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헌
가톨릭의대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돼 가톨릭의대 박수헌 교수가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위-식도역류질환과 속효성 Esomeprazole 

위-식도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이로 인해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가슴 쓰림(heart burn), 위산 역류(acid regurgitation) 등이 전형적인 증상이며, 이와 함께 식도 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GERD는 미란(erosion)이 있는 미란성 역류질환(erosive reflux disease, ERD)과 미란이 없는 비미란성 역류질환(non-erosive reflux disease, NERD)으로 나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ERD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환자 수는 2010년 약 300만 명에서 2014년에는 390만 명으로 10%가량 증가했으며, 관련 의료비 또한 현재 2,000억원 이상 지출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는 1983년에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위-식도역류질환의 국내외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PPI 제제가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H2 receptor antagonist, H2RA)보다 더 효과적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GERD의 표준 요법으로서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또한, 역류성 질환 자체가 자주 재발하고 장기적 치료를 요하므로 최근에는 65세 이상의 아스피린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를 복용하는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장기 투여(long-term treatment)를 권고하고 있다.

이전에 PPI 제제의 장기 투여에 따른 이상사례에 대한 보고가 다수 발표됐다. 특히, 골다공증이나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어 논란이 있었다.

PPI 제제를 투여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감소하므로 장기적으로 투여하면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주요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됐으나 실제 임상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폐경 후 여성 약 16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PPI 제제를 장기 투여해도 고관절 골절률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PPI 제제의 장기 투여 시 골다공증 발생 기전은 부갑상선 호르몬의 증가 또는 칼슘 수치의 감소인데, 실제로 30대 이상의 정상 성인 남성에서 3개월 동안 PPI 제제 투여 시 부갑상선 호르몬이 증가하거나 칼슘이 감소한다는 소견은 없었다.

골다공증 관련 논란은 혈액투석 환자에서 2주간 PPI 제제 사용 시 칼슘 수치가 감소해 골다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최초의 논문에서 불거졌으나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장기 투여 시 골다공증에 주의해 투여할 것을 권고하는 정도이며, 발생 기전 및 전향적 연구 결과 모두 음성이므로 주의해 투여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역류질환에는 PPI 제제를 4주간, 미란성(erosion) 역류질환은 8주간 투여하는데, 투여 이후 실제로 증상이 호전되는 환자들이 많지 않다.

이에는 여러 요인이 있으나, 위산에 대한 감작이 오랜 기간 지속됐던 환자들은 치료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 반면, 위산에 대한 감작 기간이 짧은 환자들의 경우 2주만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4주를 복용해도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며, 전혀 반응이 없고 통증이 악화됐다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경우가 난치성(intractable) 위-식도역류질환이며, 통계적으로 PPI 제제 투여 시 2/3 정도의 환자는 8주 또는 8주 이상 연장 치료 시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항역류 시술인 위벽추정 성형술(Nissen fundoplication) 1년 이후에는 50% 정도의 환자가 다시 약물 투여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식도역류질환에 있어 '난치성 GERD'는 적당한 용법 용량, 즉, 1일 1회 표준용량의 PPI 제제 투여 후 1개월 또는 2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한다. 국내 난치성 GERD 비율을 조사한 결과, 미란성 식도염의 경우 25.3%, 비미란성 식도염은 27.9%로 좀더 높게 나타났다.

비미란성 식도염 환자에서 PPI 제제의 용량을 2배로 증량한 후 증상 개선 정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슴 쓰림 증상은 70%, 위산 역류는 64.4%로 1/3 정도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용량으로 치료 시 1/3의 환자에서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고, 난치성의 기준에 따라 용량을 증량해서 치료했을 때도 1/3의 환자에서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10명 중 1명은 치료가 어려운 경우임을 알 수 있다.

기존 PPI 제제의 단점 
기존 PPI 제제는 prodrug이기 때문에 위를 통과할 때 위산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음식 또는 제산제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대체로 공복에 복용해야 하며, 이로 인해 약물순응도에 문제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위산 분비 억제 능력은 서서히 나타나며, 짧은 혈장 반감기로 인해 약효가 빨리 사라진다.

더불어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이 가변적인데, 생체이용률이 떨어지는 약제는 효과가 훨씬 더 감소할 수 있다. 그리고 CYP2C19과 같은 유전자형(genotype)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PPI 제제가 위에 도달하면 상당량이 위산에 의해 불활성화되고, 소장에서 흡수돼 간을 지나 혈류를 통해 위의 H+/K+ ATPase에 도달하면 H+/K+ ATPase의 cysteine 잔기와 이황화결합(disulfide bond)을 형성해 양성자 펌프의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하지만 PPI 제제의 효과는 복용 첫날부터 나타나지 않고, 대체로 복용 후 5일 정도 지났을 때 최대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새로운 약제가 개발되고 있기는 하나, 복용 첫날부터 위산 분비를 억제할 수 있는 용량으로는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약제를 투여하면 적어도 1주일은 경과해야 어느 정도 치료 가능한 용량에 도달한다.

