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아닌 수평적 파트너십 돼야"

충분한 검토없이 네트워크 덜컥 가입 낭패 십상

 불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개원가의 가장 적극적인 대응 방안 중 하나는 여러 병의원이 하나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 형태의 운영이다.

 네트워크병원은 잘 구축된 브랜드 파워만으로도 환자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가 느슨해지거나 아예 네트워크 자체가 와해되는 등 실패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렇다보니 네트워크에 가입하고자 하는 의사들이 섣불리 가입여부를 결정내리지 못하고 있다.

 분만환자의 급감과 인근 경쟁병원의 출현으로 네트워크 병원 가입을 알아보던 서울의 한 산부인과 원장은 네트워크 병원 가입에 따른 투자액이 만만치 않아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가맹비 3000만원을 받고 있다.

 3000만원의 비용은 광고와 홍보비용, HI 비용 등으로 대부분 소진되고, 기타 운영은 매달 내는 회비로 충당된다고 들었다"며 부담감을 표시했다.

 이렇듯 적지 않은 가맹비를 내고도 정기적으로 회비까지 지불해야 하는 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근 경기침체의 여파로 비보험과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기대수익에 대한 불안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장점 - 구축된 브랜드 파워 환자 증가 기대
단점 - 한 곳 실수로도 전체 네트워크 와해


 사후관리 부실도 네트워크 가입을 꺼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처음 네트워크 개원을 하게 되면 네트워크 본점에서 대대적인 홍보와 이벤트로 브랜드를 알리는데 노력하지만 이후엔 지원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네트워크 병원에 가입했다 최근 탈퇴한 한 원장은 "월회비만 이유없이 지출되는 것도 불만인데, 특별회비를 받아가기도 한다"며 가맹비와 보증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상명하복식의 전달체계와 리스크에 대한 대책 미비도 네트워크 병원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면서 "이는 네트워크 병원으로 확장을 꿈꾸는 의사들이 의사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파트너십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어디를 가도 한 브랜드의 병원을 가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네트워크 병원의 장점이지만, 반대로 한 군데라도 이 질을 유지하는데 저해되는 실수를 했을 경우 전체 네트워크가 와해될 수 있다.

 네트워크 병원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우선 불친절함, 의료사고, 불결함 등 부정적인 요소로 인해 병원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도록 의료의 질 관리와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이 수립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두번째, 회계가 투명한지 검증해야 한다. 세번째, 이미 가입한 동료의사를 만나 충분한 정보수집 과정을 거쳐야 한다.

 네트워크 병의원 개원을 지원하고 있는 대흥트레이딩의 박영준 컨설턴트는 "우리나라는 서비스 질의 발전을 통한 브랜드구축의 과정이 아닌 브랜드 구축 후 서비스 질 고민의 형태가 많다. 다행이도 최근에는 학술적 토대를 충분히 마련해 놓고, 개원시 전담 변호사를 두는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려는 네트워크 병원이 많아졌다. 또한 자체 TF팀을 구성해 매주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고 토론하는 원장도 이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면서 "네트워크 병원에 가입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가입하고자하는 당사자도 충분한 준비가 선행돼야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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