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환자 99%가 유전자 C형


증식력 높고 간손상 쉬운 유형…대체로 수직감염

C형간염 최근 증가…수혈 감염 주 요인
HIV 중복감염 여부 반드시 체크해야


B형간염

 국내 B형간염의 유병률은 현재 감소추세에 있다. 1980년대 국내 HBV 보유자는 연령, 성별의 차이없이 전 인구의 8%를 상회했다.

이후 1997년 경인지역에서 조사된 보유율은 10세 미만 0.6%, 10대 1.6%, 20대 초반이 3%였다. 한편 20대 이상 인구의 보유율 조사에서는 남성 7.6%, 여성 3.4%로 과거와 큰 차이가 없었다(JAMA Korea 1999 Sep/Oct:5).

 한국인의 첫번째 유병특성은 이처럼 연령에 따라 유병률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 1985년 국내에서 B형간염 백신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었고, 1990년대 초부터 B형간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001년 경인지역에서 조사한 HBV 보유자의 가족내 모계감염률을 보더라도 20세 이상은 54.7%인 반면 10대 미만은 7.4%에 불과했다(대한간학회지 2001;7:387).

 그러나 전염력이 강한 B형간염의 완전한 근절을 위한 근간이 되는 역학연구들은 모두 소규모 연구일뿐 전국적인 조사가 이루어진 바 없기에 연구자 개인 또는 학회를 넘어선 정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소화기병주간(APDW)" 학술대회에서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효석 교수가 "한국 환자의 HBV 유전자형이 여타 지역과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한 것처럼 두번째 유병특성은 유전자형이다.

국내 B형간염 환자의 99%는 유전자 C형 감염 환자이다. 이 유전자형은 낮은 혈청전환율, 심각한 간손상, 높은 증식력을 가지기에 예후가 가장 안좋다.

 그렇기에 치료시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HBV는 유전적 DNA 서열에 따라 8가지 유전자형(A~H)으로 분류되며 이 중 A, B, C형 감염이 일반적이다.

 세번째 유병특성은 감염경로이다. APDW에서 일본 마사시 미조카미(Masashi Mizokami) 박사는 "유전자형에 따라 감염 경로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D형은 수평감염이 대부분인데 반해 C형은 수직감염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산기 감염은 90%, 유년기 감염은 20%, 성인기 감염은 1% 미만이다(Hepatology 2001;34:1225).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준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족중 B형간염을 앓고 있는 구성원이 있는 경우 거의 100%가 수직감염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대한간학회측은 "신생아 감염은 90% 이상에서 만성화되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전한다.

 그렇기에 한국인에서 볼 수 있는 네번째 유병특성은 면역관용기. 수직감염 환자의 자연경과중 가장 선행하는 시기로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하여 HBeAg(+), HBV DNA 증가 양상을 보이나 활동성 간염의 증거는 관찰되지 않는다(무증상, 정상 ALT, 조직학적 소견 정상~경미).

 이 기간은 감염 후 10~30년간 지속된다.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함에도 간손상이 별로 없는 환자의 경우 면역관용 때문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C형간염

 실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인지 의사의 관심도 증가로 인해 진단율이 높아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만성 C형간염(CHC)이 최근 들어 증가 추세에 있다.

 C형간염바이러스(HCV)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한 검사는 혈청 항체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측정하거나, 분자생물학적 방법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임상에서는 주로 혈청 항체를 이용하여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대한간학회에 의하면 현재 국내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은 0.4~2.1%이다.

 C형간염은 B형간염보다 만성화 경향이 높아 급성 환자의 55~90%가 만성화로 진행하며, 이들 환자중 5~20%가 20~25년에 걸쳐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환자중 연간 1~5%에서 간세포암이 발생한다.

 C형간염의 경우 서구와 유사하게 유전자형이 혼재되어 있으며 한국인에 있어 특징적인 유병특성은 없다. 다만 서구와 달리 마약, 동성애라는 위험인자가 없이도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HCV의 전파경로는 B형간염과 유사하여 수혈이 감염의 주요 원인이며, 바이러스 돌연변이 등 유전적 다양성을 특징으로 한다.

 HCV는 세계적으로 크게 6개의 유전자형군으로 분류된다. 국내의 경우 서구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1형(1b,45~59%)과 2형(2a,26~51%)이 흔히 관찰된다.

이중 유전자 1형은 심각한 형으로 분류되며 치료기간 및 투약용량이 다른 유전자형과 다르다. 그렇기에 치료시에는 유전자 1형과 비1형(nontype I)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 간질환으로의 진행기간이 10년 정도 단축되게 되는데, 알코올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C형간염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CHC 환자가 하루 50g 이상 알코올 섭취시 섬유화 진행이 34% 이상 증가되며(Lancet 1997;349:825), 여성의 경우 동량을 섭취한 남성 환자에 비해 간경변증 위험이 더 높다(Gut 1999;44:874).

 CHC 치료의 근본적인 목표는 HCV의 완전한 제거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치료대상 환자는 혈청 HCV RNA 양성인 18세 이상 환자로서, 혈중 ALT가 정상 상한치보다 높거나, 간 생검에서 2단계 이상의 섬유화를 보이는 경우이며,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도 치료의 대상이 된다.

 C형간염 치료제는 인터페론, 페그인터페론 제제가 유일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투여가 C형간염의 표준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페그인터페론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는 기존의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합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치료시에는 부작용에 대한 주의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리바비린 병합 요법의 부작용 및 빈도는 인터페론·리바비린 병합요법과 비슷하다. 치료 환자의 75%가 부작용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감기양 증상, 위장관 및 신경정신학적 증상 등이 인터페론의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연구팀은 이에 더해 한국 최초의 인터페론에 의한 폐독성 사례를 보고하기도 했다(Korean J Hepatol 2007;13:103).

 C형간염 치료에 사용되는 리바비린은 신장 청소율이 50mL/min 이하인 신부전 환자에는 사용이 금지된다.

 약물이 제거되지 않고 축적되면 용혈성 빈혈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인터페론 또는 페그인터페론 단독요법을 이용한다.

 최근 국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환자 증가 추세에 맞춰 대한간학회는 만성 B형간염뿐 아니라 C형간염에서도 HIV와의 중복감염에 대한 치료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HCV 역시 HIV와 중복 감염될 빈도가 높기에 HIV 감염자는 반드시 중복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중복감염시에는 간질환의 진행 경과가 더 빠르고, 간경변 위험도 2배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HCV 감염은 HIV 감염 환자의 고효능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HAART)의 순응도와 치료반응에 나쁜 영향을 준다.

이들 환자에서도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합요법이 CHC에 대한 최적의 치료법으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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