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청 HBV DNA 최저수치 유지 강조

HBeAg 양성환자 HBV DNA 20,000 IU/mL 이상 치료결정 기준 제시

 최근 B형간염치료제와 관련해 신규 약물 사이는 물론 기존 약물과의 안전성 및 유효성 결과를 두고 말들이 많다.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시장을 석권해 온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에 이어 몇년 사이 페그인터페론 알파-2a·엔테카비어·텔비부딘·클레부딘 등 신규 주자들이 등장, 시장경쟁이 가열되면서 빚어진 결과다.
 최근 신규 항바이러스제의 국내 출시와 관련 경쟁사간 물밑 논쟁이 전문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향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B형간염치료제 논쟁의 핵심은 어떤 약물이 일차선택제로서 더 유용하냐는 것. 그런데, 이들 약물의 유용성을 설명키 위한 근거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학회의 임상 가이드라인이다.
 최근 B형간염치료제 국내 론칭 당시 해당 판매사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만성B형간염(CHB) 치료 가이드라인이 아·태 지역을 거쳐 국내 가이드라인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며 미국간학회(AASLD) 지침을 근거로 일차치료제로서 자사제품의 당위성과 유용성을 내세웠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상지혈증·고혈압·당뇨병 등 여러 질병의 가이드라인 제정시 미국이나 유럽의 내용을 상당수 참조하는 것이 현실이다.
 제약사들 또한 자사제품의 특성을 알리는데 이들 자료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B형간염 약물치료의 경우 엔테카비어나 텔비부딘과 같은 신규약물들의 승인 이후 이들을 포함시켜 권고사항을 업데이트한 가이드라인이 국내에는 아직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 의사들이 외국학회의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일 따름이다.
 하지만, 관련 약물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처방의 당사자인 의사들이 가이드라인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참고로 국내학회에서도 우리나라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B형간염치료 가이드라인이 올해말 발표될 예정이다.
 페그인터페론 알파-2a나 엔테카비어 등이 FDA 승인된 이후 신규를 포함한 전체 만성B형간염(CHB) 치료에 대한 권고를 제시한 경우는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2006;4(8):936-962"와 "Hepatology 2007;45(2):507-539"에 발표된 내용이 대표적이다.
  전자는 미국소화기학회(AGA)가 발간하는 저널로 미국내 간 전문 의사들이 모여 업데이트 된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후자는 AASLD 저널로 학회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이다. AGA 저널 내용을 시작으로, 2회에 걸쳐 각각의 권고사항들을 자세히 살펴 본다.


A Treatment Algorithm for the Management of Chronic Hepatitis B Virus Infection in the US
: An Update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2006;4(8):936-962



CHB 치료목표 및 기준
 CHB의 새로운 치료권고는 미국내 간 전문 의사들로 구성된 8인의 전문위원회에 의해 만들어졌다. 전문위는 B형간염바이러스(HBV)의 제거 또는 유의한 복제억제를 CHB의 치료목표로 제시했다. 사망 또는 장기이식으로 이어지는 간부전이나 간세포암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간경변으로의 이환예방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한 주요전략으로는 혈청 HBV DNA를 가장 낮은 수치로 유지하고 감소시켜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여기에는 조직학적 호전(histologic improvement)과 혈청 아미노전이효소(ALT)의 정상화가 포함된다. 이같은 전략에 맞춰 치료 가이드라인 역시 HBV DNA의 수치와 ALT 정상 여부를 치료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

e항원(HBeAg) 양성 환자 치료
 전문위는 HBeAg 양성 환자에서 HBV DNA 20,000 IU/mL 이상(≥)을 치료결정의 타당한 경계선으로 잡았다. 해당 수치 미만의 환자들은 위험도가 낮다며 치료를 권고하지 않았지만, 생화학적·조직학적·임상적으로 질환위험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HBV DNA 검사를 통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치료대상이 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HBV DNA와 ALT 수치의 안정화를 파악키 위해 처음 1년간 3개월마다, 정상임이 확인된 이후에는 6~12개월에 한번씩 모니터링이 권장됐다.
 HBV DNA 20,000 IU/mL 이상인 환자들은 ALT 정상화 여부에 따라 다시 치료결정이 나뉘었다. ALT 수치가 정상인 경우에는 생검이 고려돼야 하며(특히 35~40세 이상), 이를 통해 병이 확인되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한편, 해당 환자군에서 항바이러스 요법의 효과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위의 입장이다.
 HBV DNA 20,000 IU/mL 이상이면서 ALT 수치가 상승한 환자에서는 라미부딘(lamivudine), 아데포비어(adefovir), 엔테카비어(entecavir), 페그인터페론 알파-2a(peginterferon alfa-2a) 모두가 일차선택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 약물 모두 HBeAg 양성인 CHB의 일차치료제로 FDA에 의해 승인돼 있다.
 하지만 전문위는 인터페론(IFN)계의 반응률이 낮고 라미부딘은 높은 내성률과 상관관계가 있다며, HBV DNA 수치가 높고(거나) ALT가 정상인 경우에는 아데포비어 또는 엔테카비어가 선호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페그인터페론 알파-2a와 엔테카비어가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했던 점과 높은 내성률을 들어 라미부딘이 HBeAg 양성 환자에서 일차요법으로 권고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HBV DNA 20,000 이상인 HBeAg 양성 환자에서 라미부딘이 일차선택으로 고려될 수 있으나, 권고하지 않는다는 전문위의 입장은 이해관계자의 해석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HBeAg 음성 환자 치료
 전문위는 HBeAg 음성 환자가 양성과 비교해 혈청 HBV DNA 수치가 낮은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질환이환 위험이 있
다고 지적, 2,000 IU/mL 이상에서 치료를 권고했다. 권고사항은 양성 환자와 유사했다. HBV DNA 2,000 IU/mL 이상이며 ALT 수치가 상승된 환자에게는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 페그인터페론 알파-2a 모두 일차선택으로 고려될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장기간 치료가 요구되기 때문에 내성 고위험을 보이는 라미부딘은 권고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항바이러스제 내성 환자 치료
 전문위는 일련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라미부딘,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로 치료받은 CHB 환자의 1~5년 기간 내성률을 보고했다<표>. 이와 관련 라미부딘 내성 환자의 대체치료에 아데포비어와 엔테카비어 모두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유용한 데이터에 근거시, 아데포비어가 엔테카비어에 비해 더 선호된다는 설명을 추가했다.
 아데포비어 내성시에는 라미부딘 병용과 엔테카비어로의 전환이, 엔테카비어 내성 환자에게는 아데포비어 또는 테노포비어로의 전환이나 병용이 권고됐다.

간경변 환자 치료
 HBV DNA 2,000 IU/mL 미만인 대상성 간경변(compensated cirrhosis) 환자에서는 관찰 또는 치료 가운데 선택이 권고됐으며, 아데포비어나 엔테카비어 약물치료가 선호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2,000 IU/mL 이상인 경우도 아데포비어 또는 엔테카비어가 일차선택으로 권고됐고, 장기간 치료와 함께 아데포비어에 라미부딘 또는 엔테카비어를 병용하는 방법이 내성위험을 감소시키는데 혜택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에서는 HBV DNA 200 미만 또는 이하 모두에서 수치에 관계 없이 치료가 요구됐다. 아데포비어와 라미부딘 또는 엔테카비어와의 병용요법이 선호되는 약물치료로 권고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