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소매성형술 술기 발전, 각광받던 소장 우회장치는 합병증 문제로 중단
미 학계, 위배출장치 적용 논의중

▲대한비만건강학회 이홍찬 부회장(클리닉B의원 외과)이 위내풍선 시술을 위해 초고도비만 환자의 상부위장관에 내시경을 삽입하고 있다. ⓒ클리닉B의원대한민국이 뚱뚱해지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비만 환자는 2006년 233만여 명에서 2016년 427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특히 고도 및 초고도비만 환자에서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고도비만환자는 21만여 명에서 61만여 명으로, 초고도비만 환자는 1만여 명에서 5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실로 가파른 증가세다.이러한 고도·초고도비만 환자를 위한 치료법으로는 효과적 측면에서 비만대사수술이 주로 언급된다. 비록 술기 발전으로 안전성이 높아졌더라도 침습적 치료이기에 선뜻 수술을 결정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지난 2015년 한 유명가수의 사망 사건으로 인해 비만 수술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반면 그 대안으로 비침습적 비만 치료방법 중 내시경 비만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가 비만 문제 해결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 시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시행할 예정인 내시경 비만 치료를 조명했다.[창간특집①] 내시경 비만 치료 어디까지 왔나[창간특집②] 내시경 비만 치료 어디까지 왔나비만과 관련되지 않은 소화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시경적 비만치료는 상부위장관인 식도, 위, 십이지장을 타깃으로 치료 계획을 설정한다. 주된 두 가지 치료 방법 중 하나는 위 내부의 용량을 줄이는 '제한적 접근 방법(Restrictive methods)'과 십이지장에서 음식물 흡수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을 바꿔 덜 비만한 쪽으로 대사가 진행되도록 하는 '우회식 접근 방법(bypass devices)'이 있다.
▲ 내시경 비만 치료 유형별 효과와 부작용

위내풍선 국내 유일하게 승인된 치료법

제한적 접근 방법에는 먼저 위내풍선이 있다. 이는 위에 풍선을 삽입한 후 부풀려 자율신경계가 포만감을 일찌감치 느끼도록 해 경구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방법이다. 음식물이 아닌 500~600cc의 물과 공기가 주입된 풍선을 위에 설치한다. 가장 먼저 시작된 내시경 치료 방법이며, 현 내시경 비만 치료에서 유일하게 국내에 승인된 유형이다.

이미 상용화된 제품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많이 연구가 진행된 풍선은 BioEnteric intragastric Balloon(BIB)이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종근당의 엔드볼이 있다.

풍선은 구형의 실리콘으로 제작됐으며, 위산 분해에 6개월 정도 견딜 수 있다. 시술 방법은 내시경을 통해 풍선을 위내에 삽입 후 400~700mL가량의 생리식염수와 메틸렌블루가 혼합된 액체를 풍선 안으로 주입해 부풀린다. 메틸렌블루를 혼합하는 이유는 만약 풍선이 터지는 경우를 대비해 소변 색깔을 변하게 만들어 파악하기 위해서다.

위내 풍선의 효과와 안전성은 스페인 카를로스 3세 보건연구소 Inaki Imaz 박사가 Obesity Surgery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연구에 사용한 풍선은 BIB였다. 비만환자 3698명의 메타분석 결과 시술 6개월 후 평균 14.7kg 체중이 감소해 기존 체중의 12.2%가 줄었다. 체질량지수(BMI)는 5.7kg/㎡ 감소했다.

부작용으로는 4.2%의 환자에서 심한 오심과 구토가 발생해 조기에 풍선을 제거했다. 드물지만 0.8%에서 장 폐색이, 0.1%에서 위천공이 발생했다.

