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김진석 교수 "'여성' 심방세동 환자,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 증가하지 않아"

▲ 고려의대 김진석 교수는 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부정맥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Sex differences of stroke risk in NOAC era'를 주제로 발표했다.

항응고요법 시장에서 와파린 시대가 저물고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뇌졸중 위험도 평가도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임상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 평가도구로 'CHA2DS2-VASc 점수'를 활용하고 있다. 평가도구에서는 '여성'을 위험요인으로 보고 1점을 부여하는데, 주요 코호트 연구 특히 아시아인 대상 연구에서 여성 환자는 뇌졸중 위험이 높지 않았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고려의대 김진석 교수(안산병원 순환기내과)는 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대한부정맥학회 정기학술대회(KHRS 2018)에서 주요 코호트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 같이 주장했다.

NOAC이 임상에 도입되면서 학계에서는 성별에 따라 와파린 또는 NOAC의 임상적 혜택이 다른지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항응고요법 관련 6개 메타분석 연구를 한데 모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와파린을 복용한 여성 심방세동 환자는 남성보다 뇌혈관사건 및 전신색전증 위험이 약 1.28배 더 높았다(OR 1.279; P=0.001). 

그러나 NOAC을 복용한 여성 심방세동 환자는 앞선 결과와 달리 남성과 뇌혈관사건 및 전신색전증 위험 차이가 없었다(OR 1.146; P=0.109). 게다가 주요 출혈 발생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낮아, 여성 심방세동 환자는 와파린보다 NOAC 복용 시 임상적 혜택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Am J Cardiol 2014;113(3):485-490).

이와 함께 대규모로 진행된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에서는 나이 등을 보정하면 성별에 따른 뇌졸중 위험이 다르지 않았다.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약 1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코호트 연구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1.16배 더 높았다(HR 1.16; 95% CI 1.11~1.21). 그러나 나이 및 교란인자를 시간 의존적으로 보정하면(time-dependent adjustment) 성별에 따른 허혈성 뇌졸중 위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RR 1.01; 95% CI 0.97~1.05)(Eur Heart J 2017;38(19):1473-1479).

이 같은 연관성은 아시아인 대상 연구 결과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J-RHYTHM 등록연구 결과, 여성 심방세동 환자는 남성 대비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HR 1.07; 95% CI 0.65~1.76)(Circ J 2015;79(2):432-438). 

아울러 서울의대 최의근 교수팀(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CHA2DS2-VASc 점수에 따른 뇌졸중 위험도 평가한 결과에서는 여성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위험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았다(Circ J 2017;81:1158-1164).

이에 따라 여성 심방세동 환자는 나이, 합병증 등에 따라 뇌졸중 위험도 평가도구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 Circula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CHA2DS2-VASc 점수의 평가요인 중 여성(Sc)을 제외한 CHA2DS2-VA 점수를 적용했을 때 혈전색전증 위험을 평가했다(Circulation 2018;137(8):832-840).

결과에 따르면, CHA2DS2-VA 점수가 0점인 남성과 여성의 1년째 절대적 혈전색전증 발생 위험은 0.5%에 불과했고, 동반한 합병증이 많아 5점을 초과한 환자에서는 위험이 7% 이상 증가했다. 또 남성과 비교해 여성이 1점 더 점수가 높다면 뇌졸중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P<0.001). 

즉 항응고요법 시작 시 CHA2DS2-VA 점수를 토대로 치료를 결정해야 하며, 평가도구 점수가 2점 이상으로 항응고요법이 권고된다면 성별에 따른 뇌졸중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이 내려졌다.

김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는 성별에 따라 뇌졸중 또는 혈전색전증 등의 위험이 다르지 않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성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뇌졸중 위험 증가와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다만 나이와 합병증 등에 따라 성별 간 뇌졸중 위험 차이가 나타났기에, 향후 나이 및 합병증 동반 여부에 따른 여성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요법 치료전략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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