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에서 해방되고 가족과 친구들간의 대화와 다양한 취미를 통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1994년 부터 미국에서 `TV 안보기 네트워크(TV Turn Off Network)`라는 NGO가 결성된 이래 최근에는 `TV를 끄고 인생을 켜자`라는 단체의 구호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EBS에서 20일간 TV 안보기에 참여한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 `TV가 나를 본다-20일간 TV 끄고 살아보기`가 방영되어 나는 미소를 머금고 열심히 TV를 보았다.
 몇 해 전부터 `TV 안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환경운동에 청소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NIE(Newspaper in Education 신문활용교육)를 활용하면서 지금은 10여 종의 신문을 구독하고 있어 관심분야 기사를 읽기도 바쁘지만 나는 매일 아침 신문에서 볼만한 TV 프로그램에 표시를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 초당 30여장의 화면으로 구성되는 TV의 매력과 효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TV를 볼 때면 나는 선택한 프로그램은 물론 종종 광고에 푹 빠지면서 "우리가 숨쉬고 있는 공기는 질소와 산소 그리고 광고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한 프랑스의 광고인 로베르 궤링(Robert Gue`rin)의 말을 떠올리곤 한다.
 광고를 통해 나는 다른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도 파악하고 환경행사 기획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또한 광고의 예술적 측면을 즐기거나 광고인들의 숨은 노력과 짜릿한 긴장감을 맛보기도 한다.
 요즘 나의 관심을 끌고 있는 광고는 공익광고협의회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제작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시간 1분`이라는 것이다. 물론 신문에도 게재되는 것이지만 TV 화면이 더 감동적이다.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곡이 흐르고 신문 대신 던져주는 시간 6초, 어르신과 함께 횡단보도 건너는 시간 23초, 후배에게 커피 타주는 시간 27초, 버스벨 대신 눌러주는 시간 4초에 관한 내용의 화면이 끝나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시간, 하루 1분이면 충분합니다`라는 나래이션으로 광고가 끝난다.
 이 짧은 광고가 주는 긴 여운과 편안함으로 최근에는 타인에 대한 작은 배려에 대해 더 자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 이 광고를 접한 많은 사람들도 60초 이내에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수천가지의 일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 시대의 상무장관 L.H 호지스는 "오늘날 풍요로운 미국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광고 덕분이다"라고 했다. 환경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인한 것이라고 볼 때 끊임없이 소비자를 유혹하는 광고는 우리에게 편리함과 풍요뿐 아니라 심각한 환경문제도 함께 가져준다.
 그런데 최근 기업체뿐 아니라 관공서, 단체 등에서도 광고를 활용하면서 광고의 사회적인 기능도 매우 커졌다.
 구매만 요구하는 광고 홍수 속에서 멋진 공익광고와 인간의 `삶의 질`을 강조하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달성하고자 하는 그린마케팅의 광고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즐겁다.
 오늘밤에도 놓쳐서는 안되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나를 감동시킨 광고의 카피를 활용하여 곧 있을 물의 날이나 지구의 날을 위한 카피를 만들어본다. 컴퓨터 코드 빼는 시간 2초, 편지봉투 비닐창 제거하는 시간 3초, 3층까지 계단으로 걸어가는 시간 30초, 엘리베이트 문 자동으로 닫힐 때 까지 기다리는 시간 7초, 장바구니 챙기는 시간 10초, 화분에 물주는 시간 30초. 하나 뿐인 지구와 나를 건강하게 하는 시간 1분이면 충분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루에 1분만 아름다운 세상만들기를 위해 투자한다면 이 세상은 더 살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MO 독자님들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병원을 위해 멋진 광고 한 번 만들어보세요. 잘 떠오르지 않으면 TV를 켜세요. 1분이면 되는데….
/안 경 숙 닥터안자연사랑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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