울증 유병률은 기·미혼 여성이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신경정신과 박영민 교수는 "여성 우울증의 경우 30대 이후 유병률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그 원인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각되며, 기혼과 미혼 사이 유병률은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남성 미혼자보다 여성의 우울증 예후가 더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시골 거주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는 도시 거주 미혼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은 기혼 여성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한편 노처녀들이 제일 싫어하는 단어중 하나인 "노처녀 히스테리"는 일부 결혼을 늦게 한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를 빗대어 사용하고 있지만 박 교수에 의하면 이는 정신과적 질환은 아니다. 그는 "노처녀 히스테리란 말은 편견일뿐 기·미혼 여성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골드미스의 정신건강 유지법에 대한 질문에 박 교수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긍정 심리학(positive psychology)"에 대해 설명했다. 긍정 심리학의 중심은 "못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잘하는 것을 개발하라"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몰입할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미하일 칙센트미하일은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그의 저서를 통해 성취주위에 몰입하지 말 것과 행복은 목표가 아닌 현재여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감사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는 만족으로 이어지고, 만족해야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고리의 시작점인 감사 역시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일 5개씩 감사 리스트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밖에도 상황과 감정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단계가 있는데, "상황해석"의 단계로 부를 수 있다. 박 교수는 "만일 화가 나거나 이해하지 못할 상황과 접할 때에는 상황과 감정을 적어보고 상황해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시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홍영선

가톨릭의대 교수
강남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재호

가톨릭의대 교수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박영민

인제의대 교수
일산백병원 신경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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