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주치의 컨셉 강화 "환자 생활과 친해져라"

직접 혜택없어 연계진료 등 새 부가가치 창출해야
문자·이메일 이용 정기검사·예방접종 미리 알려줘
가족력 중시 내과·가정의학과 충성고객 만들 기회


 예방접종이 개원가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유·소아 전염병 무료예방접종이 전면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가 지난 4월 일반 병의원에서 결핵, B형간염, 디프테리아, 수두,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수두, 신증후군출혈열, 유행성이하선염, 장티푸스, 파상풍, 폴리오, 풍진, 홍역 등 14종 필수예방접종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내용의 "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가결한데 따른 것이다.

 개정안은 필수예방접종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현재 보건소에만 적용되는 무료지원의 일반 병의원으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환자들은 그동안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왔던 예방접종의 부담을 덜게 되고긾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1차의료기관은 경영난 타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도시거주자의 64.3%가 병의원에서 개인비용으로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긾 현재 우리나라의 필수예방접종률은 70% 가량으로 선진국 수준의 95%에 크게 못 미친다. 작년 무료예방접종 시범사업이 실시된 대구의 경우 필수예방접종건수가긾 7월 5만1400건, 8월 5만1460건 등으로 각각 전년대비 63%와 75%의 증가세를 보였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출생부터 6세까지는 최소 40만5천원, 12세까지는 109만원 가량 가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전망했다.

 하지만 환자가 얻는 혜택만큼 병의원이 무료시행으로 직접적으로 얻는 혜택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흥원이 "국가필수예방접종 보장범위 확대 시범사업 대비 예방접종 수가 책정방안 개발 및 적용"이라는 논문을 통해 새로운 상대가치 개발에 의한 예방접종 수가통계를 발표한 것에 따르면, BCG의 경우 2만8846원, B형간염은 2만3984원, Dtap는 2만7897원, Td는 3만7391원 등 예방접종 수가는 최저 2만3천원에서 최고 3만7천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원가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큰 수익을 창출해내지 못할 수치다.

 진흥원 관계자는 "예방접종 사업이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예방접종으로 인해 연계진료 등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일선 병의원에서 가족주치의 컨셉을 통한 "패밀리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패밀리 마케팅은 "가족주치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이미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등으로 패밀리 마케팅을 실천하고 있는 한 내과의원 원장은 "환자들의 정기검사긾 예방접종 등 내원일을 미리 공지해주는 탓에 예약취소가 거의 없으며긾 대부분 충성고객으로 분류된다"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긾 배우자나 자식들의 진료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병의원 경영지원 컨설팅을 하고 있는 대흥트레이닝의 박영준 대표이사는 "최근 늘어나는 네트워크 병원에 맞서서 환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가족단위로 해당 가족의 병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가족주치의 컨셉으로한 밀착형 CRM을 원장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표는 "가족력 등을 중시하는 내과, 가정의학과 등에서는 가족주치의 컨셉, 즉 패밀리마케팅이야말로 환자의 발길을 모으고 오래동안 충성고객으로 남게 할 수 있는 장기적인 마케팅 기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과나 가정의학과 등 급여중심과에서는 예방접종이라는 틈새시장과 여기서 파생될 충성고객, 충성가족을 선점하기 위해 보다 밀착적인 환자관리를 지금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업계도 분주하다. 유비케어, 이헬스컨설팅 등 의료정보솔루션업체에 따르면 환자관리에 SMS를 활용하고 있는 병의원은 내년까지 2000여곳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Medical Web-CRM" 시스템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병원 홈페이지를 단순한 정보 서비스로 활용하지 않고 환자 정보를 진료, 치료, 관리 등을 각 단계별로 인터넷상에서 제공하는 통합적 환자관리 체계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시스템은 중장기적인 기간이 필요한 경영의 합리화나 과다한 구축비용이 들어가는 CRM에 비해 시간과 비용면에서 투자대비 효과가 큰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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