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양성"·"유휴인력 활용" 맞서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간호사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7만5000명에 달하는 "장롱면허" 간호사들이 그 해법이 될지를 놓고 간호계와 병원계의 격론이 펼쳐졌다.

 지난 17일 대한간호협회 주최로 열린 "유휴간호사 취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유휴간호사인력개발특별위윈회 성영희 위원장은 "사실상 유휴간호사들이 취업을 하고 싶어도 고연령 간호사를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고학력 여성인 간호사 인력을 사장하는 것은 국가·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며 간호사 인력난을 해소하고 향후 적정 간호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입학 정원을 늘리기에 앞서 준비된 인력인 유휴 간호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성 위원장은 지난해 9~12월 각 시도 간호사회 및 병원간호사회에서 진행된 유휴간호사 재교육 을 받은 간호사들의 절반은 취업이 이뤄졌으며 상당수가 취업 대기 중에 있다며 "유휴간호사 재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면 중소병원 간호사 인력난 해소에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휴간호사 재교육 프로그램의 정착을 위해 ▲유휴간호사 활용 시스템 및 유휴 간호사 DB 구축 ▲유휴간호사 재취업센터 개설 지원 ▲중소병원 근로환경 개선 ▲유휴간호사 재취업을 위한 제도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 참석한 대한중소병원협의회 조남열 섭외홍보이사(고창병원 이사장)는 간호협회의 유휴간호사 재취업 교육의 취지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장롱면허" 간호사 활용이 간호인력난을 해소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반문했다.

 조남열 이사장는 "유휴간호사들이 재교육을 통해 병원에 취업을 한다하더라도 나이 어린 간호사를 상사로 모셔야하는데 이는 한국적 조직 문화로 볼 때 수용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근무환경 개선에 앞서 육아문제 등 사회적 차원의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간호사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신규간호인력을 양성하고 단기적으로는 "외국 간호인력 이민정책", "유휴간호인력 교육" 등의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며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병원에 한해 일정 범위 내에서 간호조무사 인력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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