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김도영 교수 “올해부터 시행하면 간질환 사망자 4679명 줄여”

▲연세의대 김도영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C형간염 항체검사를 국가검진 항목에 도입하면 간질환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세의대 김도영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14일부터 3일 간 그랫드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The Liver Week 2018’ 국제 간연관심포지엄에서 ‘C형간염 항체검사 국가검진 도입을 통한 환자 발굴의 필요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국내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15~23% 수준인 4만 5,000명에서 7만명 수준이다. C형간염은 감염돼도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C형간염은 간암이나 간경변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다행히 간단한 항체검사(HCV antibody test)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고 검사비도 저렴하다.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기 전 8~12주의 일정 기간 약을 복용해 치료가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이유로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C형 간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국가검진 도입을 꼽았다. 이미 우리나라는 의료전달체계를 보완해 국가건강검진 시스템을 운영해 왔고, 실제로 많은 질환을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진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성 C형간염 환자 추산ⓒ보건복지부 C형간염 예방 및 관리 대책

연구에 따르면 C형간염 항체검사가 국가검진에 포함되지 않은 지금의 진단 및 치료 수준에 머무를 경우 2030년까지 ‘누적 환자 및 사망자 수’가 비대상성 간경변증은 1만 8829명, 간세포암종은 2만 4084명, 간이식 대상자는 798명, 간질환 관련 사망자는 1만 8640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C형간염 국가검진을 시행할 경우 ‘누적 환자 및 사망자 수’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수는 3950명, 간세포암종은 5750명, 간이식 대상자는 275명으로 간질환 사망자는 4679명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검진 체계와 연계해 C형간염 검진을 시행하면 간 질환 환자와 사망자를 눈에띄게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가 C형간염 국가검진을 보다 빨리 도입할수록 개인과 사회의 질병부담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WHO가 목표로 삼은 C형간염 퇴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C형간염은 비용효과성이 검증된 완치 수준의 치료법이 나와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만큼 국가 차원에서 보건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은 5%를 넘지 않지만 질병의 치명성과 악화 요인 증가, 전체 의료비 감소 효과 등을 모두 고려해 검진 실익을 따져야 한다”며 “질환의 치명성과 악화 요인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 국가검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The Liver Week에서 발표된 우수 연구 발표에 수여하는 ‘최우수 구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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