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저항성 덜해 심혈관질환 발생 적어

허갑범 명예교수 분석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은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전체 환자의 2.3%로 서구인에 비해 비교적 적은 반면 제2형 당뇨병은 전체 환자의 84.9%인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제 1, 2형에 속하지 않는 1.5형 당뇨병이 12.8%나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연구는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가 2003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허 내과를 찾은 당뇨병환자 335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으로, 이처럼 많은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당뇨병의 유형별 분포를 분석한 것은 매우 드물다.

 허 명예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지난달 27일 열린 대한내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보고했다.

 1.5형 당뇨병은 제 2형 당뇨병보다 인슐린저항성이 심하지 않은 특성이 있기 때문에 중풍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이 적은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인슐린이나 인슐린 분비촉진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1.5형 당뇨병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로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거나 과음하는 사람에게 잘 나타나므로 단백질의 부족이나 당분의 과잉섭취 같은 영양불균형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허 명예교수는 당뇨병은 그 유형에 따라 임상적 특징이 다를 뿐 아니라 치료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면서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치료가 필수적이고, 제2형 당뇨병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이들 생활개선요법으로 혈당조절이 안 될 때 인슐린작용을 개선하는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1.5형의 경우는 인슐린이나 인슐린분비촉진제를 1차로 사용하는 등 맞춤요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환자들 중에는 자신의 당뇨병유형을 확인하지 않고 혈당을 낮추는 데에만 치중하는 사람이 있다고 밝힌 허 명예교수는 1.5형이나 제 2형처럼 혈당이 높아진 원인이 인슐린분비감소가 아니고 인슐린저항성에 의한 경우 인슐린이나 인슐린분비촉진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오히려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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