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의대 전환…서울·연세대 난색에 논란 지속될 듯

의학교육계가 의학전문대학원을 두고 진통이 한창이다.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곳이나 준비중인 대학, 그리고 전환하지 않은 대학들 모두 급변하는 의학교육환경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가 내년도 BK21 사업자를 선정할 때 전환한 대학에 대해 가산점을 주거나 2+4의대 배제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전환하지 않은 의대들의 고심은 더 깊어만 가고 있다.
 현재 17개 의대가 전환확정됐고 가톨릭·고려·동아의대가 신청, 앞으로 20개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바뀌게 된다. 이중 국립은 서울의대를 제외한 9곳이 모두 전환했으며, 사립은 11곳(3곳은 전환신청)이 전환했다. 현재의 추세로는 전환이 대세로 보인다.
 그러나 의료계의 양대산맥이라고 하는 서울의대와 연세의대가 전환을 두고 장고를 계속하고 있어 한동안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의대가 모든 의대들이 전환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이 일정부분 개선된다면 `간판`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밝힌 점은 개선여부에 따라 전환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41개 의대중 미전환 의대들의 전환도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 의학교육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한준구 서울의대 기획조정실장은 "의대나 전문대학원이라는 간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긴 교육기간이나 군대 및 경제적인 면에서의 입학차별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의대의 공식입장이다. 지금도 이런 문제들에 대해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전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이해를 잘못한 부분들이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이미 되돌아올 수 없을만큼 많이 진행됐으며, 체계가 잡혀나가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이원화된 교육체계를 유지할 것인지와 모든 의대를 전문대학원으로 할 것인지가 관건이 됐다.
 그러나 교육부가 의대 자율에 맡긴후 2010년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는 기본 방침을 계속 밝히면서도 4+4학제로의 전면 개편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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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업태도 진지하고 학업 충실
여성강세 뚜렷·비싼 등록금 큰 문제
[의학전문대학원 시행해 보니…]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의대는 재정난 해결과 함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계기를 맞고 있다.
 안희경 경희의학전문대학원장(의대학장 겸임)은 "올초 혼란은 있었지만 2학기 들어 훨씬 좋아졌다"며, 전환 결정 이후 교육환경이 개선됐고 교육부의 지원금 외에도 대학교 차원의 자율예산이 5배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 대학원의 경우 전환은 설비·기자재·교육과정 개발비 지원, 의학교육학교실과 의공학교실 개설 등 발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임상과 기초의 통합교육 시행으로 우수 의사 양성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것도 전환이 가져다준 열매로 보고 있다.
 특히 학사학위를 받고 뚜렷한 신념을 갖고 대학원에 입학한 이상 공부도 열심히 한다.
 이에 대해 이경영 건국의대 의학전문대학원장은 "대학원 입학학생들이 예과를 거쳐 의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보다 3살정도 나이가 많아 그만큼 목표의식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방법이 우수한지 단정지을 수 없지만 수업태도는 대학원생들이 분위기도 좋고 더 진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 의대의 경우 이번에 유급된 5명중 학사입학 대학원생은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학전문대학원은 성비와 연령차 그리고 높은 등록금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또 논란은 있지만 입학에 대한 차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문제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의대들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략 30% 전후였던 의학과 학생들의 여성비율이 전문대학원으로 바뀌면서 크게 역전됐다.
 올해 전형은 진행중이지만 지난해 경희대 35대65, 충북대 37대63, 건국대 42대 58 등으로 여학생 우위가 뚜렷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화장실 조정 등 환경개선을 했거나 준비중이며, 병원들도 의학전문대학생들이 의사로 배출되는 4~5년후엔 현재 시행되고 있는 남자 전공의(수련의) 80~90%를 감안한 당직이나 각종 편의시설들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나이차도 크다. 건국대의 경우 22~36세, 충북대 23~31세 등으로 간격이 넓다. 평균 입학연령은 남학생의 경우 27세 이상이 대부분이고 여학생은 24세 전후다. 남학생은 군복무 기간이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등록금은 국립대의 경우 300만원 전후지만 사립대는 대부분 800만원~100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장학제도가 많아졌고 대출제도를 이용하여 의사가 된후 갚아나가는 방법도 있어 실력이 있으면 누구나 입학과 졸업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비싼 등록금이라는 지적은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대의 한 교수는 "교육환경 개선과 연구 및 각종 실험실습비 등을 감안한다해도 사립대 대학원등록금은 너무 비싸다"며, 학생들의 등록금으로만 안정적인 대학원 운영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A의학전문대학원생은 "의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제했지만 불편한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여학생이 크게 많은 것은 군복무라는 현안 때문으로 입학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980년대부터 논의가 시작된 의학전문대학원. 지난해 전형이 시작됐지만 이같은 문제들로 인해 여전히 진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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