약제 투여 시에도 환자의 증상이 지속되는 것은 환자에게 필요한 용량보다 낮은 용량이 투여되기 때문인 경우도 있으나, 약물순응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아 아침에 복용하는 PPI 제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으며, 양성자 펌프는 재생이 잘 되는데 이런 재생 능력이 뛰어난 환자들에서 야간 산분비 억제 실패(nocturnal acid breakthrough)가 발생해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요컨대 PPI 제제는 위산에 의해 많이 파괴되기도 하지만 효과 지속 시간이 매우 짧고, 식사 전에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약물순응도 자체가 문제가 된다.

개선된 PPI 제제의 개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개선된 PPI 제제에는 이중 방출 제형(dual delayed release formation)의 dexlansoprazole이 있다. 이는 lansoprazole의 광학이성질체(enantiomer)로 서방형 제제에 장용 코팅을 해 인체에서 서서히 흡수되도록 한 약제인데, 실제로는 2배 용량이 투여되는 문제가 있다.

Dexlansoprazole은 유지요법 시 도움이 되나 초기 치료 시 증상 완화가 그리 빠르지 않으며, 서방형 제제이기 때문에 위산 분비 억제 능력이 상당히 더디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또한, 약제의 혈장 반감기가 90분 내외로 H+/K+ ATPase의 50시간에 비해 매우 짧아 위산을 완벽히 제거할 수 없다. 양성자 펌프는 지속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아침에 약제를 복용하더라도 야간 산분비 억제 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제산제를 결합해 PPI 작용을 강화한 복합제가 있다. 대부분의 새로운 PPI 제제는 즉시 위산 억제 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속방형(immediate release, IR) 제제에 제산제인 중탄산나트륨(sodium bicarbonate)을 결합시킨다.

중탄산은 위산을 중화해 위산에 의해 PPI 제제가 분해되는 것을 막아주며, 위산에 의한 pH를 낮추어 환자의 증상을 보다 빠르게 완화시키고, 속방형 PPI 제제는 소장에서 바로 흡수돼 상당히 빠른 시간에 약효를 나타내는 장점이 있다.

속방형 PPI 제제의 혈중 농도는 서방형 PPI 제제보다 훨씬 빠르게 1시간 이내에 최고 농도에 도달한다. 여기에서 속방형 제제와 서방형 제제의 치료 효과의 차이가 나타난다. 또한, 속방형 제제를 한번 더 투여 시 야간의 pH 감소를 상당히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나 밤에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2회 투여 시 효과를 볼 수 있다.

Esomeprazole/sodium bicarbonate 복합제
최근 개발된 esomeprazole/sodium bicarbonate 복합제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인습성에 대한 방어를 목적으로 제습 코팅된 중탄산나트륨과 이중 제습 코팅된 esomeprazole의 복합제로 설계됐다.

약제가 위에 도달하면 위산에 의해 첫번째 barrier가 깨지면서 중탄산이 위산을 중화시키고, 중화작용으로 인해 esomeprazole의 분해를 막아준다. 속방형 제제로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

Esomeprazole/sodium bicarbonate 복합제의 최고 혈중 농도 도달 시간(Tmax)은 30분밖에 되지 않는다. 기존 esomeprazole의 Tmax가 1.5시간인 것에 비해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단축돼 작용 시작 시간이 빨라졌다(Clinical Trials.gov Identifier: NCT03211143)<그림 1>.

 

또한, esomeprazole/sodium bicarbonate 복합제는 반복적으로 투여해도 pH 변화 정도가 그리 크지 않았고, 위의 pH가 4 이상에 도달하는 시점 또한 기존 esomeprazole에 비해 훨씬 빨라졌다<그림 2>.

 

Esomeprazole/sodium bicarbonate 복합제의 이상반응은 기존 약제 대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속방형 PPI 제제인 esomeprazole과 제산제인 sodium bicarbonate 복합제는 기존 PPI 제제가 장용 코팅정으로 지연 방출형 제제인 것에 반해 속방형 제제로 최고 혈중 농도 도달 시간이 30분 이내로 매우 빨라 환자의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킨다.

또한 투약이 편리하고 단일제 대비 비용 효과 측면에서도 개선됐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새로운 PPI 제제인 esomeprazole/sodium bicarbonate 복합제가 빠른 효과를 바탕으로 위-식도역류질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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