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환자 대규모 항고혈압제 임상시험
Lancet 4월호 "Jikei Heart" 연구 발표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항고혈압제 관련 임상시험에서 ARB 계열의 발사르탄(디오반)을 기존 치료법에 병용할 경우 뇌졸중 발생률이 40%, 심혈관계질환은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Lancet" 4월호에 발표된 "Jikei Heart" 연구로, 일본인 환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발사르탄을 투여해 이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해당 약물을 판매하고 있는 노바티스 측은 일본과 한국인의 고혈압 및 이로 인한 합병증 발생경향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성과가 국내 환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의미를 밝혔다.

 일본에서 고혈압은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며, 다른 심혈관계질환에 비해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 및 이환율은 4배 정도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6년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국내 역시 연간 인구 10만명당 369건이 발생하는 뇌졸중이 단일질환으로는 사망원인 1위에 해당한다.

 고혈압은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고혈압 환자의 뇌졸중 위험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4~6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Jikei Heart" 연구는 전향적, 무작위, 공개표지의 PROBE(Prospective Randomized Open-lael Blinded Endpoint) 방식의 임상시험이다.

 20~79세의 고혈압 및 허혈성심장질환, 울혈성심부전 환자 3081명을 대상으로 도쿄의 지케이(Jikei)의대에서 독립적으로 진행됐다. 심혈관계 사망률 및 이환율의 일차 복합 평가기준으로는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으로 인한 입원, 울혈성심부전 및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심장마비, 대동맥의 박리성동맥류, 하지동맥폐쇄,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2배로 증가, 투석전이 등이 포함됐다.

 발사르탄(1일 40~60mg) 투여군에서는 뇌졸중 40%에 더해 전반적인 심혈관질환이 39% 감소했다.

 또한 발사르탄을 함께 투여시 다른 치료군과 비교해 협심증(재발성 급성흉통) 65%, 심부전 46%, 대동맥류(인체 주요 동맥에서 동맥벽층들이 분리) 81%의 상대적 발생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 노바티스 측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심혈관질환 예방 및 보호효과에 대해 혈압감소 차이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원로 원장은 이번 연구성과와 관련 "아시아 환자에서 항고혈압제의 임상적 장점이 입증된 바가 거의 없는데, "Jikei Heart" 연구를 통해 ARB 계열로는 유일하게 디오반의 장기보호 효과가 검증된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 환자에서도 뇌졸중 사망률 및 이환율이 서양인보다 훨씬 높은데, 아시아 환자에서 입증된 디오반의 뇌졸중 예방효과는 국내 의사들에게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현철 교수 역시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뇌졸중 발병률이 4배, 사망률이 8배가량 증가한다"며 "이같은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 발사르탄 추가 투여가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웨스턴의료원의 고든 매킨스 교수는 ""Jikei Heart" 연구에서 일반 고혈압치료법에 비해 발사르탄의 병용치료가 중요한 장기간 보호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이번 연구성과가 뇌졸중 등 심각한 고혈압 합병증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세계 의사들에게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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