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학의 발달과 함께 임상의들은 수많은 약물정보의 홍수속에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기준에 의해 약물을 선택하고 있는가? 정보의 홍수를 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각 영역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치료약물에 대해 살펴본다.

 3회에 걸쳐 연재될 만성B형간염, 천식, 우울증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근본 치료보다는 증상을 개선시키고 악화를 예방하는데 치료의 목표가 있다는 것. 자! 그럼 만성B형간염 치료제부터 들여다 보자.

 최초의 경구용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부딘 이후 새로운 약물들이 줄이어 개발되고 있다. 올해 국내 출시된 신제품만 해도 클레부딘, 엔테카비어, 텔비부딘이 있다.

 바야흐로 간염치료 영역은 전성기를 맞았다. 만성B형간염(CHB) 환자들에게는 희망의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에 보다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기도 한다. 이쯤에서 파스칼의 "거짓 지식을 두려워하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 CHB 치료제를 살펴보자.

초치료 환자 "효력·내성" 따져야
개선 안나타나면 즉시 약물 전환

치료제 시장 "Getting bigger!"

 현재 사용되고 있는 CHB 치료법은 면역요법과 항바이러스요법으로 분류된다.

 면역요법에 사용하는 IFNα와 PegIFNα는 치료가 단기간에 이루어지고 내성 발생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때문에 내약성이 좋지 않으며 치료비용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현재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라미부딘은 HIV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이후 HBV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입증되어 1999년부터 B형간염 치료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인터페론에 비해 부작용이 적으나 내성문제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CHB의 치료영역을 확장한 약물은 아데포비어와 엔테카비어로 라미부딘에 내성이 생길 경우 대책이 없었던 치료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약물로 평가된다. 아데포비어 역시 HIV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신독성 발현때문에 용량을 10mg으로 감소시켜 HBV 치료약으로 재탄생하게 된 약물이다.

 초치료 환자에서 VL(viral load) 감소효과가 라미부딘과 엔테카비어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서는 아데포비어 병용투약의 긍정적 결과들이 여러차례 보고됐다. 42명의 genotype D, HBeAg(-)인 라미부딘 내성환자를 대상으로 아데포비어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비교한 연구결과 12개월 후 두군 모두 VL이 불검출 수준에 이르렀고 병용군은 3년까지 내성발현이 확인되지 않았다(Hepatology 2007;45:307-313).

 2005년 등장한 엔테카비어는 오직 HBV만을 위해 개발된 약물이다. 2007 EASL(유럽간학회)에서 발표된 "EARLY" 연구에 의하면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48주간 투약 결과 VL이 불검출 수준으로 감소한 환자는 엔테카비어 투약군 58%, 아데포비어 19%였다. 그러나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서는 8~30배 정도의 감수성 저하를 보이고, 1년 이내 내성발현이 보고되기도 했다.

 2006년말 FDA 승인을 받은 텔비부딘 역시 효능은 우수하나 내성이 문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보험적용은 못받은 상황.

 국내 신약 11호로 화려한 주목을 받고 있는 클레부딘은 현재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임상자료가 풍부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내성

 항바이러스제의 단점은 장기간 치료에 따른 내성 발생으로 일단 내성이 생긴 이후에는 치료효과가 급감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문제가 된다<그림 1>. HBV의 DNA 복제 효소는 역전사 효소이며, 역전사를 통해 새로운 DNA를 합성한다. 라미부딘 내성 변이는 대개 역전사효소의 아미노산 위치중 204, 180번에서 나타난다. 텔비부딘, 클레부딘 같은 기타 L-nucleoside 유사체의 내성 발생 보고는 아직 충분치는 않지만 상당부분 라미부딘과 교차내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데포비어는 181, 236번이 내성발현 부위로 변이발생 부위가 완전히 다르다. 엔테카비어의 내성이 발생하는 위치는 204, 180, 184, 202, 250번. 그러므로 라미부딘과 엔테카비어는 교차내성을 가진다.

 한국BMS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 사업부 이규웅 팀장은 이에 대해 "엔테카비어는 genetic barrier가 3개이므로 240과 180번 부위 외 추가적인 변이가 있을 경우에만 내성이 발현하게 된다"고 말한다. 초치료 환자에서 변이종 출현이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실질 가이드라인 필요

 초치료 환자의 약물선택시 고려할 사항에 대해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효력과 내성"을 따져 보라고 말한다. 안 교수에 의하면 약물의 효력이 강하면 바이러스를 초기에 많이 억제하므로 내성바이러스가 생길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러나 텔비부딘은 내성발현이 높지만 효력도 강하기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한다. 그는 또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내성발현 즉시 약물을 전환활 것을 권고했다.

 CHB 치료는 미국간학회 가이드라인을 대체로 좇고 있지만 국내 현실과 차이나는 부분이 상당수 있다. 2007 미국간학회 가이드라인은 IFN-α·pegIFN-α·라미부딘·아데포비어·엔테카비어·텔비부딘의 6개 약물을 일차 치료제로 지목하고 있다. 그렇지만 라미부딘과 텔비부딘은 높은 내성 발현율때문에 선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현황과 비교해보자. 국내에서 보험급여되고있는 일차 치료제는 클레부딘, 라미부딘, 엔테카비어 0.5mg. 이차 치료제로는 아데포비어와 엔테카비어 1mg이 있다.

 미국간학회는 아데포비어를 일·이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일차치료제로서 보험약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GSK 헵세라(아데포비어) 브랜드매니저 양재호 대리에 의하면 "국내 naive 환자를 대상으로 한 2년 연구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아데포비어가 일차치료제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상훈 교수는 "내성환자 치료에서 우리나라는 병합요법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렇기에 라미부딘 내성환자에 아데포비어 병용요법을 실시하기 어렵다. 결국 이 경우 엔테카비어로 전환할 수 밖에 없게 된다<표 2>.

슈퍼변종바이러스 출현

 "만일 라미부딘 내성환자가 아데포비어와 엔테카비어에 내성이 생기면 어떻게 치료할까?" 많은 임상의들이 고민하는 부분일 것이다. 다약제 내성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안상훈 교수에게 물었다. "실제로 최근 슈퍼변종바이러스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항생제 오·남용과 유사하게 생각해 본다면 임상의들은 정확한 지식과 기준을 가지고 약제를 선택하고 시작하며 중단해야 한다. 판단의 오류는 환자의 다약제내성 바이러스 출현을 이끌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또한 한가지 약제에 내성이 있는 경우에 대한 치료지침은 있지만 다약제내성 환자에 대한 치료지침은 아직까지 없는 부분을 지적했다. 올해 말 개정 예정인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이 국내 현실에 맞는 전략을 제시할 것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도움말;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안상훈 교수, BMS 바라크루드 사업부 이규웅 팀장, GSK 헵세라 브랜드매니저 양재호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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