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여인들을 위하여

 생은 경쟁의 연속이고 그속에서 성장과 인내를 배우는 것은 사실이다.

요즘 3不 교육정책에 대해 시끄럽지만 음악계에서도 콩쿠르가 있어 등수 여부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을 본다면 생각해볼 대목이다.

정명훈(지휘자·피아니스트)은 19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피아노부문 2위 입상으로 세계에 자신을 알렸으며,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199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3위와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물론 콩쿠르에 입상하지 않아도 유명한 연주자가 될 수는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민족은 참 특이하고 대단하다고 새삼 느낀다. 조그마한 이 나라에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9명,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11명이 출전한다.

 세계 최대 콩쿠르의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5월에,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6월에 피아노부분이 1978년 이후 처음 같은 해에 열린다. 국내의 참가 면면을 보면 임동혁(23세 2005년 쇼팽 콩쿠르 3위), 김성훈(29세), 김지수(24세), 임효선(26세) 모두 경력이 쟁쟁한 연주자들이다. 좋은 소식을 기대해본다.

 이번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만나보자.

피아노 소나타의 거장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32곡을 남겼다. 그외에 소년시절 작곡한 선제후 소나타(전3곡)도 있다. 한스 폰 뵐로가 베토벤 소나타를 피아노의 신약성서라고 비유한 것처럼 음악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번에 논한 교향곡, 현악 4중주와 함께 피아노 소나타는 음악세계에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베토벤은 첫 피아노 소나타에서 마지막 소나타에 이르기까지 단계를 거쳤다. 환상곡, 즉흥곡, 변주곡 풍을 완성했고, 다음에 고전적 소나타 양식, 마지막으로 푸가의 기법 추구 작품을 썼다.

 빈에 도착한 베토벤은 1795년 처음 공개 연주회를 열게된다. 그곳에서 능력을 인정 받게 되고 제자도 차츰 늘게된다. 그중 브룬스비크 가문의 두 딸인 테레제와 요제피네, 귀차르디 백작의 딸인 줄리에타가 베토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여인이 된다.

△ 소나타 제1번 F단조 op2-1

 작품 2에 속하는 3곡 중 가장 비극적인 곡으로 4악장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을 취한다.

 ▲추천CD: 피아노 빌헬름 캠프, DG, 베토벤 complete piano sonata 전집

△ 소나타 제4번 Eb장조 op7

 작품 2보다 형식이 크며 내용면에서도 힘을 느낄 수 있다. 케글레비치 백작의 딸 바르바라에게 헌정했다. 바르바라는 피아노를 잘치는 베토벤의 제자로 연인이었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한 근거는 없다.

 이곡은 당시 사랑하는 여인 Die Verliebte라고 알려졌는데 바르바라와는 관련이 없고 곡 자체가 사랑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얻은 명칭인 것으로 보인다.

△ 피아노 소나타 7번 D장조 op 10-3

 작품 10의 세곡중 가장 뛰어난 곡이다. 2악장 "라르고에 메스토"는 가장 긴장감을 주는 악장으로 제목의 메스토(슬프게)처럼 심각한 분위기를 표출한다.

△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op 13(비창)

 초기 피아노 소나타의 정점에 있는 곡으로 어렵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연주한다. 베토벤 자신이 비창이란 표제를 붙인 것이 특이하다.

 ▲추천CD: 발터 기제킹(피아노) EMI 7 62857 2 /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피아노), MELODIYA vicc(日) 2012

△ 피아노 소나타 10번 G장조 op 14-2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단순 명료한 작품이다.
 처음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들이 즐겨 치는 곡이다. 부부싸움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 피아노 소타나 11번 Bb장조 op 22

 베토벤 스스로 "대 소나타"라고 이름을 붙였고 곡에 대한 가격도 7중주곡 작품 20, 교향곡 1번과 동등하게 평가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 소나타는 훌륭한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곡 전체가 젊음을 보여주고 어둡거나 격렬함은 느낄 수가 없다.

