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약물요법보다 이점 없다

ACC 2007서 "COURAGE 연구" 발표

 늦은 PCI(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 시술의 기대이하 효과를 보고했던 "OAT" 연구에 이어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PCI가 약물요법과 비교해 사망이나 심혈관사건 위험을 유의하게 줄여주지 못한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또다시 발표됐다.

 미국 퍼팔로종합병원 윌리암 보덴 교수는 최근의 미국심장학회(ACC) 연례 학술대회에서 자신이 주도한 "COURAGE(Clinical Outcomes Utilizing Revasculaarization and Aggressivee Drug Evaluatiion)" 연구결과를 발표,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의 초기치료로서 PCI 시술효과를 검증한 결과, 기대했던 약물요법 대비 우위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PCI 시술은 심장발작 환자의 막힌 혈관을 재관류시켜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관상동맥질환 관리의 획기적 전환점으로 평가받으며 임상에서의 적용빈도는 물론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권장 약물요법(OMT, optimal medical therapy) 대비 궁극적 임상결과의 개선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발표된 "OAT(Occluded Artery Trial)" 연구에서는 심근경색 후 안정된 상태를 보이는 환자에서 3~28일 후의 늦은 PCI술을 약물요법과 비교한 결과, 사망과 심근경색 재발위험의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본지 361호 22면).

 이로 인해 최적 시술시기를 놓친 경우 PCI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과 함께 환자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육체적 부담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위급하지 않은 상태의 협심증 등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PCI술의 약물요법 대비 유의한 사망 및 심혈관사건 위험 개선효과를 확인치 못한 "COURAGE" 연구로 인해 임상에서의 PCI술 적용에 대한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연구가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 치료의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가 제시되기도 했다.

 "COURAGE" 연구의 자세한 내용과 PCI술의 쟁점에 대해 살펴 본다.


사망·심근경색 발생비율 비슷
주요종료점·이차종료점 모두에서 큰 차이 안보여

COURAGE Clinical Outcomes Utilizing Revasculaarization and Aggressivee Drug Evaluation

"NEJM" 4월 3일자 온라인판 게재(Optimal Medical Therapy or without PCI for Stable Coronary Disease)

연구목적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초기치료 전략으로서 PCI와 집중적 약물요법 및 생활습관 조절(권장 약물요법)의 병용이 심혈관사건 감소에 있어 권장 약물요법 단일적용과 비교해 우월한지를 검증키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방법
 미국과 캐나다의 50개 의료기관에서 심근허혈과 중증 관상동맥질환의 객관적 증거가 있는 환자 2287명을 모집, PCI(권장 약물요법 병행/1149명) 또는 권장 약물요법 단일군(1138명)으로 나눠 4.6년(중앙값)간 관찰했다.
 대상환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안정형 관상동맥질환과 캐나다심장학회(CCS)가 규정한 중증의 협심증(class IV)이지만 이후 상태가 안정된 경우였다. 적어도 한곳 이상의 관상동맥(proximal epicardial coronary artery)에서 최소 70%의 협착이 선정기준으로 포함됐으며, 중증의 협심증이 지속되는 경우는 대상환자에서 제외됐다.
 주요종료점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이었다.

 적극적 약물요법
 환자들 모두 아스피린(1일 85~325mg) 항혈소판제 요법으로 치료받았으며, 불내약성 환자들에게는 클로피도그렐(1일 75mg)이 투여됐다. PCI 시술환자들은 가이드라인에 따른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이 제공됐다.
 항허혈 약물요법으로는 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ACE억제제, ARBs 등이 사용됐으며 지질저하 역시 스타틴 단일 또는 이제티마이브와의 병용을 통한 공격적인 요법이 실시됐다.
 LDL-콜레스테롤 목표치(60~85mg/dL) 달성시에는 H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개선을 위해 생활요법과 함께 서방형 나이아신 또는 피브레이트 약물요법이 단일 또는 병용방식으로 적용됐다.

결과
 주요 종료점 발생이 PCI군 211건, 약물요법군이 202건으로 비슷했다. 4.6년간의 누적된 사망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율이 19.0% 대 18.5%로 대등한 수치를 나타냈다.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을 합한 이차 종료점 또한 20.0% 대 19.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입원율 역시 12.4% 대 11.8%로 차이가 없었으나, 협심증 원인의 재형성술(revascularization)은 21.1% 대 32.6%(P<0.001)로 유일하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결론과 한계
 연구팀은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일차치료 전략으로서 PCI가 권장 약물요법과 함께 사용되는 경우에 사망이나 심근경색 또는 여타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대상환자의 85%가 남성이었고 86%가 백인이었다며 성별과 인종이 다양하게 반영되지 못한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승인문제로 약물용출성스텐트(DES)가 거의 사용되지 않은 점도 한계로 작용할 수 있으나,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사망과 심근경색에서 DES가 일반 금속스텐트와 비교해 단기든 장기든 이점이 보고된 바 없다는 설명이다.


"PCI 너무 광범위 사용"
반드시 필요치 않은 환자에까지써

"COURAGE" 연구가 부른 논쟁

 "COURAGE" 연구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물리적인 방법으로 혈관을 재관류시키는 PCI와 약물요법의 병용이 약물만 사용하는 치료전략보다 우수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시작됐다. 하지만, 결과는 두 전략 모두 어느 한쪽보다 우수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를 두고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향후 심혈관사건 예방에 스텐트를 포함한 PCI 시술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까지 남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펼쳤다.

 "OAT" 연구를 주도했던 주디스 호크만 교수는 "NEJM"에 게재된 "COURAGE" 연구에 관한 논평에서 "PCI 시술은 ST-분절 상승이 있는 급성 심근경색과 비ST-분절 상승의 고위험도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등에서 효과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공사례로 인해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까지 PCI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스타인 박사에 따르면, 미국내 PCI 시술의 85%가 안정형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적어도 25%의 무증상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를 "OAT"와 "COURAGE" 연구결과에 적용하면, 집중적인 권장 약물요법만으로도 심혈관사건 예방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일부 환자들에게 PCI가 시술됐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환자들은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한)재정적 또는 (수술로 인한)육체적 부담을 떠안아야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호크만 교수는 결론적으로 ""COURAGE" 연구가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치료와 관련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심혈관사건 이차예방에 항혈소판제, 항고혈압제, 지질저하제 등의 약물 및 생활요법이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만큼 임상적으로 불안정한 위급한 상태 또는 약물요법에 실패한 경우 재형성술이 고려될 수 있으나 PCI 시술이 심혈관사건 이차예방 전반의 주요전략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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