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차명진 교수 "국내 심방세동 환자에서 와파린 대비 NOAC 효과·안전성 확인"

▲ 서울의대 차명진 교수는 지난달 24일 대한부정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NOAC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대규모 리얼월드 결과를 선공개했다.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는 포스트 와파린으로 불렸던 과거가 무색할 정도로 임상에서 와파린을 넘어선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NOAC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치료제로서 와파린 자리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와파린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임상3상 연구들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상연구는 정해진 기준에 맞춰 환자를 모집하는 제한적인 통제 연구라는 점에서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 특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학계는 실제 임상에서 많은 유형의 환자를 대상으로 NOAC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리얼월드' 연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 유럽, 태국 등에서 대규모 리얼월드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참가자 중 한국인이 3분의 1을 차지한 아시아인 대상 'XANAP' 리얼월드 결과가 공개되면서 국내 전문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최근 서울의대 차명진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가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NOAC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 대규모 리얼월드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내 임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시아인 리얼월드 중 최대 규모…NOAC 치료 효과·안전성 입증

학계가 이번 리얼월드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시아인 대상 NOAC 리얼월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직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차명진·최의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14~2015년에 NOAC 또는 와파린 치료를 받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총 3만 483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와파린 치료군은 2만 3222명, NOAC인 리바록사반 치료군은 5681명, 다비가트란 치료군은 3741명, 아픽사반 치료군은 2189명이었다. 에독사반은 2015년 8월에 승인됐기에 처방 기간이 짧아 이번 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70.1세였고 65세 이상은 76%, 75세 이상은 약 35%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NOAC 또는 와파린 치료 후 2년간 환자 예후를 추적관찰했다.

먼저 항응고제 간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 허혈성 뇌졸중 누적 발생률은 NOAC 치료군과 와파린 치료군 사이에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안전성 비교 결과에서는 NOAC 치료군이 승기를 잡았다. 두개내 출혈 누적 발생률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모두 NOAC 치료군이 와파린 치료군보다 의미 있게 낮았던 것. 

이어 연구팀은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평가변수를 종합해 NOAC 치료군과 와파린 치료군의 누적 발생률을 비교했다. 

허혈성 뇌졸중, 두개내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을 모두 평가한 결과 NOAC 치료군의 누적 발생률이 와파린 치료군보다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는 △허혈성 뇌졸중과 두개내 출혈 △허혈성 뇌졸중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의 누적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아울러 항응고제를 처음 복용한 환자에서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은 NOAC 치료군과 와파린 치료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두개내 출혈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NOAC 치료군이 와파린 치료군 대비 절반가량 낮았다. 

차 교수는 "대규모 리얼월드 결과 국내 심방세동 환자 중 NOAC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와파린을 복용한 환자들과 비교해 치료 효과는 비슷하면서 안전성은 더 좋았다"며 "이번 연구에 이어 향후 에독사반 관련 연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리얼월드 연구는 논문 투고 상태로 지난달 24일 대한부정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선공개됐다. 

대만 리얼월드 결과와 유사…아시아인에서 NOAC 입지 굳혀

이번 결과는 각국에서 공개하고 있는 NOAC 리얼월드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대표적으로 아시아인 대상 리얼월드 연구로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대만에서 진행한 연구를 들 수 있다(J Am Coll Cardiol 2016;68(13):1389-1401).

연구에서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약 1만 5000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리바록사반 또는 다비가트란 치료군이 와파린 치료군보다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두개내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게다가 급성 심근경색 또는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위험은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다.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출혈 합병증 발생 양상은 서양인과 차이가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아시아인에서 실제 뇌졸중 발생 빈도가 더 높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와파린을 복용할 경우 두개내 출혈 위험이 증가하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때문에 이번 국내 리얼월드 연구와 대만에서 진행한 연구 등을 포함한 아시아인 대상 리얼월드 연구를 종합했을 때 실제 임상에서 NOAC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미국, 유럽, 북아메리카 등에서 진행한 리얼월드 연구 17건을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Stroke 2017;48(4):970-976). 최종 결과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예방에 리바록사반 또는 다비가트란이 와파린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