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요인 고위험군 핵심인자로 명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조기 진단해내는 것이 중요

가족성 이상지혈증과 관상동맥질환

 미국심장협회(AHA)는 지난 3월 "소아·청소년기 고위험도 지질이상의 약물요법"에 관한 권고성명을 발표, 고위험도의 특정기준을 만족시키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아에게 약물요법의 고려와 함께 스타틴을 일차선택제로 권고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본지 2007년 4월 2일자 21면>

 가족성 이상지혈증(Familial Dyslipidemia, FD)은 비만 등 관련 위험인자가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 가족의 유전적 형태에 따라 지질수치가 급격한 이상을 보인다. 이 경우 생활요법을 시도해도 수치가 조절되지 않아 별다른 치료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AHA의 권고는 지난 10여년간 보고된 소아·청소년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지질저하제 효과에 관한 연구결과에 기반한 것으로, 임상현장에서 생활요법에 실패한 고위험도 환아에게 우선적으로 스타틴을 투여해 볼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것이다.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CVD 고위험군의 심각성을 학계가 인정함과 동시에 약물요법을 공식권고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유럽 가이드라인도 가족성 또는 유전적 요인을 CVD 전체 위험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인자로 명시했다. 조기 동맥경화성 CVD가 발생했거나 특별히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의 가족과 친척을 예방전략의 우선 고려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또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가족성 복합 고지혈증(Familial Combined Hyperlipidemia, FCH)·가족성 HDL결핍증후군(Familial High-density Lipoprotein Deficiency Syndrome) 등의 별도섹션을 마련해 CVD 예방전략을 제시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

 유병률이 500분의 1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염색체성 우성유전장애로 알려진 FH는 LDL 수용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이다. 가이드라인은 FH 환자의 관상동맥심질환 위험이 높은 만큼, 젊은 연령대에서부터 공격적인 스타틴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생활요법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FH를 조기에 진단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이드라인은 표현형(phenotype)과 유전자형(genotypic) 진단을 모두 요구했다.

FCH와 가족성 HDL결핍증후군

 FCH는 FH보다 다원발생적이고 여러 인자들이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유병률도 100분의 1로 추정된다. 역시 관상동맥심질환 발생위험이 높아 지질저하와 생활요법이 함께 권고됐다.

 가족성 HDL결핍증후군의 경우, HDL 콜레스테롤 증가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할 적합한 약물이 없다며 다른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를 권장했다.

여성 CVD 예방

 유럽 가이드라인 역시 CVD로 사망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여성의 CVD 발생빈도는, 특히 고연령대에서 증가해 왔다. 반면, 남성의 CVD 사망률 감소세는 여성을 앞서고 있다.

 여성의 CVD 유병률 및 사망률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그만큼 관심도와 예방노력이 떨어짐을 반증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이 제시한 여성 CVD 위험도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노령 여성에서 수축기 고혈압이 더 자주 발생한다.

경구용 피임약 복용은 흡연과 관계된 CVD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10년 정도 늦은 60세 연령대에서 총 콜레스테롤이 최고 수치를 나타낸다.

당뇨병은 여성에서 치명적인 CVD 위험도를 더 높인다. 중년 또는 노령 여성에서 비만이 더 많이 발생한다.

 특히, CVD 예방요법에 대한 남녀의 반응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아스피린은 여성에서 뇌졸중 위험은 감소시키나 급성 심근경색에서는 아직 효과가 명확치 않다.

또한 가이드라인은 CVD 병력이 없는 여성에서 지질저하 요법이 전체 또는 관상동맥심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반면 여성 CVD 환자에서는 고지혈증 치료가 관상동맥심질환과 이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혈관재형성술 위험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신장장애와 CVD 예방

 신장장애가 CVD 발병 및 사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가드라인에 따르면, 미세알부민뇨가 발생하는 단계에서부터 이미 CVD 위험도가 증가한다.

위험도는 신장기능이 감퇴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말기신장질환(ESRD)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위험도가 20~30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장장애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여타 위험인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CVD 위험도를 가중시킨다.

 신장장애의 단계는 추정사구체여과율(eGFR)과 미세단백뇨(30~300mg/24h) 또는 단백뇨(300mg/24h 초과)를 통해 구분된다.

eGFR 60mL/min 수치는 유의한 CVD 위험도 상승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eGFR 감소와 동반되는 미세단백뇨는 추가적인 영향을 야기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신장장애 환자의 경우 초기에 CVD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

항혈압·지질·혈당 이외의 약물요법

 - 항혈소판 요법: 가이드라인은 (당뇨병을 포함해)CVD가 확립된 모든 환자에게 금기가 없는 한 장기간의 아스피린 저용량(70~150mg) 요법을 권고했다.

 무증상 기저질환 환자에게는 10년내 CVD 사망위험이 급격히 증가(10% 초과)하고 혈압이 조절되는 경우에 한해 아스피린이 사용돼야 한다는 견해다.

 클로피도그렐은 아스피린 금기시 대체요법으로, 그리고 9~12개월 동안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아스피린에 더해 처방할 것을 권장했다.

 한편, 만성 안정형 동맥경화성질환 환자에게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이중요법이 일반적으로는 권고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 베타차단제: 항고혈압 목적(당뇨병 환자에서는 여타 항고혈압제 고려)과 함께 심근경색 후(당뇨병 포함), 만성심부전, 협심증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 ACE억제제: 항고혈압 목적과 함께 심부전 또는 좌심실기능장애, 당뇨병(혈압 목표치 달성 또는 당뇨병성 신증 위험감소를 위해) 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ACE억제제 적응증이 있으나 금기로 인해 사용이 힘든 경우에는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s)가 권고됐다.

 - 칼슘길항제: 항고혈압 목적과 함께 베타차단제 금기의 경우 심근경색 후 환자에게 예방요법으로 이름을 올렸다.
 - 항응고제: 혈전색전증 병력, 좌심실 혈전증, 지속적 또는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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