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향한 과감한 도전 필요















정 성 일
탑성형외과 원장


자원없는 우리가 경쟁력 있는 지식기반 사업
재원·기술·현지정보 철저히 준비하면 블루오션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주제로 한 원고 청탁을 받고나니 문득 2002년 겨울이 생각난다. 그때에도 여러 가지 협의 후 그해 12월말 북경에서 SK그룹과 한국 의료투자자간의 MOU체결이 있었다. 그로부터 4년…. 무척 감회가 새롭다.

 1995년 성형외과 전문의가 된 후 이대부속병원 성형외과팀과 베트남 언청이 무료봉사에서 외국에서의 첫 집도를 시작한 후, 몇년간을 열린의사회를 비롯 여러 봉사단체들과 몽골·베트남·중국 등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다녔는데 이제는 병원 사업을 위해 북경에 병원을 세우는 일이었으니 많은 감동이 있었다. 그후 2년간 북경에 상주하면서 SK아이캉이라는 중국 최초의 한중합자병원의 CEO를 하면서 환자를 돌보며 병원을 안정시켜나가는 역할을 하고 귀국한지 1년이 되어간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역시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해야 할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004~2005년에 우리나라의 많은 의료인들이 중국 의료진출에 큰 관심을 가졌다. 우리는 의료시장이 개방되어 있지 않지만 중국은 이미 2001년부터 의료를 개방하고 영리법인을 허용하는 등 발빠르게 국제화의 기준에 맞추어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중국보다는 의료기술의 선진화가 되어있는 우리로서는 좋은 시장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그 열기가 조금씩 식어가는 것 같고 그사이 중국은 너무나 빠르게 의료시장이 변하고 있다. 중국은 초기부터 사업적인 접근을 했기 때문에 의료기술 차이에 대한 극복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좁혀가고 있고 자본시장의 형성에 의해 투자가 과감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장은 앞으로 우리에게 계속적으로 기회를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경험상 규모의 접근보다는 틈새시장이나 완전한 경쟁력이있는 분야의 선택과 집중에 의한 시장 형성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에도 많은 뜻있는 분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수출은 지식기반 사업의 해외 진출이라는 의미로 볼때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사업경쟁력이 있는 분야일 뿐 아니라 우수한 의료 인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고급자원이라 할 것이다. 그에 비해 이것을 산업화하는 국가적 지원이나 합의점 등은 아직도 매우 미미하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다보니 많은 시행착오와 기회비용의 손실 등이 따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동남아 인접 국가에서는 한류라는 트렌드가 있고 연예사업 즉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가의 이미지가 좋아져 있고 그들이 부러워하는 나라로 인식되어 있다.

 이러한 때 의료시장의 진출도 좋은 이미지와 경쟁력 있는 분야를 집약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중국의 예를 들자면 한류에 의해 성형분야에 대한 많은 선호도를 갖고 있으며 베트남이나 인접 국가는 성형·안과·치과 등이 진출해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있지만 경쟁력을 갖고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한류가 병원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몇가지 중요한 부분을 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진출할 나라의 필요한 의료 욕구를 알아야 한다. 둘째, 국내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부분을 국내에서 지원하는 형태여야 한다. 셋째, 단기간의 투자 목적은 어렵다는 점. 넷째, 진출국의 의료법, 의료시장의 동향·정책에 대해 충분히 인지할 것. 다섯째, 나라간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에 대한 이해를 하고 교육이 필수적이다. 여섯째, 초기에는 한국의사의 진출이 필요하나 인건비 비중이 높기 때문에 현지화가 필요하고 교육인프라도 뒤따라야 한다.

 이와 같이 나라마다 또는 진출하는 방식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재원, 의료기술, 현지정보 등 철저한 준비가 된다면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조만간 FTA협상 등에 의해 의료개방이 목전에 있다. 이런 때 이미 개방되어 있는 나라에 진출하여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의료의 승리를 위해 과감한 도전 정신이 필요한 때다.

우리나라 의료인과 중외합작(中外合作)으로 지난 2002년 중국시장에 공식 진출한 SK아이캉(愛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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