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보며 환자 만나는 일상 펼쳐진다

 정보통신기술과 보건의료기술을 연결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예방·진단·치료·사후관리 등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U-Healthcare. 유무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환자·의료기관·정부기관·산업체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 환자가 병원안에서 뿐만 아니라 병원밖에서도 실시간으로 원격자의 진단·치료·상담·예약까지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특히 인구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의료비용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또 의료산업화를 태동시키고 국가·지역을 뛰어넘는 의료기관간의 차별화와 경쟁 상황에서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의료정보화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음에도 현재 의료정보보호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에 있는 등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태. 의료계 내부에서도 사생활 침해 가능성으로 반대하고 있는 목소리가 많으며, 의료정보화의 가치가 보편성과 투명성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병원들의 능동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는 GE 등 대기업들이나 병원간 정보공유 불허를 외쳤던 일본은 최근 의료정보화의 성장성을 예측하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시작했던 사업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따라서 의료정보 활성화를 주창하는 의학자들은 의료법 개정 등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의료산업 선진화를 위해 "통제위주의 의료시스템"을 자율·경쟁적으로 바꿔 2008년을 의료정보화 도약의 원년으로 삼자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지난해 u-Health산업활성화포럼(의장 성상철)이 창립, 아시아 의료허브 국가로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국내·외 표준화 추진 및 서비스 확산과 의료법 개정 등 시장 환경조성 및 산업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포럼엔 보건복지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건설기술평가원, 대우일렉트로닉스, KT, 고려대병원, 부산대병원, 서울대, 아주대 등 정부와 산·학·연이 모두 참여, 기술표준, 정책제도, 시장서비스, 정보보호의 4개 분과를 두고 법·제도적 문제해결, 표준화사업 등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또 U-Healthcare 적용 도시의 시범사업, 실시간으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하는 의료기기, 로봇을 이용한 환자 안내, 얼굴 인식 기능을 이용한 정보서비스, 국경을 초월한 전자건강 보험카드(eEHIC) 등 U-Healthcare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들이 개발중이거나 활용되고 있다.

 본지는 고급의료서비스 선호·의료비용증가·의료수익감소·경쟁가속화 등의 환경속에서 의료서비스 관련 프로세스의 재창출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한의료정보학회와 공동으로 신년특집을 통해 "U-Healthcare에 대한 관련 부처의 시각과 업계의 개발현황"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0년쯤 후엔 외래 없을 수도"


김 석 화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전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


 지난해 대한의료정보학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번 바뀌는 동안 우리나라 의료정보의 발전을 위한 학회의 헌신은 눈물겨웠다. 예산부족은 차치하더라도 의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빠른 기술의 발전 속도는 많은 보건의료인이 계속 머무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김석화 전대한의료정보학회이사장(서울의대 성형외과)은 이같은 어려운 환경속에서 이 분야 선구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의료정보화를 이끌었고 앞으로도 리더국가가 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의 의료정보화는 OCS에서 시작, PACS를 넘어 현재 EHR까지 왔습니다. 보완하고 추가하는 작업을 마치게 되면 아마 20년 후엔 병원 외래가 없어지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전이사장은 의료정보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 EHR도 환자 진료, 의무기록 관리, 물류 전산화 등에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시작단계로 집으로 표현하면 기둥만 세운 것과 같다며, 집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놀랄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의료정보는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해 존재해야 하며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같이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면 맞춤의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대한의료정보학회는

 전문과목을 전공하는 대부분의 의학관련 학회와는 달리 1987년 정보화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하여 의학계와 산업계 인사들이 함께 창립했다. 의료분야를 대상으로 의학, 한의학, 치과학, 간호학, 약학, 컴퓨터공학, 산업공학, 경영정보학, 물리학 등 다양한 전문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창립 10년만에 medinfo 1998(제9차 세계보건의료정보학술대회)를 유치했고, 올해는 EHR포럼을 개최하는 등 역사는 짧지만 세계적으로 굵직한 행사를 주관하며, 의료정보의 리더 국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이갑노 회장(고려의대)·김석화 이사장(서울의대)체제에서 올해부터 김성권 회장(서울의대), 장병철 이사장(연세의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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