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순환기학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본지는 창립 반세기를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학회 50주년 준비위원회(위원장 최윤식)와 공동으로 "대한순환기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특집호"를 진행합니다. 이번 특집에서는 50여년간의 대한순환기학회 역사와 국내 순환기질환 분야 치료의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물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이 분야의 선두에 서서 교육·연구·진료에 여념이 없으신 50분의 전문의를 초청, 최근 업그레이드된 이 분야 의학정보와 치료법을 제공하여 개원의 선생님들이 양질의 진료를 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10월 세차례의 기념특집과 연말까지 계속되는 대한민국 최고의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전하는 "개원의를 위한 지상연수강좌"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세계인 심장 박동에 청진기 들이대다


새로운 반세기 "대한심장학회"로 새출발"

최 윤 식 50주년기념행사 준비위원장


 "대한순환기학회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나 의학적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시기에 학회가 태동하는데 헌신한 선배분들에게 새삼 머리가 숙여집니다. 올해는 창립 반세기를 되돌아보고 학회 100년을 향해 새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학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장인 최윤식 교수(서울의대)는 올해는 "순환기" 간판을 내리고 "심장"으로 새출발하는 의미깊은 해로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당부하며 말문을 열었다.

 학회는 50년의 역사가 흘렀지만 여전히 순환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국민이 많아, 쉽게 접할 수 있고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심장"을 학회 명칭에 넣기로 한 것.

 따라서 올해는 순환기학회 50년을 접고 "대한심장학회"로 새출발하는 첫 해가 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3년전 구성된 준비위는 다양한 기념 행사를 마련하고 "학회 50년사"를 발간했다. 특히 매년 개최되는 추계학술대회도 올해는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키로 하고 준비위가 일정·장소 등 기본 사항을 마련한 대신 학회(이사장 김재형)는 지금까지와 같이 학술대회의 모든 세부사항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다.
 준비위는 기념식, 연구·사진전시회, 음악회와 같은 행사 준비팀과 50년사 편찬위원회 등 두파트로 나누어 활동해 왔다. 학술대회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기념행사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 그 서막은 학술대회에 앞서 10일 열리는 50년사 출판기념회.

 최 위원장은 "50년사"를 발간하면서 우리나라 순환기의 역사를 알게 됐고 앞으로 100년 200년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자문해 보는 계기도 됐다고 밝혔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망각되고 잘못 기록된 역사는 틀린 역사를 전하게 된다는 것. 때문에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사료들을 찾아 정리에 나섰다. 다만 초창기의 문서나 사진이 남아있지 않아 정리에 애로가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또 "누가 처음으로 했느냐"하는 것보다도 의학의 역사적 흐름에 관심을 갖고 정리했다고.

 최위원장은 "학회 초창기에는 대학병원도 재정이 열악해 순환기 전문의들이 사비를 털어 심전도기계 등을 도입, 발전의 토대가 됐다"며, 전국민 의료보험이 되기 전까지는 의사도 힘들었지만 열악한 경제력으로 국민들은 더욱 힘든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학회는 순환기, 심장학을 발전시키고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더 좋은 진료를 받고 나아가 궁극적 목표인 심장병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원가에서 좋은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삼아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후학들에게 화려하고 유혹스런 정치적 색깔에 물들지 말고 새로운 50년, 100년을 향해 순수한 열정을 발산시켜 줄 것을 강조했다.

 대한순환기학회 창립 기념 행사는 10일 "50년사" 기념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다양하고 의미있게 열린다.

손종관 기자 jkson@kimsonline.co.kr
사진·김형석 기자 hskim@kimsonline.co.kr



태동기 1957~1960년


1957년 공식 출범

 1945년 8월 15일 해방으로 한국인 의사단체를 결성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이 해 12월 23일 조선내과학회가 발족한다. 이에 앞서 1945년 11월 24일 경성의학전문학교 병원 이돈희 교수가 순환기학 전공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순환기학을 전공하는 전문과를 개국했다.<사진-제 1회 E.C.G 강습회. 1957년.>

 국내에서 순환기학의 효시가 언제인가하는 것은 순환기학이라는 임상 활동과 학문 연구를 처음 시작한 순환기학의 시작과 순환기학 전공 의사들의 모임인 대한순환기학회의 창립, 즉 학회의 시작을 분리하여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1945년 11월 24일 경성제국대학에서 순환기분야를 주도하였던 시노자끼 교수 문하의 이돈희 교수가 여러 문하생(이성호, 이문호, 서순규, 이정주)들과 함께 순환기분야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연구할 것을 천명하면서 제 3내과를 개국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순환기학의 임상과 연구 활동의 시작이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세브란스병원에서 조광현 교수가 순환기분야를 전문으로 진료를 시작했기에 조광현 교수 또한 순환기학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다.

 대한순환기학회는 1957년 3월 12일 서울 종로구의사회관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고 같은 해 4월 10일 전문 17조의 회칙을 마련하면서 초대 회장에 강승호, 부회장에 조광현, 이규택, 총무 박중근을 선출하면서 공식적인 출범을 알렸다. 학회 창립 후 같은 해 11월에 열린 심전도 강습이 학회의 공식적인 첫 활동이었으며, 이는 곧 학회가 임상의들을 위한 노력의 시초였다고 평가되고 있다. 2년 후인 1959년 9월에 집담회를 통해 "임상 심전도학"을 반복적으로 여러 의사들에게 교육시키는 장을 만들기도 했다.

 태동기 순환기학분야의 선구자들로는 이돈희 교수를 비롯해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이성호, 이문호, 이정주, 서순규, 서정삼, 조광현, 장재헌, 노시협, 김수길, 서석조 교수들이 있으며, 이들은 연구와 임상활동의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순환기학 연구의 명맥을 이어 오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

 한국전쟁 이후 활동한 김종설, 김학중, 김기창, 서순규, 윤해병, 박희명, 서정삼, 홍필훈, 이영균, 홍창의 박사 등은 임상 순환기학의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정착기 1961~1972년

6·25, 서구 순환기학 도입 계기

 한국전쟁에 미군 주축의 UN군 참전은 군진의학을 통한 서구식 의료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대한순환기병학회. 1962년.>

 1960~1970년대 중반, 수도육군병원을 주축으로 하는 군진의학분야는 순환기학의 임상적 및 학술적인 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하면서 순환기학의 발전과 정착에 기여했다.

 당시 수도육군병원은 미국의 원조로 새로운 심장질환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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