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싸고
진료비 규제 없고
세금면제까지…

 국내 척박한 의료환경을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는 이미 낯설지 않다. 낮은수가와 엄격한 규제에서 탈피,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의료기관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러시는 최근 들어 네트워크 의료기관 중심으로 보다 확대되고 있으며, 진출하는 국가도 초기 중국에서 호주, 동남아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발 붐을 타고 베트남으로 진출한 의료기관이 있다. 지난해 7월 베트남 호치민시 3군 단비엔푸 지역에 미용부띠크클리닉을 개원한 예메디칼센터가 그 곳.

 제2의 중국이라 불리는 베트남에서의 1년은 어땠을까?


베트남 호치민 진출한 예메디칼센터

최초 미용부띠크클리닉으로 성장궤도 진입


 베트남은 국가계획경제체계에서 시장경제체계로 전환하고 있는 인구 8400만의 개발도상국이다. 현재 각종 제도개선을 통해 개방적 교역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나라로, 연평균 7~8%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률에 걸맞게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한국 역시 건설업계는 물론 롯데마트 등 유통업계도 진출해 있다. 국내기업에서 파견된 주재원만 1만5000명 수준.
 예메디칼센터는 이들을 타깃으로 호치민에 진출해 베트남 최초의 미용부띠크로 성장하고 있다.


 호치민 예메디칼센터는 약 210평의 진료공간에 2006년 9월에 영업허가를 획득,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투자가를 모집해 설립한 의원급 영리법인으로 주 진료과목은 내과와 치과, 스킨케어이고, 네트워크 의료기관인 예네트워크의 MSO (주)메디파트너가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강남예치과 원장인 김석균 원장<사진 왼쪽>이 대표원장을 맡아 서울과 베트남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으며,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이서용 원장<사진 오른쪽>과 치과의인 노숙희 원장이 현지에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이 현지 의료환경. 베트남 정부의 외국의료기관에 대한 정책은 100점 만점에 120점이다. 정부 차원에서 각종 혜택을 앞세워 외국 의료기관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가장 큰 장점은 세제혜택이다. 외국의료기관은 개설권의 제한없이 영리법인 형태로 설립할 수 있으며, 5~10년 등 일정기간 동안 모든 세금이 면제된다.

 이는 개발을 위해 해외에서 투입되는 인력들의 현지 의료문제를 해소해주기 위한 것으로 중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혜택이다. 또, 진료비 책정이 자유로우며, 인건비도 저렴하다. 월 20~30만원, 60만원 정도면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호치민 예메디칼센터의 진료비는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곳 의원의 주 환자층은 한국교민이 90%, 베트남 현지인과 외국인이 10%다. 현지인들의 경우 정부의 공공보건의료체계 하에 있는 국영병원을 거의 무료로 이용한다. 하지만 질은 상당히 낮다고. 특히 위생상태는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운영전략 역시 진료의 질에 맞춰져 있다.

베트남 정부 외국 의료기관 유치 적극
의원급 영리법인으로 내과·치과·스킨케어 운영
주 고객 한국교민서 현지인으로 확대 목표


 2004년 개원 준비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호치민 예메디칼센터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박현환 글로벌네트워크팀 과장은 "진료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현지 의사대상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 의료진과 진료과정을 공유하는 등 진료의 질에 있어서 환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호치민 예메디칼센터는 개원과 동시에 업계에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현지 의사대상 학술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 또한, 치과의 경우 현지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 서울 김석균 대표원장과 의견을 나누며, 보형물의 경우 서울의 기공소에서 제작해 베트남으로 보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내부관리를 통한 마케팅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부분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실천 중이다. 베트남의 경우 워낙 느긋한 곳이라 의료기관들이 예약시간이 버젓이 있음에도 환자들을 3~4시간씩 기다리게 하는 일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병원은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몸에서 우러나는 친절서비스를 실천할 수 있게 매주 1회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과장은 "앞으로 스타마케팅 등 현지인을 공략하는 전략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영진이 꼽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문화적 차이. 베트남 사람들 자체가 워낙에 여유있고, 쉬엄쉬엄 일을 처리하는 경향이 강해 모든 업무가 상당히 더디게 처리된다는 점이다.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고용한 인력들도 그렇단다.

 현재 의원에서는 위생사, 간호사, 피부관리사, 경비, 수납, 리셉션 등의 업무를 위해 20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들의 "느린 일처리"는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적응하기 힘들 정도라고. 또, 자기 주장이 강해 윗사람 눈치를 보거나 회사일을 위해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는 일도 거의 없단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도 높아 퇴근하면 학원으로 향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란다.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제대로 교육시킨다면 적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 현지 의료진의 설명이다.
 예네트워크는 이번 호치민 개원을 계기로 가맹이나 직영 방식의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25개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 한국교민 뿐 아니라 현지인으로까지 환자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 같은 예네트워크의 움직임은 여러가지 규제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의료계 현실에서 궁지에 몰려있는 의료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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