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보건의료 이슈 없이 정쟁으로 점철된 복지부 국감
굵직한 보건의료 이슈 없이 정쟁으로 점철된 복지부 국감
  • 신형주 기자
  • 승인 2019.10.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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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의사 면허박탈과 의사인력 부족문제 해법 모색
박능후 장관, 의대 정원 확대 및 수술실 CCTV 설치, 문케어 소신발언 주목받아
조국 장관과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의혹 여야 의원들 설전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굵직한 보건의료 이슈 선점 없이 정쟁으로 점철된 감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일과 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다른 상임위원회 달리 정치적 투쟁보다는 소관 분야 정책 질의에 충실한 위원회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 복지부 감사는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자녀 복지부 장관상 수상 및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 포스터 저자 의혹 제기로 여야 간 설전의 장이 됐다.

그나마 성범죄 의사에 대한 면허 박탈 방안과 의사인력 부족 현상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질의가 많이 이뤄진 것은 정책 국감이라는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박능후 장관, 의대정원 확대 등 소신 발언 눈길

특히,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3번의 국정감사 경험을 통한 소신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박 장관은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야당의 문재인케어 지적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복지부 국감 첫날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고,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범죄 및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 취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의사 면허관리에 대한 복지부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최근 5년간 매년 1명 씩 진료 중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이 적발돼 법원으로부터 준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며, 그러나 이들 모두 의료면허는 그대로 소지하고 있어 자격정지 기간 최대 1년이 지나면 다시 의사로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성범죄 의료인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면 의료인 면허 박탈 등 관계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성범죄 및 횡령 등 형사사범을 저지른 의사 면허 취소 후 재교부 관련해 의료계와 상의해 엄격하게 만들어 만들어보겠다고 답변했다.

복지위 위원들은 의사인력 부족을 극복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지난 12년간 의사 인력 정원이 동결돼 있다며, 복지부가 속전속결로 과감하게 의사 정원을 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의사 증원에 대해 반대하는 단체는 대한의사협회 뿐이지만, 전문가들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의사 증원은 복지부 장관의 의지가 중요하다. 의사인력 증원을 위해 장관으로서 무엇을 했나? 의협이 무섭나?"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복지부가 의사정원이 부족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지난 10년간 교육부에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어떠한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복지부의 소극적 행태를 질타했다.

윤 의원은 "복지부는 2030년까지 76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교육부에 의대정원 증원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보건의료인력 수급을 책임지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지역별, 전문과목별로 의사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며,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대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 의료인력의 입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 첫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황교안 자녀 문제 국감에 등장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여당과 야당 간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사항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자녀 문제로 날카로운 신경전도 벌어졌다.

먼저 공격에 나선 측은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었다.

김승희 의원은 조국 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딸의 진단서 발급 제출과 관련해 청문위원들을 기만했다며, 정식 진단서가 아닌 딸의 SNS에 올라온 글로 대신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한국당의 조국 장관 의혹 제기에 대해 민주당이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2001년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아들과 딸이 복지부 장관상 수상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기 의원은 "2001년 복지부 장관 상 수상자 3237명 중 중고등학생은 23명이 수상했다"며 "23명 중 2명이 야당 대표의 아들과 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과 딸의 공적조서가 거의 동일하며, 헌혈도 기록돼 있다"며 "3개월 간 운영된 뒤 폐쇄된 동일 기관에서 야당 대표의 딸과 아들이 추천을 받아 장관 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있다"고 했다.

여야 간 조국 장관과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의혹은 4일 국감에서도 재연됐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병원 장영표 교수의 논문 취소와 관련해 서울대병원 서정욱 교수(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가 참고인으로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자유한국당 유재중 의원은 서정욱 교수에게 조민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장영표 교수의 논문의 적절성과 장 교수가 병리학회에 제출한 소명서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서정욱 교수는 "7년간 진행된 연구에 14일간 참여한 조민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실적을 거두기에는 불가능하다"며 "고등학생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또 "장영표 교수가 병리학회에 제출한 소명서에도 조민 씨가 제1저자로서의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며 "조민 씨가 성실하게 일했다는 것은 거짓은 아닐 것이다. 단지, 본인이 연구에 대해 무지해 잘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당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 포스터 저자 등재로 반격했다.

기 의원은 "서정욱 교수는 지인의 부탁으로 고등학생에게 실험실을 빌려줄 수 있나?"라고 질의했다.

서 교수는 "고등학생이 그런 요청을 한다면 실험실을 개방할 수 있다"며 "주변에서도 자기 실험실을 빌려주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 아들의 포스터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만약 고등학생이 어떤 목적의 연구를하고, 어떤 내용으로 연구를 하겠다고 실험실을 빌려 쓰고, 논문에 이름을 올린다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교수가 모든 연구를 진행하고, 고등학생이 이름만 올린다면 제1저자의 자격은 없다"고 강조했다.

즉, 고등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연구 시작단계부터 참여해 연구 목적을 충분히 알고, 연구내용에 대해 확실하게 숙지하고 있다면 제1저자로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복지부 국감의 정쟁은 김승희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 초기 치매증세 발언으로 정점을 찍었다.

김승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개인 기록관 건립과 관련해 건망증은 치매 초기증세와 유사해 박능후 장관이 문 대통령 기억력을 챙겨야 한다고 발언해 국정감사가 잠시 파행됐다.

김 의원은 "치매와 건망증을 다르지만 건망증은 치매 초기증상과 유사하다"며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나랏돈을 들여 전용 기록관을 건립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냈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8월 29일 본인 직접 국무회의에서 전용기록관 건립에 대해 심의, 의결했다. 그자리에 복지부 장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박 장관은 대통령 주치의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기억력도 챙겨야 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승희 의원의 발언은 대통령이 치매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노골적인 대통령 폄훼 발언"이라며 "국감장에서 대통령이 치매를 유추할 수 있는 인신공격이다.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의 지적에 대해 김 의원은 "도둑이 제발 저리는 것 아니냐?"며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김승희 의원의 사과 거부에 대해 복지위 여당 위원들은 김 의원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야당 의원들은 김승희 의원을 옹호하면서 국감장이 고성으로 얼룩졌다.

한편,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박능후 장관의 소신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국감까지 3번의 국감을 경험하면서 박 장관은 여유로운 분위기와 복지위 위원들의 지적에 대해 할말은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의료계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문재인케어 실패론에 대해서 분명하게 반박했다.

복지부, 수술실 CCTV 설치에는 신중

하지만,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장관은 의사인력 확충을 위해 "학부생 수와 전공의 수가 거의 같은 상황으로 의대 학생 수를 늘리지 않는 상황에서 전공의를 늘릴 수 없다"며 "각 대학병원이 전공의를 더 채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 정원을 늘려 전공의 및 일반의로 갈 수 있는 수를 늘려야 한다"고 의대 정원 증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박 장관은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과 김명연 의원이 제기한 문재인케어 실패론에 대해 반박했다.

박 장관은 "민간보험 비급여가 증가하고 있다지만,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비급여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국가의 법정준비금 비율을 14~15%까지 상향할 방침으로 건강보험 중장기 재정 전망은 더 좋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김순례 의원이 의사의 진료행위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수술실 CCTV 설치 의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장관은 "성범죄 의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6건 발의돼 있으며, 정부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수술실 CCTV 설치는 논란이 많아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박 장관은 "현재 경기도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기도의 사업 결과와 사회적 반응을 살펴 실효성 여부를 분석해 차차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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