또 다른 연구로는 이탈리아 고통완화요양병원 Rosario Forlano 박사가 수행한 풍선 삽입에 따른 대사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로 Gastrointestinal Endoscop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평균 BMI가 43.1±8kg/㎡인 총 130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평균 6개월간 관찰 결과 환자의 평균 체중이 118.8kg에서 105.7kg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또한 고도비만 환자 비율도 23%에서 8%로 감소했으며, 동시에 환자 19%가 BMI 30kg/㎡ 대로 접어들었다. 혈당수치, 중성지방수치, ALT 수치 등도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다. 이어 평균 22개월간 추적 관찰 결과에서는 환자 50%가 체중이 다시 증가했으며, 환자 39%는 체중유지가 가능했다. 또한 환자 11%는 추가적으로 체중이 줄어들었다.

반면 장기간 연구에서는 문제가 드러났다. 4.8년 추적 결과 단지 환자 25%에서만 체중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작용으로는 복통 및 구토로 인해 조기에 풍선을 제거하는 환자 10명이 발생했다.

때문에 장기간 효과 및 안전성 문제를 확인하려는 연구도 있었다. 제네바의대 Jean-Marc Dumonceau 박사가 Obesity Surgery에 발표한 연구다. Dumonceau 박사는 BMI 34kg/㎡ 이상인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풍선 삽입을 통한 후향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두 번째 풍선 삽입은 첫 번째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가 적었으며, 더 많은 합병증 발생 비율을 보였다.

사실상 내시경을 비만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수술적으로 검증된 것을 비침습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시도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연구 성과나 실제 치료에 반영하기에는 연구에서 보았듯 해결할 문제가 많다.

최근 순천향의대 박준석 교수(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위 자체 수축력 때문에 음식물 통과에는 지장이 없으나. 풍선 자체가 위내에 오래 정체하면 점막에 병변을 일으켜 출혈, 궤양 위험이 있어 6개월 이상 장기 치료는 어렵다. 또한 풍선 제거 후 체중증가가 뒤따를 수 있어 환자들이 망설인다"고 설명했다.

부작용 관리에 대해 박 교수는 "출혈과 천공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으며, 오심이나 구토, 속쓰림을 호소하는 경우는 약물 치료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 소매 성형술 내구성 문제 해결 관건

내시경 위 소매 성형술(Endoscopic sleeve gastroplasty)도 있다. 이 방법은 비만대사수술의 위 소매 절제술에 착안했다.

위 소매 절제술(Sleeve gastrectomy)은 비만대사수술 유형 중 46%를 차지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비만대사수술이다. 위의 일부를 잘라내 위의 전체 용적을 줄이는 방법을 이용한다.

위 소매 성형술은 내시경적 비만치료에서도 위 소매 절제술의 효과를 기대하고자 고안됐다. 위에서 주름이 가장 많은 부위인 '대만부'의 늘어나는 성질을 억제해 위 용적을 줄이는 방법이다. 내시경으로 시술 부위를 표시한 후 따라 들어오는 위장관 봉합 기기로 위를 봉합하고, 조여서 위 벽 내부를 좁게 만든다.

스페인 산치나로대학병원(Sanchinarro University Hospital) Lopez-Nava 박사는 위 소매 성형술 시행 후 효과 분석 결과를 저널 Endoscopy에 게재했다. 이는 비만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위 소매 성형술 이후 6개월 동안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다(10.1055/s-0034-1390766).

그 결과 환자의 몸무게는 1, 3, 6개월 후 108.5±14.9kg에서 각각 100.2±3.8kg, 94.9±13.2kg, 87±11.3kg(P<0.05)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환자들은 신체질량지수 변화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으며 내시경 위 소매 성형술 시행 후 1, 3, 6개월에 초과체중 감량률은 24.6±14.3%, 39.3±19.9%, 53.9±26.3%였고, 체중 감량률(percent weight loss)은 7.6±2.2%, 12.4±3.9%, 17.8±7.5%였다.

내시경 위 소매 성형술 시행 후 환자 50명을 1년 동안 추적 관찰한 연구도 소개됐다.

