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병협회장 임기 마친 김 광 태 박사

지난 2002년 5월. `한·일 월드컵 2002`의 마무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여의도 63빌딩에
서 열린 제 43차 대한병원협회 총회에선 김광태 회장을 새회장으로 선출했다.



그해 월드컵 특수와 함께 주최국으로서 4강까지 오르며 국민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지만 의
료계는 지역예선 조차 통과하지 못한 팀처럼 분위기가 위축됐었고 회복 가능성 또한 끝이 보
이지 않는 터널과 같이 어두운 상황이었다.
 결국 이 시기의 회장 취임은 곧 병원경영난 타개, 병원계 위상 높이기, 의료서비스의 국제경
쟁력 확보 등의 숱한 난제들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해야 하는 험난함 그 자체였다.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김회장도 취임일성으로 병원연구원 등을 통한 다양한 정책
개발, 전문 분야별 싱크탱크를 구성하여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대처하고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병원발전을 위한 기금 모금과 수익사업을
통한 협회의 발전과 개혁, 실거래가상환제·병원외래조제실 설치 등 제도개선, 의사 인력난 해
결 등으로 경영돌파구를 열어나갈 것임을 강조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오늘 그는 "한번 더 회장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주위의 권유와 바람에
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단임이라는 2년전의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그는 `병협기금`을 조성해 장기적이고 효율적으로 병원계 발전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
었는데 병원경영이 위기에 처해있음으로 해서 이를 실천하지 못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라고 자위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병원계는 김회장의 2년은 그나마 가장 성과가 있었던 시기로 평가하고 있다. IMF
보다 더한 최악의 상황에서 해결 가능성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은 시기에 거둔 주요 정책들의
성과들은 가뭄의 단비같이 병원계에 적지않은 희망을 던져주었다는 것이다.
 병원협회가 창립이래의 오랜 숙원이었던 의료법에 근거한 `법정단체`로 거듭난 것은 김회장
의 임기중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창립 45년만에 새출발하게 된 병협은 명실상부한 중앙단체로서 위상제고 및 병원산업 발전
을 수행해 나가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2007년 국제병원연맹(IHF) 총회의 한국유치도 최대 성과중 하나. 병협은 120년 현대
의학 역사의 쾌거이자 우리나라 병원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로 국위선양
과 함께 IT·BT·의료용구 등 병원관련 산업을 한단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의료개방의 시대를 목전에 두고 선진 각국과의 정보교류와 이슈 공유를 통해 우리나
라 보건의료와 병원산업의 발전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복지부로부터 의료기관 평가업무 위탁수행을 위해 전력을 다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
다. 올 후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 제도에 대해 병협은 "의료질 향상과 병원서비스개선은 병
원의 자발적인 협조와 참여에 의해 달성할 수 있으며, 객관성·공정성·운영효율성을 높이고 소
비자의 권리의식 및 양질의 서비스 요구증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에
서 위탁수행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흡족하지는 않지만 지난해 1월 상대가치 및 환산지수 조정을 통해 건강보험 입원료
24.4%가 인상됐습니다. 또 의료수가 환산지수 2.97% 상향조정이 이뤄져 경영난 타개의 단
초가 됐습니다. `병원생존을 위한 투쟁위원회`를 결성하여 경영 어려움을 알리고 병원회생을
통한 국민건강수호를 꾸준히 주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임기중에는 또 요양기관 약제비직불제 폐지, 의료급여 체불진료비를 6000억원에서 400억
원대로 감소하고 부분적으로 수가인상, 질병군별 포괄수가제의 전면시행·확대 저지, 임의 비
급여 관련 10개 병원장 무죄 판결, 종합병원 진료과목 개설요건을 7개(내·외·소·산부인과중 3
개과, 진방·마취통증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 또는 병리과)로 완화, 산자부 B2B네트워크 구축
지원사업 `의료용구컨소시엄` 선정, 의료법인에 대한 지방세 부과 계획 저지, 레지던트 수련병
원 필기시험 일괄시행, 임시투자세액 공제 대상업종에 병원이 포함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활
동을 펼쳤다. 특히 의료업을 비영리공익사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의료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펴 병원인들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각종 모임에 특강연자로 참석, OECD국가의 경우 보건의료산업의 국내총생산 점유비
율(GDP)이 10%에 달하고 전체근로자중 15%가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GDP의 5.9%에도 미달한다며, 앞으로 경제성장과 고용을 주도할 핵심산업으로 육성할 여지
가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병원산업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관 설립 허용, 병원에 대한 각
종 규제 완화와 시장 경쟁을 통한 운영효율화 제고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임기는 끝났지만 차기 집행부에서 추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게 될 그는 "의료인·
국민·정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야 적정한 진료의 공급이 가능하다"며, 제도개선과 대국
민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IHF총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병원계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주역을 담당할 김회장. 그는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국민들이 환호했던 열기를 병원계도 뿜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병원경쟁력 4강`이 꿈만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사진·김형석 기자 hskim@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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