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요법 CHD 위험 폐경기간따라 달라

WHI 이차분석


 얼마전 대만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태평양 폐경학회에서는 산부인과를 찾는 아태지역 폐경기 여성(45~64세)의 51%가 호르몬요법을 받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여성 호르몬요법은 최근까지도 폐경후 증상완화, 골다공증·치매·대장암·심질환 예방효과가 있다고 믿어져 왔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폐경여성의 필수처방약물로 권유되어 왔다. 그러나 호르몬요법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CHD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는 반면, 몇몇 임상연구들은 이익이 없다고 보고했고, 오히려 1년내 CHD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제안한 연구들도 있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한 연구중 하나가 WHI(Women"s Health Initiative) 연구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약 2만7500여명의 폐경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호르몬요법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하던 중 호르몬요법을 시행한 그룹에서 유방암,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의 위험이 생각보다 높게 나타나 6.8년만에 전격 중단함으로써 호르몬요법을 받던 수많은 폐경여성에게 충격을 줬다(Arch Intern Med 2006;166:357-365).

 연구결과 CHD 위험비(Hazard Ratio)는 에스트로겐 투약군(ET)에서 0.95,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투약군(EPT)에서 1.24였다.

 이와 같이 폐경 후 호르몬요법이 관상동맥심질환(CHD) 위험을 낮출 수 없었지만 50대 여성에서는 심장병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고된 WHI 이차분석은 폐경기간 및 나이에 따른 CHD·뇌졸중 위험, 전체사망률을 비교했다(JAMA 2007;297:1465-1477).

50대 여성에서 호르몬요법에 의한 CHD 위험이 증가하지 않고 사망률이 감소했지만, 일차 분석시와 마찬가지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원의 자크 E. 로쏘우 박사팀에 따르면 폐경 후 10년 미만인 여성의 경우 CHD 위험비는 0.76, 10~19년 여성은 1.1, 20년 이상 여성은 1.28이었다.

 CHD 절대위험도는 폐경 후 10년 미만 여성의 경우 1만명당 -6명, 10~19년 여성 1만명당 4명, 20년 이상 여성 17명이었다.

 나이로 비교시, 50대 여성의 경우 CHD 위험비는 0.93이었고, 절대위험도는 1만명당 -2명이었다. 60대의 경우 위험비 0.98, 절대위험도 1만명당 -1명, 70대는 위험비 1.26, 절대위험도 1만명당 19명이었다. 뇌졸중위험은 폐경기간에 관계없이 증가했다(HR 1.32). 전체 사망률에 대한 호르몬요법의 영향은 50대 HR 0.7, 60대 1.05, 70대 1.14였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연구는 호르몬요법이 건강에 미치는 결과가 폐경기간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폐경기간이 10년 미만인 여성은 CHD 위험이 감소했지만 폐경기간이 길수록 증가했다. 전체 사망률이 50대 여성에서 감소했지만 CHD 위험 감소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전 연구(Arch Intern Med 2006;166:357-365)에서처럼 ET군은 EPT군보다 CHD 위험이 낮았다.

"젊은 여성에서 CHD 절대위험도가 마이너스였고 전체 사망률이 감소한 결과는 호르몬요법이 폐경증상의 단기치료에 의미있는 선택일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지만 장기사용시 위해가 없는지에 대한 설명은 될 수 없다"고 로쏘우 박사는 말했다.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표한 2007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의사는 여성의 일시적인 심질환위험 뿐만 아니라 장기적 심질환위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폐경 후 호르몬요법은 심장을 보호하는 작용이 없으며 오히려 뇌졸중위험을 높일 수 있어 심질환 예방에 이용해선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호르몬요법에 대해 폐경기 증상 완화에 대해서만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WHI 일차분석에 참여한 조안 메이슨 하버드의대 교수는 "호르몬요법이 모든 여성에게 이익이 된다거나 모든 여성에게 해가 된다는 식으로 단순화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연령과 위험요인에 따라 호르몬 대체 요법의 편익과 위험을 평가할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공저자인 미첼 하먼 박사는 호르몬요법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호르몬요법이 일부 여성에게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해도 부작용 위험이 적은 다른 방법이 있다면 호르몬요법을 시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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