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연령 7% 겪는 내분비병…생식과 직접 영향


상당수 환자 메트포르민 치료로 월경주기 정상화

 A씨는 13세에 월경을 시작한 이래 항상 불규칙적이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일년에 9~10회 정도의 월경주기를 가졌다.

이런 패턴이 문제가 된 것은 그녀가 성경험을 시작하고 임신을 걱정하기 시작한 때부터다. 가장 긴 무월경 기간은 4개월이었다. 여드름과 안면부의 억센 털도 그녀의 고민거리중 하나였다.

 대학 의료원에 건강관리를 위해 방문시 의사는 A씨의 병력을 듣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을 의심했다.

임신테스트 결과 음성이었고 혈액검사시 FSH, LH, TSH, 프로락틴은 정상이었다. 골반초음파상 여러개의 작은 난소낭종이 관찰됐다.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결과는 정상이었다.

정확한 원인규명 안돼

 PCOS는 가임연령 여성의 7%가 겪고 있는 흔한 내분비병증으로 불임의 주요 원인중 하나이다.

아직까지 PCOS의 다양한 정의 및 이질성과 그 원인이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대해서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부적절한 고나도트로핀 분비, 안드로겐 과다분비가 특징적이고 종종 고인슐린혈증을 동반한다. 고인슐린혈증은 고나도트로핀 분비를 변화시키고 난소와 부신의 안드로겐 합성을 자극한다.

또한 안드로겐 합성을 제한하는 혈중 결합 단백질 농도를 감소시켜 안드로겐 농도를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PCOS 치료는 고나도트로핀 분비를 복구시키고, 안드로겐과 인슐린 농도를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03 로테르담 척도

 1990년 발표된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진단척도에 난소의 형태·크기를 통합한 로테르담 척도가 전문가 패널에 의해 개발됐다(Hum Reprod. 2004;19:41-47).

그러나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고안드로겐혈증을 제외한 표현형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초음파촬영시 확장된 난소 주변을 따라 양측성으로 촘촘히 배열된 여러개의 작은 소포(3~8mm)들이 관찰된다(black pearl necklace sign).

A씨의 경우, 만성 무배란, 안드로겐 과다(여드름, 다모증에 근거하여), 초음파상 다낭성 난소를 바탕으로 NIH 또는 로테르담 척도로 평가시 PCOS로 진단할 수 있었다.

임신소실·임신합병증 동반

 PCOS는 생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중요한 질환이다. 이 질환을 가진 여성은 임신소실(pregnancy loss)과 임신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 PCOS 여성은 임신성 당뇨(OR 2.94), 임신성 고혈압(3.67), 자간전증(3.47), 조산(1.75) 위험이 높았다(Hum Reprod Update 2006;12:673-683).

당뇨병·심질환 위험 감소 목표

 PCOS 치료는 개개인에서 발생하는 증상에 기초하며, 당뇨병과 심질환 위험감소가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다양한 치료방법이 존재한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정훈 교수에 의하면 PCOS 치료목표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내분비대사 이상 개선으로 차후 예견되는 대사장애를 줄여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예방한다.

둘째, 만성 무배란에 의해 자궁이 에스트로겐에 과도하게 자극받아 발생하는 자궁내막 병변을 예방함으로써 자궁내막암 등의 발생을 막는다.

자궁내막 병변은 그냥 내버려두면 반드시 암으로 진행되므로 중요한 부분이다.

셋째, 증상에 대한 치료로써 PCOS에 동반하는 여드름, 조모증 등에 대한 처치 및 임신을 원하는 여성의 배란을 유도한다.

 한 메타분석 결과에 의하면 메트포르민은 PCOS 여성의 배란을 유도하는데 효과적이었다(BMJ 2003;327:951-953).

 메트포르민 단독 투약군은 위약군에 비해 배란율이 높았고(45% vs 24%). 이는 배란유도제 클로미펜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상당수의 PCOS 환자들이 메트포르민으로 치료를 받는데, 메트포르민은 본래 당뇨병 치료제로서 인체의 인슐린 민감도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인슐린 민감도가 증가하면 인슐린의 혈중농도가 감소하며, 이는 안드로겐의 혈중농도를 감소시키게 된다.

안드로겐의 혈중농도가 감소하면 종종 배란이 회복되고 월경주기가 정상화되며, 일부 여성의 경우 체중이 감소하기도 한다.

메트포르민은 치명적 독성 및 기형과 관련이 없고 임부투여 안전성등급 B로 분류된다.

 김 교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PCOS 치료에 메트포르민을 사용해오고 있다.

그는 메트포르민을 PCOS 치료의 1차 약물로서 선호한다. 특히 BMI가 27kg/㎡이상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환자에서 메트포르민 단독 투약만으로 40%의 개선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현재 PCOS에서 메트포르민의 역할에 대해서는 널리 인식되어 있는 상황이다.

 메트포르민으로 개선효과가 없을 경우 경구 피임제를 사용한다. 치료 중 임신을 원하면 약 복용을 중단하고 배란을 촉진하는 약을 먹어야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의과대학 산부인과의 리챠드 S. 레그로 박사는 PCOS 환자에 대한 직접 비교시험이 없기에 경구 피임약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한다(JAMA 2007;297:509-519).

그는 3세대 프로게스틴(desogestrel, gestodene)이 이전 프로게스틴 제제와 비교시 혈액응고를 증가시켰다는 보고(Arch Intern Med. 2004;164:1965-1976)가 있었기에 약물 사용시 안전성에 대해 항상 고려할 것을 당부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과거 혈전증 병력, 혈우병과 같은 유전적 이상, 혈액응고인자 V인자 이상 환자의 경우 가급적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으나, 일반적으로 저용량 제제이므로 일반환자에서는 특
별한 위험이 예상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유럽의약품평가청(EMEA)은 신세대 경구피임제의 혈액응고 위험이 구세대 경구피임제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이런 부작용 때문에 별 문제 없이 복용해오던 약을 갑자기 중단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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