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의 건강증진을 위한 방콕 헌장

지구촌 파트너십 한목소리 주창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월 7일부터 11일까지 방콕에서 제6차 건강증진에 관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첫 번째 오타와 회의가 있은 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화의 영향, 인터넷의 출현, 공중보건 영역의 민간기업의 참여, 믿을 만한 증거(evidence)를 근거로 한 연구방법과 비용효율성의 강조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6차 국제 회의는 이러한 전 세계적인 변화와 도전에 대응하고, 21세기 건강 증진을 위해 제공되는 기회를 좀더 잘 활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번의 제6차 국제회의는 `실천을 위한 정책과 파트너십: 건강 결정요소` 주제로 방콕의 유엔 빌딩에서 5일간 개최됐다. 주요 참석자는 WHO 본부 및 지역사무소 직원 및 세계각국의 건강증진 전문가와 각국의 건강증진국장을 초청하여 검토 논의한 후 건강증진에 대한 새로운 헌장을 채택, 공포했다.
 필자는 IUHPE(International Union for Health Promotion and Education)의 회장인 Maurice B. Mittlemark 박사와 영국 런던대학의 위생 및 열대의학대학원의 건강증진학 전공 주임교수인 Spencer Hagard 박사 그리고 WHO의 건강증진 전문가인 Dr. Kwok-Cho Tang 등과의 공동연구 논문인 `Health Promotion Capacity Mapping: A Global Overview`를 발표하기 위해 참석했다.
 이번 회의의 마지막 날인 8월 11일에 발표된 건강증진에 관한 방콕 헌장(The Bangkok Charter for Health Promotion in a Globalized World)은 세계 각국의 보건정책 방향을 가름하는 중요한 헌장이라 할 수 있다.
 방콕 헌장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남은우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보건행정학과 교수

[세계화 시대의 건강증진을 위한 방콕 헌장]

서 론

 방콕 헌장은 건강증진을 통해 글로벌 시대의 건강 결정 요소를 다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하고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역량을 기르는 일뿐만 아니라 건강과 건강 평등성을 향상하기 위한 정책과 파트너십은 전 세계적 발전과 자국 발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방콕 헌장은 건강증진을 위한 오타와 헌장에서 제정한 건강증진의 가치, 원칙, 행동 강령, 그리고 오타와 회의에 뒤이은 국제 회의에서 추천된 전략에 바탕을 두고 이를 보완하고 있다. 방콕 헌장이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의 활동가들과 실무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며, 세계 보건 총회를 통해 회원국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방콕 헌장은 건강을 달성하기 위해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람들, 단체, 그리고 조직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모든 수준의 정부와 정치가들을 모두 포괄하며, 시민 사회, 민간기업, 그리고 국제 기구들까지도 포함한다

건강 증진

 건강증진은 사람이 자신의 건강과 그 결정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이로 인해 좀더 건강해지는 과정이다. 이는 또한 공중보건의 주된 기능이며 전염성 질병과 비 전염성 질병, 그리고 건강을 해치는 다른 요소들을 척결하는 데 기여한다. 건강증진은 전반적인 보건 향상과 인간 발전에 있어서 효과적인 투자며, 건강 불평등과 성적인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건강 결정요소에 대한 대처

 건강증진을 위한 환경은 오타와 헌장의 제정 이래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겪었다. 국가 내, 국가 간의 불평등 증가, 새로운 소비와 커뮤니케이션 패턴, 상업화, 환경 위기, 도시화 등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다.
 세계화는 건강증진을 위한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가령, 전 세계적 통합 관리를 위한 향상된 메커니즘이나 발전된 정보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일 등을 통해서 협력이 가능하다.
 건강증진 전략은 글로벌화로 얻을 수 있는 보건 혜택이 공정하고 극대화되는 것을 보장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고 완화하는 정책과 파트너십을 운용함으로써 피할 수 있는 초국가적인 건강 위해(危害) 요소에 대처할 수 있다.
 글로벌화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은 반드시 정부의 각 부처간, 유엔 단체와 민간기업을 포함한 기타 단체들 간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는 보건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동의안과 조약을 지키도록 할 것이며, 투명한 정책 운영과 이에 대한 책임까지도 강화시킬 것이다. 밀레니엄 발전 목표들을 모두 달성함으로써 빈곤을 퇴치하고자 하는 전 세계적 노력은 건강증진 실행의 중요한 초석이 된다.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러한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글로벌 시대 건강증진 위한 전략

