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의료 수준 세계화 가시권

 "대한순환기학회 50주년사(1957~2007)"의 내용을 토대로 학회가 태동기·정착기·발전기·도약기·2001년 이후를 거쳐 기여해 온 우리나라 순환기학의 기초 및 임상의학 발전사를 살펴 본다.

 ▲태동기: 한국 순환기학의 선진화는 6·25전쟁을 통한 군진의학의 도입과 우방 외국의 원조에 다른 서구의학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군진의학 분야에서 여러 항생제, 신경안정제, 구충제, 소화기질환 치료제, 항결핵제, 이뇨제 등새로운 약제를 사용할 수 있었던 임상경험은 국내 임상의학 초기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1950년대 중·후반에는 심장질환 진단에 심도자 기법이 도입돼 우리나라에서 선천성 심장병의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정착기: 1960~1970년대 수도육군병원을 주축으로 하는 군진의학 분야는 순환기학의 임상적 및 학술적 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하면서 정착기를 이끌었다. 1960년대 수도육군병원은 대부분의 대학병원보다 앞선 심혈관질환 진단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심전도, 심탄도도, 방향량 심전도, 심도자 검사 등을 시행하면서 군의관들에게 학문적 갈증의 해소와 자극제 역할을 했다. 한국전쟁 전후에 미국에 유학했던 여러 학자들도 1960년대 귀국해 선진 심장학을 국내에 정착시키는데 초석을 다졌다.

 ▲발전기: 1980년대는 세계적인 기초 및 임상심장학의 성과들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경험하게 된다. 이면성 심초음파기법·도플러 심초음파 기법·2-계단 운동부하검사를 통한 운동부하심전도 등 새로운 심장검사법이 도입됐다.
 관상동맥조영술을 포함한 각종 침습적 진단기법이 보급되면서 치료분야에서도 침습적 기법이 도입 및 보편화된 것도 성과다. 이 시기 약물요법은 아스피린의 유용성이 임상시험을 통해 알려지면서 예방목적의 투여가 보편화 됐으며, 고혈압의 경우 지속형 강압제의 개발에 따라 1일 1회 복용으로 환자의 순응도가 높아져 더욱 효과적인 강압치료가 가능해 졌다.

 ▲도약기: 1990년대에는 각종 순환기 술기의 보급에 따른 임상활동이 크게 활성화 되고 발전된 시기다. 승모판협착증의 치료에서 경피적승모판성형술이 본격적으로 시행, 보편화 되어 개흉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혜택이 제공됐다.
 임상연구의 급증으로 중재적 심장학분야가 도약기를 맞아 관상동맥질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대동맥 이식 스텐트·경동맥 스텐트·장골동맥 스텐트 삽입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말초동맥혈관에 대한 중재적 시술의 장도 열렸다.

 ▲2001년 이후: 현재 우리나라 순환기 임상분야는 내과계열에서 선진국에 가장 근접한 수준(94점)에 올라 있고, 외과 분야에서는 흉부외과가 선진국 수준에 가장 접근(96)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의료기술 시술수준조사, 대한의학회, 2005년 3월). 순환기분야의 임상적 기술수준이 임상의학 분야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재시술분야는 약물용출성스텐트의 등장으로 관상동맥시술이 급증했고, 이전에 관상동맥우회술이 불가피했던 복합병변·다혈관질환·미만성 협착질환·분지부병변 및 좌주간지병변에 스텐트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심초음파 분야는 조직 도플러·실시간 3차원 심초음파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 왔다. 이외에도 부정맥·고혈압·지질·동맥경화·흉부외과학·소아심장학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이며 우리나라 순환기학의 세계화가 가시권대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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