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트집으로 볼모잡힌 건강권
[오피니언] 트집으로 볼모잡힌 건강권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9.09.19 08: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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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호서대 교수, 법학박사
호서대
▲호서대 법학과 김종호 교수

국민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이자 대전제는 다름 아닌 건강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건강권은 의료인에 의해 신속하고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의료인의 지위를 포함한 의료보건 제도는 한 시대와 국가·사회공동체의 이념 및 윤리와 조화되는 가운데 형성·발전되어야 할 성격을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보건 제도의 구체적 형성과 변경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입법부가 그 시대의 구체적인 사회적 여건과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해 민주적인 방법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조정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국가에서는 국가생활의 모든 분야에 걸쳐 공동생활에 필요한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기본방침의 결정은 원칙적으로 입법권의 권능에 속한다.

"현재 간호조무사 모습은 보건의료환경 왜곡 우려 있어"

현재 간호조무사의 법정단체 설립이 논란이다. 의료보조 인력으로서의 본연의 임무와 책임을 뒤로 하고 계량화된 머리 수만 가지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간호조무사들의 모습은 보건의료 환경의 왜곡을 초래하게 될 우려가 크다.

개혁하고자 하는 필요성이 모든 개혁의 방법을 정당화해 줄 수는 없다. 면허가 아닌 자격으로 규정된 간호조무사 단체의 중앙회 설립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법안은 특정 직역의 이해만 대변하는 졸속 안이다.

개혁의 구체적 내용은 그 필요성 만큼이나 타당성과 적정성을 바탕으로 하는 제도여야만 지지를 얻는다. 면허권자가 아닌 직역의 사람들에 의해 보건의료 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환자와 국민을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될 일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이며 구체적 수학 및 실습 등 법정요건을 충족시키고 엄격한 국가공인시험을 거쳐서 획득한 의료인의 면허와 특성화고 졸업의 학력 혹은 단기간의 학원강의 수강 등을 통해 얻은 자격을 구별하지 않고 의료인 수준의 대우를 하는 처사는 결코 허용될 수 없다. 우리나라 법질서 내에서 '면허와 자격' 체계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헌법의 법률유보에 있어 가장 핵심 기준은 본질성을 유지한 것인지의 판단이다. 의회가 입법해야 하는 본질적인 요소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무한정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전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이 간호조무사와 같은 특정 직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일은 법률유보를 넘은 것이고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의료인은 그 자체가 헌법적 의미를 갖는 존재이다.

왜냐하면 헌법상의 건강권이 헌법의 이상대로 실현되기 위한 가장 전제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의료인의 지위는 의회의 입법사항으로 헌법이 유보한 것이다.

국민건강 보호의 중요성에 비추어 의료보건에 관한 기본정책 사항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직접 입법절차를 거쳐 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률로 규정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권이 이익단체나 외부세력에 의하여 자의적으로 무시되거나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데 의료법의 존재 의의가 있다.

의료인의 법률상 대우를 결정할 때 기준인 '자격, 경력, 직무의 곤란성, 책임의 정도'에는 당연히 '교육, 연구, 임상경력의 유무나 정도가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자격 및 경력,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의료인과 비의료인은 달리 대우 받아야 한다.

"간호조무사회 법정단체 불인정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도 않아"

간호조무사회의 법정단체 불인정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도 않는다. 비의료인인 그들을 법정단체에서 배제하는데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있다.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침해의 최소성도 담보돼 있다.

특히 법익의 균형성을 통해 차이에 따른 대우를 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간호조무사들의 상대적 박탈감 및 사기저하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법률주의는 국민건강권의 내용인 동시에 의료정책의 한 부분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고려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적이고 제도보장적인 권리로도 설명돼야 하는 것이다.

직무의 고유한 특성을 무시하고 획일화 해버린 평등은 국민건강권의 질적 저하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나타날 것이다. 간호조무사들에게 보건의료정책 참여를 허용할 것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국회 표결절차에서 단순한 숫자상의 경쟁을 강요하는 것은 자칫 의료인들의 서비스 질을 무시하여 의료현장을 형해화 할 위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진료와 치료를 수행해야 하는 의료인들 간의 경쟁으로 인한 소외나 위화감 조성 등의 부정적 영향을 증폭시킬 수 있다.

※메디칼업저버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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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미 2019-09-19 09:10:09
떼법이 정의처럼 되어버린 이 시대에 교수님 말씀이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자격 및 경력,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의료인과 비의료인은 달리 대우 받아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무시되고 있는 현실이 정말 참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