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 건
탑의원 원장, MediH 여의도점


환자 80% "치료된다면 병원으로 가겠다"
탈모는 질병, 의사 적극 나서면 수요 늘 것

 요즘은 전국 어디를 가든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수많은 의원 간판들을 볼 수 있다. 전국 의원 수 2만5000여 개에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3500여 명의 신규의사들까지 더해져 의료계는 이미 녹조현상이 가득한 레드오션이 되고 말았다. 인기과인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마저도 30% 정도는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개원가의 수많은 의사들이 찾고 있는 블루오션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모발이식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거리를 거닐 때에도 탈모관련 간판에 눈이 먼저 가게 되는데 최근 몇 년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모발관리센터의 수에 새삼 놀라게 된다. 그렇다면 탈모관련 의료도 이미 포화상태가 된 것은 아닐까?

 현재 우리나라의 탈모인구는 6~8백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탈모 시장의 규모는 2005년 5000억 2006년 8000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적인 인식이 외적인 미모를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미용성형, 비만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던 탈모도 이제는 점점 주목을 받고 의료시장의 중심점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1조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탈모시장에서 의사들이 담당하는 비율은 고작 10%도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료인들 대다수는 탈모를 질병이라 생각하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게 사실이다. 발생원인과 치료법이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밝혀진 확실한 질병이며 미용성형과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가 봤을 때는 다른 모든 질병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요새 벌어지고 있는 탈모시장의 현황을 보면 병의원보다 피부 관리실이 더 성황을 누리던 수년전의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피부 관리를 제대로 받으려면 병의원에 가야한다는 인식을 모두들 가지고 있고 비의료 관리실은 도태되어 병의원에 거의 흡수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지금 탈모시장의 상황은 어떠할까? 탈모가 질병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탈모 관리센터에 몰리고 있지만 이곳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발모제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자체적인 연구와 검증 시스템만으로 개발된 수많은 관리법과 치료법이 난무하고 있지만 무엇 하나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 FDA에서 효과가 입증된 프로페시아같은 약을 처방할 수 없고 메조테라피 등 시술을 합법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제대로 환자들을 치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의사들이 탈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에는 피부 관리 시스템처럼 탈모관리센터도 병의원에 흡수 될 것이다. 현재 탈모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는 피부과가 있기는 하나 주로 피부 관리가 메인에 보조로 하는 측면이 많으며 탈모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의원은 매우 드물다.

최근에 피부과학회에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 따르면 탈모환자의 80%가 만약 치료가 된다면 병의원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즉 잠재 수요층은 무궁무진하지만 탈모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홍보부족 그리고 의사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지금 탈모시장에서 의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한 것이다.

 사실 개업의들에게 탈모라는 것은 생소한 분야일 수 있다. 최근 수 년 간에 탈모라는 시장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급격히 형성되었지만 막상 탈모관련 의료에 접해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숨어있는 의료 1%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의료 행위들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심하면 법적 소송에 휘말릴 위험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탈모 관련해서는 그런 걱정 없이 상담과 치료 그리고 사후관리를 할 수 있다.

임상실험에서 프로페시아가 87%, 미녹시딜이 30%, 메조테라피가 70% 이상의 효과를 보이고 있고 최악의 경우 탈모가 더 진행된다 하더라도 그 비율은 극히 적고 의학적 치료 외에 두피관리를 포함시키고 체계적인 프로토콜로 치료하면 90%를 상회하는 환자 만족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탈모라는 거대한 의료시장에 의료계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무슨 일이든 처음 접하면 당황하고 두려운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탈모 관련 의료는 현재 수많은 비의료인이 시술을 하고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게 습득이 가능하고 전문지식보다는 환자에 대한 정성과 친절이 치료효과에 더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학회라든지 체계화된 탈모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다면 단기간에 일정선 이상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 할 수 있다. 또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레드오션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많은 개원의들이 쉽게 도입할 수 있다. 현재 비의료 탈모관련 업체들은 탈모를 브랜드화하여 홍보를 통해 많은 효과를 얻고 있다.

 따라서 의료쪽에서도 탈모방면으로 새로운 브랜드와 홍보 그리고 의료기관에 맞는 체계적인 직원교육체제가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탈모는 개원가에서 블루오션에 어울리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탈모라는 것도 필자가 던지는 하나의 이슈일 뿐이다. 현재 블루오션인 것처럼 보이는 탈모도 언젠가는 포화상태가 될 것이다.

 세상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수년 된 지식만 믿고 환자를 기다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적 조류에 발맞춰 나아가는 것만이 개원가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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