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추진동향과 의료산업의 대응과제 -




개방 두려워말고 과감히 해외로 나가야

■ 주최
의료산업 경쟁력 포럼
 
■ 주관
메디칼업저버·안명옥 의원 등
 
■ 주제발표
▲좌장 : 이 철 연세의대 교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국의료산업의 과제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

한국의료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
▲이신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산업단장
 
■ 지정토론
▲권영대 삼성서울병원 의료기획팀장
▲정기택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배경택 보건복지부 통상협력팀장
▲표정호 순천향대 경영학부 교수


의료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제도개선, 선진형의료클러스터 구축, 의료서비스 질 확충 통한 과감한 해외진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달 29일 산업정책연구원 의료산업경쟁력포럼이 주최하고 본지와 데일리메디, 의협신문, 안명옥 의원(한나라당)이 주관한 `의료산업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 같이 강조하며, 과거 기업가·생산능력·근로자 중심으로 꾸려지던 패러다임을 깨고 글로벌 경쟁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체계 욕구환자 해외이탈 부추겨
국제수준 정확한 비교연구 서둘러야

의료, 산업으로 보자
 조동성 교수는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국 의료산업의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그간 우리나라는 소명의식만 강조하고 의료를 산업적 측면으로 인식하지 않아 금융기관을 통한 자본증식이 어려웠다며 이는 국제경쟁력 있는 기업형 병원의 등장을 어렵게 만들었고, 결국 환자의 해외이탈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산업 시장의 성장률은 높은 반면 제약, 의료기기, 건강보험 등 연관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낮고 의료산업 전문가 부족 등 의료 소비자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 확충, 국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부정책, 연관산업의 투명성 확보, 전문경영체제 도입 등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신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산업단장 역시 "GDP대비 국민 의료비 5.6%, 낮은 병상이용률, 긴 평균재원일수, 급성병상 공급과잉·장기요양병상부족, 고가의료장비 과잉공급, 장기인력계획 미비, 의료자원의 지역간 불균형, 공공부문 비중 역부족 등 국내 의료산업 경영실태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열악하다"며 "신의료기술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등 다양화되고 있는 수요에 대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본조달 규제 개선과 관련한 조 교수의 주장과 관련 전반적으로 동조하지만 "자기자본의 비율이 낮을 수록 진료비가 비싸고 재원일수가 긴 양상을 보이며 외부자본 차입시 보통 병상증설에 투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현재도 3만 병상 정도가 과잉공급되고 있는 만큼 의료기관의 무차별적 외부자본 차입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권영대 삼성서울병원 의료기획팀장은 "삼성의료원만 보더라도 국제경쟁력보다는 국내 대형병원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하면 우위에 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만 해왔다"며 "세계병원과 경쟁하려면 국제수준과 정확하게 비교하고 장단점을 파악해 개선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아직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한 객관적인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기본적인 연구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선진형의료클러스터 구축은 대세

 혁신형 연구중심병원, 즉 의료클러스터 조성의 필요성도 심도있게 논의됐다.
 토론자로 나선 정기택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영국은 옥스포드대, 캐나다는 벤쿠버대, 중국은 북경대 등 각국에서 대학을 중심으로 한 의료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기업과 대학이 연계해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의 수단을 동원, 빠르게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단장과 권 팀장도 국내 유능한 인력과 제약, 기기, 의료정보, 생명과학, 보험사 등 연관산업을 활용해 연구개발 활성화하는 병원중심 의료 클러스터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감한 해외진출 시도해야

 개방을 막기보단 한발 앞서 주도적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자세를 갖는 것과 함께 이를 위해 정부차원의 제도개선과 홍보 등이 필요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토론자로 나선 표정호 순천향대 경영학부 교수는 "의료광고 및 영리법인 허용 등 국내 의료계도 시장논리를 빠르게 받아들여 이미 대세가 된 시장 개방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대부분 선진국은 의료분야에 공공성을 많이 적용하고 있는 만큼 개방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로 신속하게 대응한다면 지금 시점이 우리에게 충분히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 교수에 따르면 FTA를 통해 시장이 개방될 시 의료산업도 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표준화·대형화 돼 몇몇 경쟁력있는 병원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논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표 교수는 호텔수준 의료환경과 서비스로 무장한 싱가폴 래플즈병원 등을 예로 들며 보다 좋고 빠르고 싸고 안전한 서비스 위해 대대적 혁신을 감행하고 있는 타국 병원들을 보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장 또한 대형병원의 해외진출을 국가차원에서 지원해야 함을 강조하며, 해외투자펀드 조성 및 진출전략에 대한 기술지원, 면허인정 등 상호협정 체결로 해외진출 여건 확대, 해외환자 적극 유치, 한국의료 홍보, 상품개발 및 환자유치 활성화, 외국의료인력 국내연수 지원 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FTA 1차 협상에 대한 해명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한미 FTA 1차협상과 관련한 논란에 대한 정부당국의 해명도 들을 수 있었다.

 배경택 복지부 통상협력팀장은 "시장 개방을 통한 경쟁은 생존력을 키우는 등 궁극적으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이 한국의 의료체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므로 공공의료체계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자격증 등을 상호인정해 인력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할 것이며 약가문제 역시 국민들이 필요한 양을 적정한 가격으로 복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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