평균 몸무게가 107.0±18.4kg인 환자의 수술 후 1, 3, 6, 12개월 추적 관찰 시 환자 몸무게는 각각 98.5±16.5kg, 93.5±16.5kg, 89.2±17.8kg, 88.1±12.0kg(P<0.05)로 나타났다. 1년 추적 관찰 시 총 체중 감량률 및 초과 체중 감량률은 평균 19.0±10.8%, 57.0±33.9%였다.

부작용으로는 오심, 복통, 흉부 불편감, 무증상 기복증, 위식도 역류가 발생했다. 다만 위 소매 성형술과 관련한 중대한 합병증은 보고되지 않았다. 시술 중 10% 환자에서 소량 출혈을 발견했고 모두 내시경 치료를 통해 해결했다. 가벼운 합병증은 진통제, 제산제 등을 투약해 경과 관찰을 하면서 보존적으로 치료했고, 모두 호전됐다.

위 소매 성형술에 대해 박 교수는 "아이디어는 좋다. 하지만 위 소매 성형술로 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아직 연구진행 단계다. 따라서 현재로선 이 방법을 추천하기는 어렵다"면서 "위 내부를 꼬매는 방법의 내구성이 부족해 정식 허가는 안 되고 있다. 효과와 안전성을 좀 더 확보한 후에 본격적 시술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장 우회장치 한때 각광…염증 부작용 숙제

비만뿐 아니라 혈당 조절에도 효과를 보여 한동안 각광받았던 수술로는 '소장 우회장치'가 있다. 이는 우회식 접근 방법으로 비만대사수술 유형 중 하나인 '루엔와이 소장 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 원리에 착안해 고안됐다.

대개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들어가면 다양한 호르몬 작용들이 결국 살도 찌우고 당뇨병에도 영향을 많이 준다. 십이지장 우회술은 '십이지장에 음식물이 지나가지 않은 것처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소장 점막과 음식물이 만나지 못하도록 십이지장에서 소장으로 내려가는 하부 길목에 인위적으로 그물 스텐트 구조물을 설치해 음식물 흡수를 방해한다.

소장 우회장치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로 FDA(미국식품의약국)에서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다가 2015년 쯤 돌연 중단 명령이 떨어졌다. 이자즙과 쓸개즙이 나오는 길목인 십이지장 유도부의 배출을 방해해 간용량 합병증이 잘 생긴다는 이유였다. 또한 생각 이상의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다.

미국대사비만수술학회(ASMBS) 저널에 실린 칠레 디프레카병원 Leonardo Rodriguez-Grunert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십이지장 우회술을 받은 환자 12명 중 10명은 연구 목표 기간인 12주까지 상태를 유지했으며 초과체중감량률은 23.6%였다. 반면, 나머지 2명은 심한 복통으로 중도에 제거했다.

또한 미국 캐롤라이나 메디컬센터 Keith S. Gersin가 Gastrointestinal Endoscopy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 21명 중 8명이 부작용으로 인해 기구를 제거했다. 부작용으로는 심한 복통, 출혈, 고정구 이탈, 소장폐색 등이 있었다. 결국 부작용으로 인한 높은 중도 제거율이 숙제로 남아 있다.

박 교수는 "긴 길이에 걸쳐 비닐막이 설치되기에 안에서 비닐이 구겨진다든가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 생체 적합성 연구가 완료돼야 다시 한번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배출장치 환자 자기 절제 능력 요구

가장 최근에 나온 유형은 '위배출장치'가 있다. 2016년에 처음 등장해 FDA가 승인한 기술이다. 이는 위내에 이미 들어간 음식물을 배출하는 통로를 만들겠다는 것에 착안했다.

환자는 위배출장치를 통해 식사 후 먹은 양의 40%까지 배출한다. 미국내시경학회에서는 비만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 중이다. 대상자는 BMI 35~40kg/㎡ 이상인 환자다.

박 교수는 "위배출장치는 환자의 자기 절제 능력이 요구되는 방법이다. 비우고 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환자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도리어 효과를 보기도 한다. 그 밖에 지나치게 음식물을 배출하는 경우는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환자의 자기 절제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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