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요법 적용 "새바람"



고용량 스타틴 투여 이차예방효과 확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적용엔 전반적 동의

 올해초 미국심장협회(AHA)와 산하 미국뇌졸중협회(ASA)는 허혈성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TIA) 환자의 뇌졸중 재발예방을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Stroke 2006;37:577~617).

 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 생존환자의 5년 이내 재발률이 40%에 이르는 만큼, 재발성뇌졸중의 위험인자를 명확히 파악하고 적극 대처하자는 취지였다.

뇌졸중 위험인자로 고지혈증 명시

 양학회는 재발성뇌졸중의 주요 위험인자중 하나로 콜레스테롤을 명시,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은 콜레스테롤 상승·심혈관질환·죽상경화성 기원(atherosclerotic origin)의 근거가 있는 뇌졸중 또는 TIA 환자에게 NCEP III에 따라 지질수치를 저하시킬 것을 권고했다(Class I, Level of Evidence A). 보다 자세한 지질저하 전략으로는 관상동맥질환이나 죽상경화가 있을 경우 LDL-콜레스테롤을 100mg/dL 미만으로, 여러가지 위험인자가 병존하는 고위험군은 70mg/dL 미만을 목표치로 권장했다(I, A).

 반면, 죽상경화성 기원에 의한 허혈성뇌졸중 또는 TIA가 있으나 정상 콜레스테롤 수치 등의 이유로 스타틴을 복용치 않았던 환자들에게는 권고등급이 다소 낮은 "Class IIa, Level of Evidence B"로 투여 고려를 제안했다. 치료나 시술의 유용성 및 효과에 대한 근거의 전반적 합의가 이뤄진 Class I과 달리 Class IIa는 유용성에 대한 견해가 우세한 수준이며, Level of Evidence B는 여러개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연구에 근거한 Level A에 비해 하나의 무작위 또는 비무작위 연구결과를 근간으로 한 권고등급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뇌졸중 재발예방을 위한 스타틴 지질저하요법이 심혈관질환 병력자나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상당수의 임상근거를 통해 전반적인 동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 무병력자나 저위험군에서는 아직 지질요법을 지지하기 위한 임상 데이터가 더 요구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한다.

콜레스테롤과 뇌졸중 상관관계 확립 안돼

 가이드라인은 이같은 차별권고와 관련 고콜레스테롤혈증 및 이상지혈증이 심혈관질환과는 달리 일차 또는 재발 뇌졸중에 대한 위험인자로 명확히 확립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전의 코호트 연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와 허혈성뇌졸중 사이에 상관관계가 확인되기는 했으나, 전체 뇌졸중과는 명확한 관계가 없었다는 것. 최근 일련의 임상연구에서 심혈관질환 병력자의 경우 스타틴이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콜레스테롤 강하효과 이상의 다른 기전이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는 견해도 밝혔다.

 실제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뇌졸중간 상관관계는 여러 역학 및 관찰연구에서 일관되지 못한 결과를 보여 왔다. "HDL Cholesterol, Total Cholesterol, and the Risk of Stroke in Middle-aged British Men(Stroke 2000;311:882~8)"에서는 전향적 관찰연구를 진행한 결과, 16.8년 기간 동안에 둘 사이에 상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Plasma Lipid Profile and Indicident Ischemic Stroke(Stroke 2003;34:623~31)" 연구 역시 1만4000명 이상의 중년 남·여를 대상으로 10년간 전향적 관찰을 했으나, 콜레스테롤과 허혈성 뇌졸중 간에 일관되지 않은 약한 상관관계를 확인했을 뿐이다. 반면, 35만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MRFIT(NEJM 1989;320:904-10)" 연구에서는 허혈성뇌졸중이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함께 증가함이 보고되기도 했다.

SPARCL, 뇌졸중 예방 지질요법 확대 예고

 이런 가운데 프랑스 비샤대학병원의 피에르 아마란코 교수는 9만명 이상의 환자를 포함하는 스타틴 연구들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실행한 결과, 스타틴의 LDL-콜레스테롤 감소가 뇌졸중 상대적 위험을 21%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아마란코 교수가 주도한 "SPARCL(Stroke Prevention by Aggressive Reduction in Cholesterol Levels)" 임상시험은 LDL-콜레스테롤 저하와 뇌졸중 재발위험 감소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입증, 뇌졸중 예방에 있어 지질저하요법의 확대라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SPARCL" 연구는 관상동맥 심질환 병력이 없는 뇌졸중 또는 TIA 환자(4731명)를 대상으로 아토바스타틴 80mg의 공격적 지질저하요법이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일차종료점으로 삼아 진행됐다. 아토바스타틴의 뇌졸중 재발과 관상동맥 사건 위험이 위약군 대비 각각 16%와 35%씩 감소돼, 뇌졸중 이차예방과 심혈관질환 일차예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의 스타틴 연구들은 심혈관질환 병력자의 일차 뇌졸중 예방을 이차종료점으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두고 순환기는 물론 신경과 전문의들이 뇌졸중의 이차예방에 스타틴을 처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와 함께, 이를 통해 뇌졸중 예방 가이드라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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