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교육 목적 맞게 전달 방식도 달라야

윤 인 모
한일병원 성형외과 과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학 박사 과정


 병원 구성원이 경영지식을 잘 몰라 자기의 역량을 100% 발휘 못하는 것은 도처에서 볼 수 있다.
 한 예를 들어보면 원장 왈 "이번달에는 외래 환자가 좀 줄었습니다. 해당과는 신경좀 써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해당과 의사는 꿀먹은 벙어리이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아무런 변화없이 다음날부터 늘 하던 대로 일이 진행이 된다. 원장도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의사가 그만두던지, 아니면 의사를 병원측에서 교체하던지 하는 방법을 택한다.
 이 광경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원장은 환자이용에 관한 지표가 다른달 보다 저조해서 이야기를 하였고, 해당과 과장은 그것을 인정하니까 별다른 코멘트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그러한 것이 중요한 일이 라는 것은 숙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음에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나갈지, 외래 환자수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어떻게 만들어 내야 하는지 그 절차를 알지 못한다.
 당연히 회의는 했지만 병원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회의이다.

  원리원칙만 이야기하는 아마추어

 다른 경우를 들어보자.
 다른 병원에 비하면 검사결과가 늦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한 경우 해당 부서에 이야기를 해본다. 그러나 해당부서도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고 고민이 있다. 그리고 그 부서도 열심히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경우 더욱 난감하다. 뭐라고 하기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하다 지치고, 그 부서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본인에게 수입이 되서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중간에 개선의지가 꺽이고 그냥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그러면서 병원에 애착이 안가는 일이 반복되고, 결국 생산성이 떨어진다. 월급도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병원장은 그사람의 인정에 호소한다. 병원을 위해서 열심히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직장은 우리의 터전이니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그러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이야기가 마무리지어 진다면 아주 초보적이고, 아마추어적인 경영자이다. 원리원칙만 이야기하고 지고지순한 선만을 이야기 한다면 말이다.
 이런 일들이 병원에서는 많이 일어난다.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매스컴에서 연일 경영지식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경영지식을 습득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이러한 니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많은 교육기관이 생겼고, 이들이 많이 활동을 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단기 프로그램

 병원마다 서비스 교육이라는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서 경영관련 마인드교육을 한다. 우수한 강사들이 와서 한두시간씩 이야기를 하면서 환자에게 친절하라고 귀가 따갑도록 이야기 한다.
 어떤 병원은 서비스 아카데미를 설치하기도 한다.
 또한 이것을 넘어서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재무제표를 읽는 법부터 시작해서 각각의 유용한 강의를 하기도 한다.
 개원할 때에도 개원시 유용한 경영지식을 패키지로 묶어서 단기강의로 선보인다. 그러나 참여자는 실제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MSO가 매스컴에서 나오자 여기저기에서 그러한 것을 주제로 하는 컨퍼런스가 많이 열린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의료경영관련 대학원에서 진학하는 사람도 있다. 그나마 좀 나은 경영지식을 습득할 수 있지만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인해 참여도는 좀 떨어진다. 게다가 참여 학생들이 뭔가 절박하게 공부해야 하는 경우는 많지않아 보인다.
 이외에도 최고 경영자과정 등이 각 대학마다 단기 코스로 설치가 되고 있고 의료의 중진들이 경영교육을 하고 있다. 의료실무진을 위한 국가기관에서의 교육도 단기적으로 개설되는 것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각 협회에서 내놓는 경영교육 프로그램이 계속 오픈되고 있다.
 또한 의료관련 학회에서는 경영과 관련한 세미나 세션설치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성과향상 위한 교육원리부터 접근해야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의문이 든다.
 첫째, 너무 단기적인 프로그램이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경영은 습관이고, 경영적 사고방식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 프로그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모든 사람이 경영학자가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교육의 목적에 따라 그 전달방식이 달라야 한다. 한 예로 병원내에서 하는 특강은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특강으로만 남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위 약발은 2~3일 가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다음주 부터는 하는 일에 변화가 없다.
 성과를 위한 전체적 맥락에서 나온 교육이 아니니 교양강의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다.
 성과향상을 위한 교육이라면 원리부터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경영지식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경우를 벗어나게 되며 지속적이 된다.
 둘째, 실제로 경영지식을 많이 알아서 의료와 경영사이에서 매개인의 역할을 해야 할 의사들은 이러한 경영교육에서 상당부분 빠져 있다. 주로 행정부 직원이나 간호사에 편중이 되어 있다.
 의사는 생산과 마케팅을 겸하는 위치이기에 병원내 위치가 높다. 따라서 이들을 교육하지 않고는 개선이 일어나기 어렵다. 반대로 이들을 교육하면 개선은 좀더 쉽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현장감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보자. 의사들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자기의 전문과목을 하게 되면 얻게 되는 이점이 환자의 전체적인 것을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 과의 procedure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관지염에 걸린 사람에게 전신마취를 걸어달라고 떼쓰는 외과의사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마취를 하고 수술을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 전체를 이해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강의의 경우, 강의하는 연자를 보면 병원전체를 이해하면서 어느부분을 특화시켜 강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분별 강의를 하고 나면 나머지는 청중의 몫인 경우가 거의 다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 현장감이 떨어지고 강의가 와닿지 않고, 강사도 청중 중에 의사가 끼여 있으면 일단 긴장한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는 그러하다.
 이러다 보니 현재 경영교육 수준은 교육수준을 넘어서 성과향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경영교육지식을 전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음호에서 자세히 짚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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