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적극 조절·TG·HDL-C 추가관리 돼야


 현재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지질치료 전략은 LDL 콜레스테롤(LDL-C)의 저하가 가장 우선적인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

LDL-C은 이미 심혈관질환의 명확한 독립적 위험인자임이 확인됐으며, 일·이차예방과 관련한 다수의 대규모 임상연구에서도 LDL-C 저하를 통한 예방효과가 입증돼 왔다.

 대표적 지질저하제 스타틴 연구와 관련 "HPS", "PROVE-IT", "TNT" 등은 LDL-C 100mg/dL 미만 달성시 심혈관질환 예방의 유의한 혜택을 보고한 바 있다.

특히 "REVERSAL"나 "ASTEROID" 연구는 스타틴 고용량 집중요법을 통해 LDL-C을 보다 적극적으로 낮출 경우 심혈관 질환의 기저상태인 동맥경화 진행의 지연도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대부분의 국제적 가이드라인이 100mg/dL 미만으로 LDL-C 목표치를 잡고 있다. 미국 지질가이드라인 격인 NCEP-ATPIII와 유럽 가이드라인은 한발 더 나아가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나 이에 준하는 초고위험군에서 70mg/dL까지의 조절도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LDL-C 단독조절 한계

 스타틴 요법의 확대로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서구 선진국에서는 허혈성심혈관질환 사망자 수가 다소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미한 동향일 뿐 여전히 대부분의 심혈관질환이 예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스타틴 요법이 조기에 시작은 물론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과, LDL-C 이외에 여타 위험인자의 개입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연세대 노화과학연구소의 조홍근 교수에 따르면, 스타틴 임상시험에 포함된 약 7만명의 환자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해당 약물로 콜레스테롤을 낮춘 그룹 가운데 30% 만이 궁극적인 임상결과를 예방할 수 있었다.

 나머지 70%는 스타틴 복용에도 불구하고 위약군과 대등한 심장질환의 재발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결국, 고혈압·고혈당·비만·흡연과 함께 이상지혈증을 구성하는 중성지방·HDL 콜레스테롤(HDL-C) 등의 여타 위험인자들이 LDL-C 저하의 질환예방 효과를 떨어뜨리는데 기여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중성지방과 HDL-C

 2004년 발표된 "INTERHEART" 연구는 1만5000명이라는 대규모 심장질환 환자와 이에 상응하는 정상인을 대상으로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포지단백(Apo-B/Apo-A1 비율)·흡연·심리적 스트레스·복부비만·고혈압·고혈당(이상 양성 위험인자)과 함께 규칙적 운동·고섬유 및 과일 식이·적당한 음주(음성 위험인자) 등을 꼽았다.

 조홍근 교수는 이 가운데 "Apo-B/Apo-A1 비율"에 주목한다. "Apo-B/Apo-A1 비율의 증가는 중성지방이 높고 HDL-C이 낮은 이상지혈증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기여위험도가 49.8%인 만큼, 이상지혈증을 잘 관리하면 심혈관질환의 2분의 1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질이상과 관련 높은 LDL-C이 심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이지만, 중성지방과 HDL-C 또한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보라매병원 내과 김상현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Framingham" 연구결과 중성지방 수치가 상승하면 이에 비례해 관상동맥질환 사망률도 증가하는 연관성을 보였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APSCS" 연구에서도 중성지방이 심혈관질환 및 관상동맥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이 보고됐다.

 "Framingham" 연구에서는 또한 HDL-C이 높을수록 남·여에 관계 없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낮게 나타났다. LDL-C이 낮은 그룹에서도 HDL-C이 높을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이 저HDL-C 군과 비교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HDL-C이 LDL-C와는 별도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연세대 보건대학원의 지선하 교수는 지난해 "한국인에서 HDL-C 수치와 심혈관질환 위험도의 상관관계"에 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10만명이 넘는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13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HDL-C 수치가 낮아질수록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 위험도는 높아졌다.

 HDL-C 40mg/dL 미만에 비해 60mg/dL 이상의 위험도가 24% 낮게 나타난 것. HDL-C 50mg/dL 이상부터는 허혈성심질환의 발생이 유의하게 감소된다는 설명이다.

 중성지방은 100mg/dL 미만과 비교해 150mg/dL 이상일때 허혈성심질환 발생이 23% 증가했으며, 250mg/dL이 넘을 경우 약 50%의 추가 위험도를 보였다.

지 교수는 "이번 결과가 총콜레스테롤이 높은 고위험 집단을 대상으로 한 제한점이 있다"며 "한국인의 HDL-C이나 중성지방에 대한 정확한 역학연구를 위해 보다 대규모 일반 인구집단을 장기추적하는 연구가 필요다"고 전했다.

중성지방 높고 HDL-C 낮아

 미국과 유럽 등의 지질관리 가이드라인은 우선적으로 LDL-C을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하지만 이상지혈증을 구성하는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HDL-C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관리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이상지혈증 환자의 관리에도 적극 적용돼야 하는 사안이다.

 우리나라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 30세 이상 성인의 저HDL콜레스테롤혈증(40mg/dL 미만)과 고중성지방혈증(200mg/dL 이상) 유병률이 각각 36.7%와 17.0%로 고LDL콜레스테롤혈증(160mg/dL 이상, 8.3%)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경우 1998년(22.2%)과 2001년(29.1%)에 이어 지속적으로 급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그림-출처: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인에서 서양과 비교해 LDL-C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중성지방은 높고 HDL-C이 낮은 전형적인 죽상동맥경화 호발성 이상지혈증의 특성이 발견된다고 지적한다. 죽상동맥경화는 심혈관질환의 기저상태로 알려져 있다.

 조홍근 교수는 한국인의 중성지방과 HDL-C 수치가 서양은 물론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태지역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한국인 역시 이같은 유병특성을 고려해 LDL-C과 함께 이상지혈증을 구성하는 여타 위험인자에 대한 부가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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