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구자 까밀로 포르타 이탈리아 산마테오의대 교수



암세포 공격·혈관생성 억제 이중작용
넥사바 복용군 전반적 생존기간 연장


 암세포의 전이로 인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거나 수술후에도 전이나 재발이 발견돼 치료가 어려웠던 신장암이 최근 신규 표적항암제들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신장암의 85% 정도를 차지하는 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은 폐나 임파계로의 전이가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했다 해도 전이와 재발이 상당수 발견되고, 기존 치료제들의 불충분한 효능과 부작용 위험으로 진행성 신세포암의 치료는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유럽 등 서구와 비교해 아직은 유병률이 낮은 수준이지만, 사망률은 월등히 높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넥사바(소라페닙)를 필두로 암세포 증식과 함께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이중작용의 소위 다중표적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신세포암의 만성질환화 치료는 물론 완치에까지 도전해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움트고 있다. 다중표적항암제를 통해 부작용을 줄인 상태에서 종양성장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할 수 있다는 것. 신규 항암제가 신세포암 환자의 수술후 보조요법에서도 효과를 나타낸다면 완치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주장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아직은 보조요법의 효과가 입증된 바 없지만, 이를 목적으로 한 임상시험들이 계획되고 있는 만큼 머지 않은 미래에 완치 현실화의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신장암 환자의 1차치료제로 시판허가된 넥사바의 3상 임상시험 "TARGETs" 결과 발표를 위해 방한한 주 연구자 까밀로 포르타 교수(이탈리아 I.R.C.C.S 산 마테오대학병원 종양내과)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 신세포암 치료가 어려웠던 이유는?

 - 화학치료법의 성과가 미미했고, 면역치료법 또한 효과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기존에 인터페론-α와 인터류킨-2를 통한 면역요법이 전통적으로 사용돼 왔지만, 반응률이 낮고 부작용의 우려가 높아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신세포암이 진행된 후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고 절제술 이후에도 전이와 재발이 발견되는 문제도 있었다.

 - 다중표적항암제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 현재 평가중인 새로운 약물에서는 주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신호경로 차단효과를 얻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약리작용의 중재적 관점에서 볼 때, 그 외의 표적으로 혈관내피성장인자수용체(VEGFR)와 혈소판유도성장인자수용체(PDGFR)와 같은 타이로신 키나제들이 있다. 넥사바는 암세포내의 RAF 키나제를 타깃으로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고, 혈관세포의 VEGFR·PDGFR 등에 작용해 혈관생성을 억제한다.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에 관여하는 특정경로를 집중타깃으로 해 부작용의 위험을 줄이고 이중작용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이중작용 기전은 향후 신장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 넥사바 3상 임상결과는?

 넥사바 복용 환자군의 무진행생존율(PFS)이 위약군 대비 2배 증가(24주 대 12주)했고, 전반적인 생존율도 39% 증가했다. "TARGETs" 연구는 2005년 5월 전환점이 마련됐는데, 위약군 환자에게도 넥사바를 전환투여(cross-over)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환투여에도 불구하고 6개월 후 전반적 생존기간은 넥사바와 위약군이 19.3개월과 15.9개월로 전반적인 생존기간이 향상됐다.

 - 절제술 후 보조요법의 효과는?

 - 현단계에서 어떠한 항암제도 신세포암 환자의 수술후 보조요법 효과를 입증받은 바 없다. 현재 이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될 계획으로 머지 않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후 보조요법으로서 넥사바 효과가 확인된다면, 재발을 방지해 완치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획기적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상돈 기자 sdlee@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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