△ 피아노 소나타 14번 C# 단조 op 27-2, 월광(Mondschein)

 월광이란 명칭은 랄슈타프(1799~1860) 시인이 제1악장을 듣고 "스위스 루체른 호수의 달빛 아래 물결에 흔들리는 작은 배처럼"이라고 읊은 것이 발단이 되어 붙여지게 되었다. 이곡은 백작 딸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헌정된다. 그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베토벤이 베걸레에게 보낸 편지에서 읽을 수 있다. 1801년 11월 16일 "이러한 심경의 변화는 매력 넘치는 한 여인 때문입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하며 나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결혼해서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서로 신분이 다릅니다"라고 체념의 편지를 썼다. 결국 사랑의 결실은 이뤄지지 못하고 그녀는 갈레 베르크 백작과 1803년 11월 결혼한다.

 ▲추천CD: 에밀 길레스(P), DG 400 036-2

△ 피아노 소나타 15번 D장조 op28(전원)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온화한 느낌의 곡이다. 전원이란 명칭은 함부르크 출판업자인 크란츠가 1838년 이곡을 출판하면서 붙인 것이 굳어지게 되었다.

△ 피아노 소나타 17번 d단조 op 31-2(템페스트)

 작품 31의 3곡중 가장 개성이 강한 곡으로 제자인 쉰틀러가 이작품에 대해 묻자 베토벤은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 보라고 충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추천CD: 알프레드 브렌델(P) PHILIPS 438 730-2 / 글렌 굴드(P), SONY 52642(3cd)

△ 피아노 소나타 28번 A장조 op101

 후기 양식의 첫 작품으로 형식은 자유로우면서 음악의 결은 더욱 섬세해졌다. 도로테아 남작부인(1781~1849)에게 헌정했는데 베토벤은 이 부인을 도로테아 체칠리아(순교한 음악의 성녀)라고 부르면서 그녀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했다고 한다.

△ 피아노 소나타 21번 C장조 op53(발트슈타인)

 화려한 연주기교를 보여준다.

△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op57(열정)

 ▲추천CD: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P), MELOPIYA vicc(日) 2012 / 에밀 길레스(P), DG 419 161-2

△ 피아노 소나타 29번 Bb장조 op 106(하머 클라비어)

 베토벤은 1818년 여름 런던의 피아노 제조업자인 브로드우드로부터 피아노를 선물 받는다. 그 당시 영국제 피아노는 다른 나라 피아노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악기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몰라도 피아노 음악 역사상 찾기 힘든 거대한 곡을 쓰게 된다. 하머 클라비어라는 명칭은 베토벤 자신이 피아노를 위해(F먚reds Hammerkkvier)라고 썼기 때문이다.

 ▲추천CD: 마우리치오 폴리니(P), DG 449 740-2 / 알프레드 브렌델(P), PHILIPS 438 374-2(2cd)

△ 피아노 소나타 30번 E장조 op 109

 29번과 달리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막시밀리아에 브렌타노(1802~1861)에게 헌정되었다. 브렌티나의 고모가 되는 베티나(1785~1859)는 천재적 여인으로 괴테에게 심취하였고 또한 베토벤을 괴테에게 이어준 인물이다.

△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1. 하이벨의 발레 "방해받은 결혼"의 "비가노풍 미뉴에트"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C장조 WoO 68
 2. 15변주곡과 푸가 Eb장조 op 35(에로이카 변주곡)
 3. 디아벨리 왈츠에 의한 33개의 변주곡 C장조 op 120 : 바하의 "골드 베르크 변주곡"과 함께 변주곡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 바가텔(성격소품)

 1. 바가텔 a단조 WoO 59 "엘리제를 위하여": 테레제 말피티 여인을 위해 작곡한 것으로 보인다. 테레제를 잘못 읽어 엘리제로 발표되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베토벤의 제자였던 그녀는 1810년 5월 베토벤으로부터 청혼을 받는다. 베토벤 나이 40세 그녀는 18세였다. 신분차이로 이뤄질 수 없었고 지금은 그의 사랑스러운 곡이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추천CD: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P), DECCA

 2. 7개의 바가텔 op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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