 좀더 건강한 세상을 위해서는 강력한 정치적 조치, 폭넓은 참여 그리고 지속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건강증진에는 입증된 효과적인 여러 가지 전략들이 있는데, 이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좀더 발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모든 영역과 환경에서 다음과 같은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
 · 인권과 연대에 기초한 보건에 대한 지지
 · 건강 결정요소에 대처하는 지속 가능한 정책, 조치와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
 · 정책 개발, 리더십, 건강증진 실천, 지식의 전이 및 연구와 건강에 대한 인식 고양 등을 위한 능력 신장
 · 위험으로부터 최상의 보호를 보장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건강과 안녕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규제와 정책 입안
 ·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한 공적 기관, 사적 기관, 비 정부 기관(NGO) 그리고 시민 사회와의 파트너십 및 연대 형성

모든 사람들의 건강 위한 노력

 ▲건강증진을 전 세계적인 발전 안건의 핵심이 되도록 한다= 건강증진과 집단 보건 문제에 대한 정부 부처간의 강력한 합의가 필요하다. 건강증진은 전쟁시와 분쟁의 상황도 포함하여 국내외 정책과 국제 관계에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시민사회, 민간기업 간의 대화와 협력을 촉진시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 기본협약과 같은 현존하는 조약들을 예로 삼아 나아갈 수 있다.
 ▲ 건강증진을 정부의 각 부처가 책임져야 할 핵심사안으로 만든다= 보건 관계 부처는 건강증진을 위한 정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리더십을 발휘할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 결정요소를 다루는 책임은 정부 전체에 달려 있으며, 보건 관계 부처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들의 실천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결정요소들을 다루는데 진전을 바란다면, 정부 내의 통합적인 정책 방향과 시민사회, 민간기업과의 연대 노력이 필수적이다. 지역 및 지방 정부와 중앙 정부는 건강과 보건 관계 부처 안팎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건강증진에 지속적인 재정 보조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형평성에 입각한 보건 효과 평가나 부처간 국내 혹은 지역 보건계획 등을 이용해 보건 정책과 입안의 결과를 투명하게 하여야 한다.
 ▲ 건강증진을 지역사회와 시민 사회의 주요 초점으로 삼도록 한다= 지역사회와 시민사회는 때로는 건강증진 문제를 제기하고 이끌어 가는 데 선두역할을 한다. 이들에게 권리, 자원, 그리고 기회가 제대로 주어져야 이들의 기여가 확장되고 지속된다. 이러한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필요한 지원은 좀 덜 발전된 지역사회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조직적이고 자생력 있는 지역사회는 자체의 건강을 결정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정부와 민간기업이 보건 정책과 실천의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게 할 수 있다. 시민사회는 기업의 사회책임을 구현하는 상품, 서비스, 주식을 선택함으로써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 건강증진을 훌륭한 기업 활동의 필요조건으로 만든다= 민간기업은 다른 고용주들이나 비공식 부문처럼 일터의 보건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하고, 고용인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커뮤니티의 건강과 안녕을 향상시키는 데 책임진다. 이들은 또한 지구 생태계 변화와 관련된 좀더 넓은 전 지구적 차원의 보건 문제에 기여하기도 한다.
 민간기업은 이들의 실천적 행동이 건강을 증진하고 보호하자는 취지의 지역, 국내 그리고 국제 법규와 협약을 따르고 있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

건강증진 정책 실행 위한 전 세계적 서약

 건강의 근본적인 결정요소에 좀더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협동을 통해 자원을 좀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지속적인 결과를 가져왔을 때만 가능할 것이다.
 오타와 헌장을 채택한 이후로 건강증진을 지지하는 국내적, 국제적 결정들이 상당히 많았으나 항상 실행된 것은 아니다. 이번 방콕 회의의 참가자들은 세계보건기구와 회원국에게 정책 결정과 실행의 격차를 줄이고, 정책과 파트너십을 현실화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리더십을 요구할 것이다.
 이번의 방콕 헌장은 전 지구적, 지역적 차원의 실천과 더불어 건강증진을 위한 전 세계적 파트너십에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05년 8월 11일

 주(註): 이 헌장은 2005년 8월 태국의 방콕에서 열린 제6차 건강증진 국제 회의에 참가한 각국 전문가들의 공동 시각을 반영하고 있지만, WHO의 결정이나 이미 발표된 정책을 반드시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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