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의 주장]

 의료대란을 겪으며 `의협은 하나다`라는 정서가 자리잡아가는 듯 하던 의료계 내부의 갈등과 다툼이 심각하다. 오직 `우리 과`와 `나`만을 위한 의료계여야 하고 정책이어야 하는 듯 동료애는 실종되고 있다.

 오늘의 의료계는 일부 과들이 `결사`를 공공연히 외칠 정도로 안면몰수적 이어서 의사 한가족으로의 복원이 심히 우려스럽다.

 이 현상은 의약분업 이후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진료과별, 의사별, 단체별 등으로 복잡하게 얽히고 뺪히면서 생존경쟁의 선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로인해 의료인의 단합과 국민과의 신뢰회복, 그리고 의학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계에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의료계 내홍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라는 미래지향적이기 보다는 현실적 `생존`차원에서 발생하고 있어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감정대립으로까지 이어져 `임시봉합후 곧 삿대질`이 반복되곤 한다.

 진료과목 명칭 변경은 속앓이의 대표적인 예다. 개원의사들이 `협의회` 명칭을 버리고 `의사회`로 명칭을 바꿔 같은 전문의들간 갈등은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신호탄에 불과한 것이었다. 소아과의 소아청소년과로의 명칭 변경에는 내과의사들의 반대가 가장 컸고 지금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

 모두들 국민건강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국민들에게는 의사들간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되어 함께 매도될 가능성도 크다.

 신경외과의 진료영역 확대는 재활의학과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고 전공의 노조 설립을 두고 대전협은 의협 회비 거부 서명 운동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대한신경과학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전문과목 명칭 사용 문제가 그렇고, 미용성형 분야에서 불거진 성형외과학회와 미용외과학회의 갈등, 특수의료장비의 설치·운영·관리에 관한 규칙과 관련한 진단방사선과와 신경외과의 대립, 전문병원과 동네의원간 1차 진료 영역 중복 등은 반목을 넘어 언제가는 터질 시한폭탄으로 자리하고 있다.

 진료에 있어서의 가장 큰 핵심은 여러 임상과에 걸쳐있는 공통분모가 있는 질환에 대해 진료하고 있는 전문의사들간에 `내몫 찾기`와, 의사의 진료행위는 의료법에 의해 보장돼 있어 어느 질환이든 진료할 수 있다며 뒤늦게 타 전문분야 진료에 나서는 `네몫 뺏기`다.

 이들의 주장은 일견 타당하고 불법도 아니지만 갈등과 불신이 있음은 명백한 현실이다. 따라서 옳고 그름의 주장에 앞서 의료계 전체를 생각하고, 상대방·국민의 입장으로 되돌아보고,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의료계 한 인사는 룕보건의료계 타 직역간 갈등과 대립의 해결도 난망한데 의사사회 내의 `너죽고 나살기` 식의 난타전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인사는 "위계 질서 붕괴가 주요 원인중 하나"라며, 의협을 중심으로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속에 대립과 갈등을 봉합하는 합리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조정능력을 갖춘 리더십이 아쉽다고 했다.

 최근의 사회주의적 경향의 의료제도 등이 경영난을 불러 일으켰고 이에따른 생존전략이 내부갈등으로 이어졌다는 견해가 대세다. 그렇다고 서로 물러섬 없이 치고 받으면 의료계의 미래는 어떻겠는가? 대한의사협회가 의사사회에서 회원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권위를 회복하고 리더십을 발휘해 하루빨리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의료계의 미래는 없다.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룑고 선서하고 의업에 나서지 않았는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되뇌어 보고 상생의 자세로 한번 더 생각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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