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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폭행금지 한목소리...각론엔 '이견'[이슈] 국회, 폭행 가해자 처벌 강화법안 봇물...정부도 지원 약속
시민사회 "명확한 원인분석 먼저, 병원 시스템 개선 노력 병행돼야"
고신정 기자  |  ksj8855@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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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8.08.20  08: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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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익산 모 병원 응급센터에서 발생한 의료인 폭행사건. 사건 동영상 갈무리.

응급현장에서의 폭행사건 근절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폭행을 당한 당사자의 피해를 넘어, 동시간대 진료를 받는 다른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

다만 각론에 있어서는 이견이 존재해, 가시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는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연이은 의료인 폭행사건, 의료계 넘어 사회적 파장

이번 의료인 폭행 근절 운동의 직접적인 배경인 된 것은 지난 7월 발생한 익산 모 병원에서 발생한 의료인 폭행 사건이다.

술에 취한 환자가 병원 응급센터 내에서 응급의학과장 A씨를 폭행했고, A씨는 뇌진탕·경추부염좌·비골골절 등 전치 3주의 외상은 물론, 충격에 따른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특히 가해자는 경비인력은 물론 신고를 받고 경찰이 도착한 이후에도 A씨를 향해 의자를 걷어차며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폭행과 폭언을 멈추지 않았고, 병원 CCTV 등을 통해 가혹한 폭행장면이 공개되면서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 공분을 샀다.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료인 폭력근절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해당 청원에는 모두 14만 7885명의 국민이 동참했다. 청원답변 기준인 20만명에는 다소 모자랐지만, 다수 국민이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 결과였다.

국회와 정부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7월 이후 국회에 접수된 이른바 의료인 폭행 방지법은 모두 6건에 달하며, 여당도 관련 입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심각한 문제"라며 적극적인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

   
▲익산 응급실 폭행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료인 폭력근절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는 모두 14만 7885명의 국민이 동참했다.

응급실 폭행 근절 한목소리...입법발의 줄이어

국회와 정부, 국민 여론 모두 우호적인 상황이어서 제도 개선 자체는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

문제는 그 방법이다.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 대부분은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가해자 처벌 수위를 벌금 없이 무조건 징역형으로 상향하거나(박인숙·윤종필안), 상해 또는 사망사건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징역형을 추진하는 안(신상진·김경진·김승희 의원안), 주취자에 대한 감형을 금지하는 안(이명수·김승희 의원안) 등이 제안됐다.

이는 응급실 폭행 가해자가 다수 방면되거나 소액의 벌금형을 선고 받는 등 현행 법률의 처분수위가 낮아, 의료인 폭행사건이 재발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반의사 불벌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박인숙·신상진·이명수 의원안). 반의사 불벌 조항은 합의 등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치 않도록 한 규정이다.

의료인 폭행법 최초 제정시 선의의 피해자를 막아야 한다는 환자·시민단체의 의견을 국회가 수용해 법규에 포함됐으나, 최근 벌여진 일련의 사건현장에서 사법당국이 가해자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원인이 동 규정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명수 의원은 "현형 법에서 의료진에 대한 폭행 등으로 진료행위를 방해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처벌은 미미해 병원 내 폭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응급환자를 위해 24시간 진료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의료진에 대한 폭행은 응급진료를 중단시켜 국민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며 "이에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병원 내 폭행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입법 취지를 강조했다.

   
▲입법 추진 '의료인 폭행 방지법' 주요내용(정리: 메디칼업저버)

시민사회, 제도개선 필요성엔 공감...해법은 달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잇다르는 의료인 폭행 방지법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응급실 등에서의 폭행사건을 막아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데는 뜻을 같이 했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최근의 사건들은 모두 주취자에 의한 응급실 폭행사건"이라며 "의료인 폭행 사건이 연일 이슈화되면서, 선량한 다수 환자들이 잠재적 폭행 가해자로 묘사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응급실 폭행은 응급환자의 긴급진료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에 동의하나, 일반 진료실 폭행은 상황이 다르다"며 "개정안의 상당수가 응급실과 일반 진료현장에서의 폭행사건을 구분치 않고 있는 등 깊은 고민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원인분석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가해자 처벌 강화, 반의사 불벌 규정 삭제 등 방법론에 있어서도 이견을 냈다.

(사)소비자권익포럼 조윤미 운영위원장은 "폭행 현장에 있는 다수 선량한 환자를 보호하는 일이 문제를 푸는 핵심이어야 한다"며 "응급상황 환자를 보호하는 일은 병원의 책임으로, 환자를 보호할 자신의 의무와 책임 다하지 않고 처벌 강화만 주장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가해자 처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처벌을 일정부분 강화할 수 있겠으나 그것이 근본 해법이 될 수는 없다"며 "폭행 사건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병원 내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사회 관계자는 "반의사 불벌 규정은 과거 의료인 폭행방지법 제정 논의 때 이미 격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로 명문화한 것"이라며 "경찰 현장대응의 문제는 말그대로 대응과 적용의 문제다. 반의사 불벌 규정 존치 여부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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